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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 목5동 성당 음악회 참관기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0-11-23 조회수1,192 추천수16 반대(0) 신고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IMF 경제 상황이 또 오려는지 불안한 이 세상에 풍성한 음악회가 활력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2000년 11월 22일(수) 저녁 7시30분-11시까지 서울 양청구 목5동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목5동" 은 저에게는 듣기만 해도 서울 답지 않게 아름다운 주위 환경과 예뿐 성당 모습이 떠 올라 정겹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고유 명사입니다.

 

오늘 프로그램을 보니 연주회 명칭이 대희년 이웃과 함께하는 성가의 밤이다.

 

다른 발표회와 달리 신자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므로 이웃을 위해 은방울 목소리의 해설자가 거의 매 곡마다 해설을 하는 배려도 엿 보인다.

 

첫 곡목은 전옥찬 도미틸라 자매의 (파이프)오르간 독주!

 

바하의 변주곡 오, 경건하신 하느님이다. 연주시간 약 12분.

2층에서 연주하지만 지난 번 오르간과 성가의  밤 때 처럼 신자석 앞에 대형 스크린을 걸고 카메라 중계 를 하여 연주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목5동 아니면 엄두도 못 낼 시도이다.

곡 해설이 없는대신 3단 건반을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들으니 이해에 도움이 된다 오르간 전문 연주자의 연주실황을 직접 보고 들어 보는 것은 행운이다.

 

합창순서에서 성가정(장년)성가대가 입장하는데 흰색 바탕에 녹색 십자가 모양의 전례용 단복이 깔끔하다. 단원은 남성 12명, 여성 32명, 계 44명으로 큰  성가대에 속한다.

지휘자는 이 보나 자매로 성악 전공의 대우합창단 출신이다.

 

합창 첫 무대로 모차르트의 Organ solo Mass 연주가 시작되었다.

 

kyrie, Gloria, Sanctus, Benedictus, Agnus Dei 로 이어지는 미사곡은 약 12분 정도 걸리는 짧은  곡이다. 곡 중 독창, 2중창, 4중창이 있는데 아마추어인데도 잘들 소화해 낸다. 아마추어는 원래 이름답다.. 다만 성부간 성량이 부분적으로 불균형이 있었지만 실수 안한게 어디냐?

 

이 곡은 전체적으로 템포가 빠르고 힘찬 미사곡이다. 연습을 많이한 흔적이 있고 여성 장년층에 있기 쉬운 바이브레션과 생소리 없는 것이 합창의 수준을 높인다.

앨토는 곱게 받쳐 주었지만 좀 약한 듯 한 반면에 6명의 베이스는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테너는 튀지않으려 매우 조심하며 부르는 모습인데 적극적으로 부르는 그룹과 덜 적극적으로 부르는 두 그룹으로 나뉜 듯 한 느낌이다.

 

다음 무대는 바리톤 이호중 라파엘형제의 독창이다.

 

이 사람은 원래 목5동 신자로서 잠원동 라우다떼(청년) 성가대 지휘자인데 오늘은 직접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이종철 신부의 "주여 당신 종이"와 비제의 Agnus Dei를 2층 성가대석에서 불렀다. 원래 1층 무대에서 부르는 것이 정상인데 리허설을 해 보니 오르간과 격리되어 부를 때 여러 가지 미세한 문제가 대두된 모양이다. (성악과 종교음악을 공부한 사람이며 원래 명동 성당 독창자 출신이다).

노래를 들으니 첫 느낌이 성가, 특히 수도원에서 성무일도나 시편성가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 인 듯 하다. 포도주로 치면 순하고 달다(Soft & dolce).

 

그 다음 무대는 남성 12명이 그레고리오 성가로 아베 마리아와 캠퍼스 합창곡 가우디아무스(기쁘고 즐겁게)를 불렀다.

남성 12명이 일렬 횡대로 서고 여성 지휘자가 지휘하는 모습이 이채롭기도 하고 이런 합창은 참 희귀하다.지휘자가 매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일반 합창곡에 비하여 연습이 좀 부족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이다. 이 곡은 선창자의 피치가 떨어지면 전체가 음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왜냐하면 선창자의 끝 음과 제창의 첫 음이 같기 때문이다).

 

가우디아무스는 젊은이들의 캠퍼스 축제 때 술마시며 신나게 놀며 부르는 노래이다. 아름답게 잘 불렀는데 필자 같으면 군가처럼 더  씩씩 하게 연주하고픈 곡이다. 특히 마지막 마디는 Full power로...

 

마지막 혼성합창은 16세기-19세기의 유명한 곡 다섯 곡을 연주했다.

이 중 Sicut Cervus(암사슴처럼)이 좋았다. 화음, 성부 균형 색깔이 훌륭하다

 

. 오늘 연주는 무대치고는 비교적 짧게 1시간만에 끝났다.

열화같은 앙콜 독촉에(성가대 지도 신부님이 가장 열렬한 팬인 듯...) 그대 있음에와 김영자 수녀 곡인 평화의 기도가 불리었다.

 

목5동 성가정 성가대는 매우 행복한 성가대이고 우리나라에서 손 꼽을 정도의 모범적인 성가전례를 시행하는 성가대이다(지난 5월 미사 참례기 참조)

 공명이 좋은 성당과 흔치 않은 파이프 오르간에 정상급의 오르가니스트, 그리고 남성 단원들이 여성 지휘자 보다 한참 오빠이지만 잘 따르니 잘 될 수 밖에...

 

특히 이 성가대는 싸이버(인터넷 활용) 비율이 전국 최고가 아닌가 한다.

웬만한 곡은 집으로 엠피 3이나 nwc로 보내주면 알아서 연습해 온다.특히 바쁜 남성...

그러니 이 성가대 입단하려면 노래 실력은 둘째고 컴퓨터 실력이 첫째이다.  허...참...

 

추기:

오늘 목5동 성당 연주회에 시작할 시각에는 청중이 약 120명으로 민망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늘어 나중엔 3백여명이되어  성황을 이뤘다.

결국 연주 시간이 좀 이르다는 결론이다. 8시에 했더라면 좋은 뻔- 하지 않았을까?

 

본당 신자뿐 아니라 인근 주민과 타 지역 음악 애호가들에게

늘 좋은 무대를 마련하는 목5동 성당에 대하여 감사 말씀 드립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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