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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공회 미사에 장로교 성가대가..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0-06-11 조회수1,476 추천수11 반대(0) 신고

성공회 미사에 장로교 성가대가 교환예배

 

오소서,성령님  당신의 빛 비추소서.....오늘은 교회 창립일입니다.

 

성가가족 여러분, 성령강림 대축일을 거룩하고 은혜로이 지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오늘 교회일치를 위한 역사적인 미사와 예배에 동시에 참여하는 첫 전례에

참관할 기회를 가졌고 이를 소개하게됨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런 시도는 세계최초라고

합니다.

 

2000년 6월 11일(성령강림 대축일) 11시 대한 성공회 서울대성당(서울 덕수궁 옆)에서는 역사이래 최초로 성공회 미사와 개신교 대표적 교단인 장로교(서울 경동교회)가 목회자와 성가대를 서로 교환하여 미사와 예배를 거행하는 교회일치의 시도를 했다. 모두 알다시피 성공회는 영국국교로서 개신교 교단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전례는 한국 가톨릭보다 더 가톨릭적인 성가전례를 보존하고 있는 ,즉 뿌리가 가톨릭이며 한국에 100 여개의 성당과 160명의 사제가 있는 교회이며 장로교는 한국 최대의 개신교 교단으로 미국식 전례를 행하는 교회이다. 성공회는 성서도 공동번역판을 쓴다.

 

오늘 미사/예배는 장로교 성가대가 맡았고(성공회 성가대는 장충동에 있는 경동교회로 갔음).

 제 1부 말씀의 전례는 장로교 박종화 목사가 맡고 2부 성찬의 전례는 성공회 고석영 신부가 맡았다. 참으로 희한하지만  전례성가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로 보았다.

 

성공회 대성당은 서울 명동대성당보다 조금 작은 규모이나 내부 구조가 비슷하고

5년전에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하여 아름답고 거룩한 성전이다.

배치는 사뭇 달라서 신자석에서 보면 앞에 제대가 있고 그 뒤에 성가대석이 있다.

좌우 두 패로 갈라서 서로 마주보며 노래하게 되어있어서 신자들이 볼 때는 성가대원의

얼굴 옆모습을 보게 된다. 천정이 신자석은 목재이고 제대 뒤는 원형으로 높아서 공명이 아주 좋다.

 

제대 옆에 있는 (파이프)오르간은 작지만 영국제 새 것이고 모양도 앙증 맞게 예쁘고

소리도 좋다. 성가대는 약 50명의 청년, 장년의 혼합 혼성 이고 찬양(특송)을 할 때만

일어서서 노래하고 응답송이나 기도송은 앉아서 부른다.

이 날 신자는 약 육백-칠백명 정도로 보았고 여성중 미사보를 쓴 사람은 극 소수였다.

 

입당;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향수를 자아 내는데 서른 세 번 친 것 같다.

그 후 오르간 전주가 나오며 십자가를 앞세우고 복사, 사제, 목사가 입장했다.

송영(시편성가)를 성가대가 부르는데 깜짝 놀랐다. 성가를 이렇게 잘 부르다니....

울림이 좋은 덕을 보았는 지도 모르나 아름답게 들린다.

솔직히 우리 가톨릭 성가대에 이정도 부를 수 있는 성가대가 얼마나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가대의 노래후에 다 같이 일어나서 입당 찬송을 부른다. 성가를 다 같이 부를 때는

성가대 지휘를 안한다.

성가집은 대한성공회 성가인데 "성도여 다 함께"라는 찬송가이다.

 

입당행열이 완료되었지만 성가는 3절까지 다 부른다.

(천주교 같으면 1절이나 2절까지 하고 끝낸다. 더 계속 했다가는 무식하게

전례를 방해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어느쪽이 더 전례원칙에 맞는것인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는 성가 그만! 하고 명령이 떨어지기도 한단다--들은 얘기).

