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아마뚜스 합창단 성음악 미사참례기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01-21 조회수1,000 추천수9 반대(0) 신고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올해는 눈이 많이 와서 농작물 피해가 많이나고 엄동이 몰아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많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하니 한가닥 위안을 가져 봅니다.

[나라경제를 위해서는 반도체, 자동차 같은 것은 수출을 많이하고 정치인들은 수입을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공상을 해 봅니다].

 

오늘은 새해 첫 미사참례기를 쓰게 되어 기쁨니다.

 

서울 불광동 성당에서 월1회 봉헌되는 아마뚜스(Amatus)합창단 성음악 미사입니다.

아마뚜스는 얼핏 볼프강 아마데우스를 연상하거나 착각하기 일쑤인데 사랑하는 남자....

그런 뜻을 가진 합창단이지요. 박재광 선생이 지휘자이고 오상숙 자매가 반주자, 그리고 약 33명 정도의 장년 혼성합창단입니다. 오늘 구성은 소프라노 12명, 앨토 11명(성가대에서 산전 수전 다 겪은 고참들이 포진) , 테너 4명, 베이스 5명... 다른 합창단 활동을 많이 한 관록있는 단원들이 많고 4년 전에 창단된 교회 음악 전문 합창단입니다.

성음악 미사 이외에 교도소 방문 공연 등, 좋은 일을 많이 하려 노력하는 합창단이기도 하답니다.

 

불광동 성당은 서대문과 독립문을 지나 무악재 언덕을 한참 넘어 북쪽으로 가면 오른쪽 대로변에 있는 큰 지구장좌 성당입니다.

첫 인상은 마치 중세의 봉쇄 수도원 처럼 위엄이 있어 보입니다. 붉은 벽돌로, 높이가  35미터이고 건평 9백평 규모이니 상상이 갈 것입니다. 1964년에 설립되었고 현 성전은 1984년에 축성되었습니다.

 

외부 모습도 색 다르지만 내부 구조도 통로와 문이 많아서 자칫, 길을 잃을 것 같습니다.

바깥 문인줄 알고 밀고들어가면 내부 통로이고, 또 내부인줄 알고 들어갈라치면 외부 통로이고...하...참... 마당이 좁은데 성모상까지 올라가는 비탈길에 14처 십자가의 길이 인상적입니다.

예루살렘에서 비탈길로 된 골고타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돌로로사)을 연상케 하지요.

 

본당에 들어가 보니 저녁 6시인데 아마뚜스 합창단이 2층에서 한 참 연습중이고

지하에서는 십 여명의 청년성가대(피데스라는 ccm)가 별도로 연습중입니다.

본당 규모는 좌석 약 640석으로 큰 편이고 성가대석은 약 70석 됩니다.

신자 수는 약 1만명으로 매우 많고요...

내부 구조는 바깥 벽돌과 달리 콘크리트 재료에 바닥만  타일이고 온통 콘크리트

여서 소리가 울립니다. 천장이 높아서(약 18미터) 그나마  적절히 중화된 느낌이고

바닥 면적 보다 천장 넓이가 좁아서 소리엔 좋습니다.  

 

본론에 들어갑니다.

 

2001년 1월 20일 토요 특전 미사가 아마뚜스 합창단의 성음악 미사로 봉헌 되었다.

[특전 미사는 내일, 즉 1월 21일 연중 제 3주일 미사이다. 당연한 사실을 언급하는 이유는

많은 본당이 주일미사를 평일미사 같은 전례성가로 봉헌하기 때문이다.

성가대가 없거나 또는 있어도 환호나 확신, 찬미의 노래 없이 오직 입당, 봉헌, 성체, 퇴장, 4곡으로

전례성가를 마치는 것을 안타깝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어쩌랴...

누차 조언을 해 줘도 안들으면 그만이니...모름지기 주일미사는 창미사라야...].

 

에너지 절약때문인지 한기가 느껴지는 기온인데도 약 2백여명의 신자가 미사참례를 한다.

입당성가는 성가책 411장 "무궁세 우리 주"를 이다. 평이한 코랄이다.

성가대의 노래가 중후하고 곱게 시작된다. 신자들은 귀로 음미하며 입으로 노래하려는 듯이 성가책을 보며 나즈막히 제창한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입당성가를 들어 보면 그 본당의 성가 수준 또는 성가대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2절까지 기분 좋은 느낌의 노래를 하고 미사 시작!

 

미사곡은  St. Canisius 미사곡(johann kircher 곡)으로 Kyrie를 여성파트가 제창으로 시작하고 이어 남성파트가 한 음 높여서 받고 혼성 4부로 이어진다. 오르간은 국산이지만 파이프 오르간같은 음색과 음량 조절로 합창을 돋아준다. 이어서

 

Gloria-- 주례사제의 선창 후 에띤떼라부터 속도가 조금 빨라지고 성가대 실력이 본격적으로 나온다. 소프라노, 앨토, 테너의 곡중 독창과 합창이 장엄하고 화려한 서사시를 노래로 표출하는데 오래간 만에 흡족한 대영광송을 들은 느낌이다. 음을 충분히 끌어주면서 무리하지 않은 고음처리가 돋 보인다.

