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울 갈현동 성당 미사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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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03-05 | 조회수709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성가 가족 여러분 벌써 사순절입니다. 혹시 올해도 술이나 담배를 끊겠다고 공언한 형제는 없는지요? 그런 어려운것도 좋지만 성가대 연습에 안 빠지겠다...뭐 이런건 어떨른지요?
3월4일, 서울은 진눈까비와 바람이 꽃샘 추위를 가져왔습니다. 어제는 은평구 갈현동 성당에서 사순 제1주 교중미사에 참례했 보았습니다. 교중미사는 이제 마지막인 듯 합니다. 갈현동 성당을 선택한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서울대교구가 가장 크고 성당 수도 많은데 제가 순례한 서울시내 성당 8개소 (명동, 방배, 반포, 잠원, 역삼, 논현, 명일, 신수동)중에서 명동과 신수동을 제외하곤 모두 서울 강남지역 성당입니다. 한강을 중심으로 강북은 정치권력이, 강남은 경제세력이 몰려있고 대형 새 성당이 많고 젊은이가 많지요. 그래서 일부러 강북 지역을 한군데 더 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그리고 이 성당 청년 성가대원들이 저녁 미사후에 성무일도를 바친다고 합니다. 성무일도는 전례음악의 한 축이지요.
갈현동 성당은 무악재를 넘어 불광동을 지나 연신내에 있습니다. 교통은 참 좋아요 지하철 3호선이 닿고 버스종점이 있어요. 성당은 1994년에 설립되고 신자 수 약 4천 5백명인데, 미사때 보니 여기도 할머니가 참 많이 계셔요. 성전은 패널(간이 조립식)같은 단층입니다. 천장이 낮고(약 3.5미터) 집섬보드(방음타일)시공이라 공명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게다가 대지가 그래서 그런지 성전 단면은 삼각형이예요. 머지않아 재건축을 하지 않겠나.....예상합니다. 단층이다보니 성가대는 입구 좌측 뒤에 약 25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임무를 수행하고 전체좌석 또한 약 350석이 안되는 지라 교중미사때는 부득이 6인용 장의자에 7명씩 낑겨 앉다보니 성가책을 펴더라도 팔을 오무려야 합니다.
본론에 들어갑니다!
미사 전에 성가대 연습이 한창이고 오늘부터 미사곡이 바뀌는지라 여성 단원이 5분간 성가교육을 한다. 가톨릭 성가책 315장(미사곡 셋, 이문근 신부 곡)부터 주님의 기도와 319장까지, (대영광송은 빼고 )가르친다. 쉬운 교창용 곡이다. 미사때 보니 주임신부와 보좌신부가 임무를 바꿔서 집전한다. 보좌신부님이 주례하고 주임신부는 한 발 뒤에서 보좌하고....신선한 모습이다. 성가는 입당성가 부터 퇴장성가 까지 평범하여...특이한 사항이 없다. 화답송과 복음환호송은 낭송. 모두 후렴은 노래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장년성가대는 남성6명에 여성 18명, 지휘자는 여성이고 성가대 단복은 .... 없다.
오늘의 화두는 타이밍이다. 성가=음악 으로만 이해하면 안되는 것이 미사전례이다. 성가=전례성가이다. 음악과 전례가 다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례이다. 즉 전례에 봉사하면서 흐르는 물처럼, 눈에 안보이는 산소처럼 녹아들어가야 한다.
전례를 지휘자와 반주자가 잘 모르면 어떻게 될까? 타이밍을 종종 놓치게 된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무슨 소설 제목 같지요?)
지휘자가 깜빡 잊을 경우에 반주자가 총기있게 나오면 훌륭한 보완이 된다.(경험상) 오늘 미사곡을 하는데 자비송도 낭송으로 시작 하는 듯 하다가 노래로 했고 "거룩하시도다"는 성가대에서 타이밍을 놓쳐서 기껏 연습까지 하고도 결국 낭송으로 했고 주님의 기도 이후에 "주님께 나라와..." 부분도 타이밍을 놓쳐서 습관대로 낭송으로하는 사람, 나중에 오르간 소리를 듣고 노래로 하는 사람...이렇게 차질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뒤를 안 돌아봐서 잘 모르지만 지휘자가 싸인을 안 주었거나 반주자가 즉시 오르간을 연주하지 못해서 놓친 경우이다. 가톨릭 전례는 3초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다음 전례로 (낭송으로 하고)넘어간다. 이런경우에 흔히 분심이 든다고 표현 한다.
환호하는 노래인 "아멘" 도 고요한 밤... 분위기였고 신앙의 신비 응답노래도 미약한 감이든다. 이런 노래들은 작고 아름답게 표현할 곡이 아닌데..... [한-일 축구시합에서 우리가 한 골을 넣을 때를 상기하면 환호의 뜻이 쉽게 풀린다].
봉헌노래도 성가 216장을 3절까지 제창하고 행렬이 거의 끝나가므로 성가대는 침묵으로 들어갔는데 해설자가 "1절을 더 하겠습니다"하고 공지하자 다시 1절을 제창하는 모습(이 때 주례사제는 이미 일어섰다)이 지난주 제가 올린 "해설자에게 당부하는 글, #2267번"에 지적한 해설자와 전례의 불일치 사례 였다. 이 글을 읽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을터인데 안타깝다.
3월은 성 요셉성월이다. 안그래도 아버지 신자가 적고 기를 못 펴고 사는 요즘, 퇴장성가라도 신나게 부르며 요셉 성인께 기구와 찬미를 하면 좋을텐데 사순성가(성가책 119장)로 끝났다. (280장 성요셉 찬양하세는 후주로 성가대만의 합창을 하기는 했다)
신앙고백을 사도신경이 아닌 신경으로 낭송하고 공지사항에 주임신부님이 사순시기에 미사곡을 바꾸었으므로 내 주 부터는 좀 일찍 나와서 연습을 하자고 강조하시는 등...고무적인 것도 많고 미사 후에 생강차를 모두 나누며 친교를 하는것도 정겹다.
또 하나의 서울 강북 지역인 갈현동성당의 성가는... 발전 여지가 많음을 느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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