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퀴나스]요한수난곡 참관기 | |||
---|---|---|---|---|
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04-08 | 조회수986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아퀴나스]요한수난곡 참관기
성가 가족 여러분! 이제 사순시기도 마무리 할 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울 대교구 성음악의 전당이랄 수 있는 목5동 성당에서 연주된 예수 수난 전례음악회에 다녀온 소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2001년 4월 7일(토)저녁 7시에 박고영신부(서강대 명예교수)님의 지휘로 아퀴나스 합창단과 서울대교구 6개 성당 성가대의 연합 합창단 그리고 4명의 독창자가 펼친 감동적인 사순 수난곡 연주회입니다.
[주:박고영신부님은 작년에 사제수품 금경축을 맞이하신 원로 신부님입니다. 예수회 소속으로 서강대학교에서 대학원장까지 역임하신 학자신부이며 1980년 부터 매년 수난곡을 연주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아퀴나스 전례음악원과 교회음악연구소를 운영하시며 지휘자, 반주자 양성과 라틴어 성가 번역 등 전례음악 사업을 정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퀴나스 합창단은 1967년에 박 신부님이 창단하여 매 년 주옥같은 전례곡과 교회합창곡을 연주한 관록있는 합창단입니다. 아퀴나스 출신으로 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연령층은 청년(학생)이 많아서 소리가 싱싱합니다. 요즘은 인력 사정상 가톨릭, 개신교를 구분하지 않고 단원을 영입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초연 곡도 많아서 좋은 합창곡을 보급에 기여한 바 큽니다.
작년 이맘 때 그러니까 4월 15일 바로 목5동 성당에서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연주하였고 저도 당연히 참관하였으나 참관기를 쓸 엄두가 안났습니다. 매우 큰 대곡이고 이 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기 때문입니다. 올 해는 요한수난곡을 연주하는데 작년 연주와 비교 하면서 좀 여유있게 경청하였습니다.
서울 목5동 성당은 이제 전례음악의 산실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본론에 들어 갑니다.
우선 연주회장인 대성전의 배치를 소개하기로 한다. 성전 입구 중앙에 서서 바라 볼 때 전면에 십자고상과 제대가 있다. 제대 뒤에 34명(여성 18명, 남성 16명)의 아퀴나스합창단이 정갈한 단복을 입고 위치했다. 제대 앞 좌측에 피아노(이승윤), 우측에 전자 오르간(김수영)이 배치되었다. 피아노 옆 좌측에 복음사가와 예수, 빌라도 역을 맡은 이 3명이 서 있고 그 옆에 대형 스피커가 있다. 그 앞에 4명의 독창자가 위치하고 이 들 앞에 지휘자가 섰다. 파이프 오르간(전옥찬)은 2층 뒤에서 모니터를 보며 연주......
[작년에는 14인조 앙상블이 협연했으나 이 번엔 피아노 한 대로 대치되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이라고 인사말씀에서 밝혔다. 출연료와 편곡료가 적지 않다]
신자석에는 거대한 연합합창단이 중앙 두 줄에 포진하고 있다. 대충 보니 여성 약 100명에 남성 약 60명 규모이다. 모두 관록있는 성가대원이라 듬직하다.
연합성가대는 목5동 성가정(주력)성가대가 제일 많고 (이보나씨가 지휘자....) 홍제동 임마누엘 성가대 (앨토 독창자 안현경씨가 지휘자...) 아마뚜스 합창단(요즘 떠 오르는 합창단인데 박재광 교수가 지휘자....) 당산동 라우다떼 성가대(윤원중 아퀴나스 베이스가 지휘자인데 목5동 서강문씨가 오래동안 공들여 키운 성가대...) 화곡 2동 글로리아 성가대 (소수 정예주의 성가대로 남성이 적다. 지휘자 권진주) 일산 세실 성가대(김동춘씨가 지휘자... ) 금년에 처음 합류
2군 연합성가대도 있다. 본당 중앙 좌석을 거의 메운 성가대원 이외에 좌우측 끝단 좌석과 2층 성가대석에 위치한 순수 청중도 거의 성가대 출신으로 한가락 하는 사람들이다. 약 120 명? 된 듯 하다.
오늘 독창자는 거의 작년에 출연했던 분들로서 소프라노 권혜영 앨토 안현경 테너 차문수 베이스 이숙형 이다.
요한 수난곡은 크게 세 그룹이 연출했다.
-주력인 아퀴나스 합창단은 무대에서 약 20곡을 단독 또는 독창자와 부른다. 노래 내용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유대인 역할이다. 오늘 합창은 인원 수는 작년보다 1명이 적지만 성량과 발성이 좋아졌다. 4부가 고루 균형이 맞고 높고 큰 음도 부드럽게 올라간다. 대부분의 합창은 피아노가 첫 음을 주고 바로 나아간다. 잘한다! 다만 테너가 끝날 무렵 기력이 약해진 듯 ...(주님을 닮아서) 박신부님의 노래 끝 마무리는 군두더기 없이 포르테에서 끊는 스타일이다. 박력이 있어서 좋다.
-연합 성가대는 객석에서 부르는데 일반 찬미가, 즉 백성들의 코랄 11곡을 부른다. 코랄은 예측 가능한 진행을 하며 부르기 쉽다. 각 본당 별로 연습하고 총연습은 한 번 했다는데 잘- 한다. 역시 합창은 머리 수가 많아야 좋다. 이런 분위기를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독창자들은 무대 전면에서 예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시고 묻히시는 광경을 보고 느끼는 서정적 아리아를 불렀다. 마이크 없이 성량을 잘 들 내 주었다. 베이스의 역할이 많고 중요함을 느꼈고 테너 독창이 깔끔하다.
백성들이 듣기에는 투박한 독일어 가사보다 우리말이 낫다. 우리 신자는 독일어 보다 라틴어에 익숙한 사람이 많다.
합창 못지 않게 역할을 맡은 나레이터들 3명도 많은 연습을 했음을 알겠다. 상황 전개에 없어사는 안될 역할인데 잘 했다.
오늘 요한 수난 곡은 제 1부에서 성가116번 주 예수 바라 보라 를, 제4부에서 121번 한 많은 근심에 를 모든이가 하나되어 대합창으로 불렀다. 합창연주에 오르간과 피아노가 궁합이 잘 안 맞을 것 같았는데 들어 보니 괜찮다. 워낙 잘 쳐서 그런가.... 코랄(합창)반주 는 파이프 오르간이 맡았다. 역시 웅장한 소리를 따를 악기는 없다.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투입하여 좋은 음악회를 개최하시는 아퀴나스 합창단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 여러 성가대...그리고 연주 공간을 제공하는 목5동 성당에 감사한다.
감동을 가라 앉히며 나오는데 지병이 도진다. 공상이 맴도는 것이다. 주님이 오늘 "무슨 역할을 제일 하고 싶었는냐" 고 물으신 다면? 나는 단연코 "예! 파이프 오르가니스트를 하고 싶어요!" 했을 것이다. 내년에는 무슨 수난곡을 올리시려나? 기다려 진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