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 7회 폴리포니 정기연주회를 다녀와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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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승용 | 작성일2000-12-10 | 조회수1,167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성가 가족 여러분! 강원도 푸른 바닷가에 사는 신승용 베드로 라고 합니다.
먼저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견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참관기를 꾸준히 올리고 계신 김건정 빠뜨리시오 형제님과 같은 음악적 식견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정기연주회에 대해서 음악적으로 평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적는다는 점이고 순수한 아마추어라는 점을 널리 양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 7회 폴리포니앙상블 정기연주회가 2000년 12월 9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목 5동 성당에서 있었습니다. 부푼 마음을 갖고 정기연주회에 참석했었습니다. 그럼 제가 느꼈던 감동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보겠습니다. 폴리포니앙상블은 1990년 6월에 창단되었고 다수의 연주회와 성음악미사를 봉헌해오고 있습니다. 목 5동 보좌신부님의 성호경과 폴리포니앙상블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G.P da Palestrina의 "Alma Redemptoris Mater"를 첫 곡으로 불렀으며 김동조 안드레아 형제가 지휘했는데, 이 곡은 개인적으로 이번이 두 번째 듣는 곡입니다. 첫 번째는 지난해 잠원성당 Laudate 청년성가대 정기발표회 때였는데 남녀혼성으로 이 곡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Countertenor가 Soprano와 Alto Part를 맡았는데 그 느낌이란 남녀혼성으로 하는 것과는 다른 참 신비스럽고 신선한 느낌이라는 점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팔레스트리나가 작곡활동을 하던 시기엔 남자만이 성가대활동을 하던 시기였으므로 물론 이 당시엔 카스트라토가 소프라노와 알토 파트를 맡아 이 곡을 연주했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은 카운터테너가 카스트라토를 대신한 셈이니 원전연주이자 이 곡이 갖고 있는 맛을 잘 살려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뒤로 남영철 형제님 지휘로 Willam Byrd "Lullaby, My Sweet Little Baby", Pablo Casals "O Vos Omnes" , Franz Bibel "Ave Maria" 가 이어져 시대를 달리하는 다성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Franz Schubert "Liebe" , "Die Nacht" , "La Pastorella(Piano 박희경 자매님)" , "Standchen(Piano 박희경 자매님, Mezzo Soprano Solo 김순미 자매님)" 곡이 연주되었습니다. "La Pastorella" 곡에선 시작부분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Standchen" 곡은 메조 소프라노와 폴리포니앙상블이 주고받는 가운데 여성과 남성목소리가 빚어내는 하모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한 작곡가 곡에 치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대로 두 곡은 피아노연주가 있는 곡인데 이왕이면 악기연주가 없는 곡을 선정해서 다성음악의 여러 면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Organist 이윤정 자매님이 Felix Mendelsson Bartholdy "Sonate 3 in A-dur"를 연주했습니다. 이 곡에 대한 건 팜플렛 안에 있는 곡 해설로 대신 하겠습니다. 소나타 3번은 오르간의 오케스트라적인 요소가 돋보일 수 있는 곡으로 전반부는 웅장하고 세련되어 마치 대관식을 연상시키며 곧이어 이어지는 푸가는 pedal부분에 "Aus tiefer Not schrei ich zu dir(깊은 구렁속에서 당신께 부르짖사오니)’ 라는 코랄 멜로디를 주제로 하여 발전되어 간다. Tempoer소리(Regiester)의 증가로 고조되며 빠른 pedal solo 뒤에 전반부의 반복으로 끝난다. Andante tranquillo는 듣는 이를 편안하고 명상으로 인도하는 조용한 곡이다.
뒤를 이어 김동조 안드레아 형제님 지휘로 Hans Leo Hassler "Dixit Maria" , "Missa Dixit Maria" , 이종철 신부님 곡 "주여 당신 종이" , Hans Leo Hassler "Cantate Domino" 가 무반주로 연주되었다. 편하게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미사곡과 이종철 신부님 곡이 연주되어 개인적으론 좋았습니다. 앙콜 곡으로 작곡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Ave Maria"가, 팝송(제목은 잘 모르겠구 플라시도 도밍고와 여자가수가 듀엣으로 부른 곡임)인데 김동조 안드레아 형제님이 편곡을 한 곡이 연주되었는데 팝송이더라도 무반주로 들으니까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연주곡 대부분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하여 빈약하기 이를 데 없는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연주회에 참석한 전체적인 느낌은 뭐랄까요, 저로서는 카운터테너를 비롯해서 남성만으로 구성된 수준높은 연주에 참석해서 뭐라 딱 꼬집어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앞서 권오규 임마누엘 형제님이 폴리포니앙상블 리허설 참관기에서 지적했듯이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의 목소리야말로 최고의 악기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카운터테너 목소리에 취해서 귀가 그 쪽으로 자연스럽게 쏠리더군요. 카운터테너와의 조우는 제겐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연주회가 끝난 뒤 모임에서 연주회에 참석한 다른 분들의 소감을 들어보니 전율을 느꼈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렇지가 못한 건 아마도 아직은 제가 좀 둔감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연주회나 발표회에 참석하면 좋은 점은 우선 성음악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고 그 깊은 맛에 조금씩 맛들여가게 되고(마치 가을에 은행잎이 서서히 노란색으로 변해가듯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많은 형제자매님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인터넷이라는 편리한 도구로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이전보다 평신도의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가톨릭성음악의 발전은 이러한 교류와 만남을 통해서 서서히 그 기반이 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물론 성음악의 발전을 위해 성가가족 모두가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되어야지요. 이번 연주회에서도 예외없이 연주회 도중에 핸드폰이 버젓이 울리는 불상사가 있어지요. 그리고 청중들의 잦은 박수세례로 지휘자님과 앙상블단원들 많이 고생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화성이 복잡한 곡을 연주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모임 후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폴리포니앙상블과 같이 뛰어난 여러 합창단의 발전을 위해 교구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면 이상적이지만 만일 그렇지 못한 경우엔 우리 성가가족들이 후원회원에 자발적으로 가입해서 이들의 자생력을 키웠으면 합니다. 이러한 합창단의 발전은 성음악에 대한 고무로 인하여 여타 합창단과 일선 성가대 발전에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바쁘셔서 이번 폴리포니앙상블 정기연주회에 참석하지 못하신 성가가족님들은 내년엔 꼭 참석하시길 권유드립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두서없는 글을 이만 가름할까 합니다. 성가가족여러분! 성탄준비로 매우 바쁘실텐데 항상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성탄 잘 맞이하시길...... 그럼 이만.......
강원도 푸른 바닷가에서 성음악을 사랑하는 신승용 베드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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