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봉섭 형제글을 읽고 | |||
---|---|---|---|---|
작성자이상민 | 작성일2000-09-22 | 조회수62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안녕하십니까? 형제님의 ’서계신 어머니’(Stabat Mater)에 관한 글을 읽고 몇자 적어봅니다.
야코뽀네(Jacopone da Todi, 대략 1300년경)의 Stabat Mater라는 시가는 1721년 교종 베네딕트 13세가 수난 5주일 금요일에 성모마리아의 일곱가지 고통을 기억하며 찬미하기 위하여 전례 부속가로 인정하는데서 비롯한다. 이와 병행해서 1814년 교종 비오 7세는 나폴레옹의 퇴위로 말미암아 불란서 유폐에서 돌아온 것을 감사하며 9월 셋째 주에 이날을 축일로 제정하였다. 그후 비오 10세는 9월 15일 십자가 현양축일 다음날로 이 기념일을 옮겼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수난 주일에 있던 성모통고 기념일을 삭제하였으며 9월의 감사 축제도 단지 기억하는 날로 격을 낮추었다. 이 부속가는 예수와 마리아의 고통에 깊이 참여하는 중세 신앙의 경건성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이다. 여기서 기도하는 이는 영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육적으로 고통에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세때 십자군 전쟁과 전염병으로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을 직시한 야코뽀네는 그 고통받고 죽어가는 자식들 앞에 비통하게 서있는 어머니의 입을 빌려 그 고통의 의미를 노래한다. 이 시가는 4세기동안 고통받는 이들에게서 불리워졌으며 결국 교회는 이 시가를 성모 칠고를 기억하는 부속가로 인정하기에 이른다. 이 곡이 갖고 있는 이러한 깊은 의미는 시인이 ’마리아’를 직접 언급하고 있지 않은데서 드러난다. 시인은 고통속에서 죽어가는 자식을 대하고 있는 어머니가 마리아의 고통에 일치하며 그들의 자식이 절망으로 꺾이는 십자가가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와 함께 현양되고 부활할 것을 믿는다. 자식의 죽음앞에서 모든 어머니가 눈물로 비통하게 불러낸 찬미가이다. 교회 전례력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오늘날 유럽에서는 수난 주간동안 Bach의 Passion과 함께 여러작곡가의 Stabat Mater이 연주되고 불리운다. 오늘도 수 많은 어머니들이 저항할 수 없는 고통앞에 서 계신다. 하느님이 주신 거룩한 말씀인 생명을, 자식을 잃고 울부짖는 어머니들의 입에서 불리워져야 할 마지막 외마디는 바로 이 Stabat Mater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비통하지만 천상 평화에 대한 희망과 믿음으로 가득찬 이 노래는 단순히 전례의 연관성에서 보다는 욥의 부르짖음에 응답하는 어머니의 위로로 우리에게 다시금 새롭게 다가와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