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
먼저, 어제의 다소 황당했을법한 느낌은 이제 어느정도 차분히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이해를 돕기위해, '미사'라는것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듯합니다.
미사는 우리들이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입니다. 그 제사를 받으시는 분의
주체는 '성모 마리아'는 절대로 아닌것이지요. 아무리 '대축일'이라 할지
라도.... 여전히 미사의 주인은 하느님 이십니다.
더군다나, '성체'는 미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서, 우리와 예수님이
하나가 되는 아주 성스러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기도를 할때에 성모 마리아님께 기도하는것이 직접
마리아님께 기도하는걸로 착각하는 많은 신자분들에 대한 지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 이지요 ? 그렇담, 묵주 기도등,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는 무엇일까요 ?
바로 '전구 기도'입니다. 즉, 전하여 구하는 기도이지요. 우리가 성인
호칭기도를 할때에도 성인들의 힘을 빌어 우리와 함께 오로지 하느님 한분
이신 그 분께 드리는 기도이지요. 영어로 표기하면 좀더 이해가 쉬울듯
합니다. 'We pray WITH her, not FOR her.' 즉, 우리는 언제나 한 분
에게만 기도하는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미사의 주체도 오로지 한 분이신
것이지요.
전례에 의하면 성체때에는 성체 성가가 당연히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특송 도중에 그만 둘수밖에 없는 해프닝이 있기전 다소 '테크닉'이
필요했을법도 싶습니다. 편법이긴 하지만, 먼저 성체 성가를 부르고 다음
에 성모 승천에 관한 모텟 - Salve regina, Magnificat,
Assumpta est Maria 등.... 을 불렀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여전히,
우선순위를 성체에 의미를 두는것이지요.
어느 본당이셨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전례중 성가 선곡에 관한 관심이
많으신 신부님이셨다는것이 느껴집니다. 다소 황당은 하셨겠고, 노력한
댓가보다는 아쉬움이 남았을법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지적해주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운영의 미라고 한다면, 이왕 시작한 노래를 듣고, 영성체가 끝난 다음에
신부님께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미련도
조금은 남네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본당 신부님의 사목하시는
경영 스타일일테니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질문에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끝으로, 저의 개인적인 소견을 첨언합니다.
성가대를 하다보면 '특송'의 중압감에 진정 성가대가 해야할 소명을 잊는
경우가 많아요. 자매님의 글을 읽다보니 '... 신자가 많아, 특송을 하고
성체성가를 부를 수 있겠더라...'하는 구절.
아마도, 이는 '성체성가를 부른 다음에도 특송(성모 찬송)을 할 수 있겠
더라...'가 더 좋지 않을까요. 특송을 하지 못하면 어떴습니까 ? 특송을
위해서 성가대가 존재한다고는 보지 않거든요.
제가 있는 동경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특송을 준비했는데, 기존의
공동 합창을 부르면 시간이 없으니(신자 수가 적어서..) 공동 합창하던
노래를 끊고, 특송을 하고... 했더니 왠걸 ?? 시간이 남아서 다시 부르던
노래를 이어 부르고.... (이런 곳도 있답니다 !!!)
성가대는 자신들의 노래를 미사를 통해서 '드러내 보임'이 아님을 다시한번
상기해야 할듯합니다. 성가대는 미사에 당신께서 주신 탈렌트를 '노래로서
봉헌'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
특송을 부르는것에만 사로잡힌다면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라기
보다는 성가대를 드러내 보이기 위한 '공연장'밖에 더 되겠습니까 ?
후후후... 미사는 성스러운 제사이고, 성가대는 그 부분을 담당하는
전례자임을 잊지 말아야 할듯 합니다.
후후후...
글을 쓰다보니, 이곳 동경 한인 성당 성가대에 하고 싶은 말이 되어버린것
같네요. 암튼, 성가대를 사랑하고, 성음악을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
이번 계기를 통해서 짚고 넘어갈 일들은 정리하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사족인것 같아 죄송하지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줄입니다.
동경에서 아퀴나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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