 

말씀의 전례에서  구약의 말씀과 신약에서 사도행전, 그리고 요한 복음 봉독이 있고

세 번의 응답송이  각각 있다. 알렐루야는 없고 "주께서 주신 그 귀한 말씀" 이란 노래를  1절, 2절, 3절을 각각 부른다.  고백의 기도가 있은후 응답송이 자비송이란

이름으로 네 번이나  있고 모두 앉아서 부른다.

(여기까지가 장로교 전례이다. 원래 성공회 는 가톨릭과 같이 알렐루야도 한다)

사도신경을 함께 외운 후 성가대 찬양(특송)이 있다.

 

"내 너를 위로 않고는."..이란 미국 현대합창곡(작곡 tlcom)인데 우리말로 번역한 무반주 다성음악의 형태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끝내주는 실력이다. 아마추어로는 A급이다.

 

목사님의 설교(강론과 달리 실 생활에 연관지어 이해하기 쉽다) 후  성찬의 전례부터 성공회 신부가 집전하고 목사는 옆에서 보좌신부 역할을 했다.

사제의 감사송과 기도문은 모두 노래로 한다. 가톨릭 신부님들은 조용 조용한 어조로

노래하거나 읽는데 성공회 신부님은 음이 높고 성량도 크다. 그러니까 신자들도

큰소리로 응답하게 된다. (이  글은 신부님들이 안 읽으므로  사족이다)

 

거룩하시도다는 다 함께 노래하며 복사가 종을 친다. 축성경(축성문)부터 무릅을 꿇고 주의 기도와 천주의 어린양 노래까지 끝난 후 앉는다.

이 노래들은 한글이지만 그레고리오 성가 곡이다.

 

영성체송은 성가대에서 조용히 합창을 하고 성가대부터 성체를 모신다.

(필자가 다른 장로교에 가 보았지만 영성체는 없다. 이 날은 특별히 성공회

전례에 따라 신부님과 목사님이 함께 성체를 분배하고 옆에 있는 어른 복사가

성혈을 들고 있어서 신자들은 성체를 받아서 성혈(포도주)에 담갔다가 영 한다.

즉 오늘은 양형성체를 한 것이다. 영성체 행열 동안 신자들의 노래는 없고

오르간 독주만 있다.

 

성체 후 신자회장이 광고를 하고 (개신교단과 성공회는 신자회장의

권한이 막강한 것으로 알고 있음) 박 목사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이어서 김성수 은퇴 주교님의 국민훈장 수상 기념 치하도 있었다.

마감성가는 "예수로 나의 구주삼고" 인데 우리성가 55장 착하신 목자 우리 주님

이다. 가사는 다르다.

 

퇴장행열은 입당과 마찬가지로 십자가 뒤에 복사, 신부, 목사 인데 중앙 통로로

나와 한바퀴 돌고 제대옆 문으로 다시 돌아서 나간다. 그러니까 퇴장행열이 길고

성가도 오래한다. 3절까지 다한다.

이어서 오르간의 신나고 경쾌한 후주.... 오르가니스트의 역할이 매우 크다.

 

모든 성가는 끝까지 다 부른 것이 부럽고 성가를 전례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함을 확인했다. 성가가 끝날 때 까지 주례 목회자는 함께 노래하며 끝날 때 까지 기다린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성가를 있으면 좋고 없어도 (미사에 지장이 없으므로) 그만으로

,또 성가가 신속한 전례진행에 조금이라도 장애요인이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것과  비교할 때 성공회와 다른 개신교단은 많은 차이가 있다. (가톨릭의 전례헌장이나  성음악 훈령 내용은 그렇지 않으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 성가를 미사/예배의 일부분으로 보는 것이다.

 

 

 오늘 이 미사/예배는 한 시간 반 걸렸다.(가톨릭은 한시간 이내로 끝내야 하기 때문에

 성가보다는 외우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다).

 

사족: 전 신자가 지하 식당에서 함께 식사(국수)를 든다. 매 주 두 명의 후원자가 낸다.      

이상입니다. 여러분의 전례에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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