 

화답송은 손상오 신부의 시편성가에 있는 곡이다.

후렴은 "주님, 당신의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시니이다" 이다.

교과서적으로 후렴을 합창하고 굵직한 바리톤 음성이 독송부분을 노래하는데

시편창법을 잘--부른다. 특히 1절부터 4절까지 한 자도 안틀리고 듣는 사람이

주보나 매일미사책을 안보더라도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있는 발성, 발음이다.

(화답송에서 한 자도 안 틀린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일은 아니다).

더 이상 코멘트할 것이 없다. 오르간 반주도 음량 조절을 잘하니 금상첨화!

 

이어서 복음환호송, 알렐루야는 성가책 366장으로 공동체가 제창하고 시편 독송은

다른 남성단원이 비슷하게 잘 부른다.

봉헌성가는 성가대 특송 1곡으로 헨델의 메시아 중 39번 곡(평화의 복음 온 땅에 퍼져나가고)이 연주되었다. 템포가 빠르고 신나는 곡이다.

 

미사곡도  Sanctus와 benedictus가 분리된 곡이다. 약한 음으로 여성 파트 또는 앨토 독창으로 시작하여  점차 커지며 합창으로 맺는데  Soli 부분을 Solo 로 처리한 곳이  많다. 독창자를 키우려는 듯....

마이크를 안 써도 듣기 편한 음성들이다.

 

주님의 기도는 말로테의 곡을 성가대만 부르고 미사곡 Agnus Dei 로 넘어간다.

아름다운 합창인데 특히 마지막 "dona nobis pacem"  부분은 여러번 반복되며 가슴 뭉클하게 평화를 기원하는 감동을 준다.

 

성체성가는 역시 성가대 특송으로 생쌍의 "Tollite hostia"를 아까펠라로 연주... 알렐루야 라는 가사가 여러번 나오는데 테너가 주제를 이끌어 가는 듯한 노래이다.

 

테너는 인체로 말하면 척추와 같아서 테너가 약하거나 굽으면 노래가 맥아리가 없이 들린다.

이 노래후 바로 오르간의 잔잔한  묵상곡(독주)로 들어간다.

미사가 끝나면서 주례사제는 성가미사의 고마움을 치하하고 박수갈채를 제안하였다.

모두 은혜로운 성음악 미사에 감명을 받은 듯이 성가대석을 향하여 돌아보며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파견성가는 성가책 452장"위험에 빠진자에게"를 3절까지 부르고 마쳤다.  

주례사제는 2절까지 함께 부르고 퇴장했다(이 모습도 보기 좋다. 어떤 신부님은

급한 약속이 있는지 퇴장성가를 시작하자 말자 총총 제의실로 가버리시니

성가를 2절까지 부르기도 민망할 때가 있다...)

오르간 후주는 짧게 연주하다가 말아서 좀 아쉬우나 전체적으로 보아 수준 높은

오르가니스트의 실력을 보여 주었다.

 

미사 후 느낌은 뭐랄까...등산 후 사우나 목욕을 하고 난  개운한 느낌이다.

아마뚜스 합창단 덕분에 모처럼 성음악 미사다운 장엄한 미사에 참례한 기쁨이 크다.

매 월 한 번씩 이라도 이렇게 봉사하는 합창단이 많아졌으면 참 좋겠다.

 

[성음악 미사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싫다고요?  오늘 65분 걸렸습니다.

 하기사 성가대 없고 30분 만에 끝내는 주일 미사가 인기라는 얘기를 듣고 슬펐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 전례적으로 보면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먼저 노래 중 아멘 은 한 단어이지만 의미가 큰 확신의 환호이다.

마땅히 전 공동체가 환호하며 부르면 좋은데 성가대만 아는 노래로 하고 말았다.

 

주님의 기도(말로테 곡)도 마찬가지이고, 특히 개신교 가사를 우리 가사로 바꾼 성의는

가상하나 마지막 부분 "악에서 구 하소서" 이후에 "영원히 아멘" 이 이어져 나왔다.

전례성가 중에서 주님의 기도 (원래 주례사제가 선창하고 공동체가 함께 부르는 곡)

같은 노래를 미사에 적용하려면 지역 주교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 그만큼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하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주님의 기도는 미사 중에는 "아 멘"을 하지 않도록 되어있다.

발표회가 아닌 성음악미사에 임의 가사를 전례에 넣은 것은.., 야속하지만 전례적으로는 틀린것 이다.

 

이 세상에  티끌 없는 옥이 어디 있으리오!

티가 있는 것을 알고 제거하면 , 그 옥은 더욱 반짝 반짝 하겠지요?

 

아마뚜스 합창단의  성음악 미사에 감사하며  더욱 발전을 기원합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사족: 성당에서 휴대폰을 분실했는데 어느 자매가 주워서 1번 다이알 (우리 집 메모리)로 전화하여 신고를 했고

      제 아내가 감사하며 성가대 지휘자를 주면 된다고 하여 나중에 돌려 받았습니다.

      이름 모를 이 불광동 성당 자매님 , 복 많이 받으셔요...(역시 신자는 아름다운 마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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