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일리노이에서]성가집의 미사전례 설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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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섭 | 작성일2001-06-01 | 조회수592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앞서의 글(성가 게시판 2624, 2628번)에서 소개드린 성가집 "Worship" (3rd edition, G. I. A. Publications)과 "Gather" (2nd Edition, G. I. A. Publications)에는 중간에 "미사 순서"부분이 있어서 그 순서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 두 성가집에서 거의 같은 문장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로 치면 "가톨릭 성가" 보다는 미사 순서를 설명한 "가톨릭 기도서", 또는 "매일미사", "오늘의 말씀" 등이 주로 하는 기능일 것입니다. 악보들까지 포함하여 13페이지밖에 안되는 이 부분에서도, 눈여겨 보고 다시 염두에 둘 내용들이 상당히 있어서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인용한 부분은 보라색으로 표시합니다.)
* 전례 의미 설명
맨 앞에 미사의 의미를, 그리고 시작 예식,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 앞에서 그 예식의 의미를 각각 이십 여 줄에 걸쳐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 성수 예절
"주일에는 아래의 참회 예절 대신 성수를 축성하고 뿌리는 예식을 할 수 있다. 아래의 노래 또는 기타 적당한 노래를 부른다... <악보:성수예절 노래>"
미국도 자주 성수 예절을 거행하는 것 같지는 않고, 이곳에 와서는 한 번 보았습니다. 한국 가톨릭기도서의 미사 부분에는 성수 예절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 참회 예절
"집전자는 모두에게 인간의 죄스러움을 상기시키고 하느님의 크신 자비에로 초대한다. 약간의 침묵 뒤에, 아래 형식 중 하나를 사용할 수 있다."
* 제 1, 2 독서 후
"약간의 침묵 뒤에 화답송을 노래한다." "독서 후 잠시의 침묵이 따른다."
* 알렐루야
"Worship"과 "Gather"에서는 "복음 전에 환호를 노래한다... 사순시기에는 다음 환호송들이 알렐루야를 대치한다." 라고 일반적인 설명을 해 놓았습니다.
참고로, 앞 글에서 또 하나 소개드린 책인 "Today’s Missal" (Oregon Catholic Press)에는 "Omit if not sung. (노래로 하지 않으면 생략한다.)"이라고 명시해 놓고 있습니다. 김건정 선생님의 "미사 전례 성가의 이해"에서는 애국가를 노래하지 않고 말로 외우는 경우는 없다는 것에 비유하여 이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신앙고백
먼저 한국의 가톨릭 기도서 내용부터 참고하고자 합니다. "주일과 대축일 및 지역의 성대한 축제에는 아래의 신앙고백을 한다."는 설명 아래에 니체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이 나오고, 그 다음에 "때에 따라서는 사도신경을 외울 수도 있다."라는 설명과 함께 사도신경이 나옵니다. 니체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을 바치는 것이 "원칙"이며, 보다 짧은 사도신경을 바치는 것은 "허용사항"이라는 것이 여기서도 나타나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성당에서는 거의 항상 짧은 사도신경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지적되어 온 바와 같이 (예컨대 김종헌 신부님의 강의: 성가 게시판 750번) 원칙과 그렇지 않은 것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한 예입니다.
"Worship(3판)" 과 "Gather"에서도 "신앙고백"이라는 제목으로 먼저 니체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이 나옵니다. 그 다음 나오는 사도신경 앞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At Masses with children, the Apostle’s Creed may be used. (어린이 미사에서는 사도신경이 사용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드리는 미사들이 단체로 어린이 미사인가 하고 반문하기보다는, 그만큼 사도신경은 전례가 조금 짧을 필요가 있을 때 "대신해서" 사용한다는 의미를 상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로 미사 순서가 보다 간단히 나온 "Worship" 제 2판에는 긴 신앙고백만 나오고 사도신경은 아예 언급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국 온 이래 미사에서 사도신경을 바치는 예는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이야기 하나> 우리말로 "어린이 미사"라 하는 것을 영어로 "Mass with children"이라 하는 것도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역시 김종헌 신부님께 이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린이의(of), 어린이에 의한(by), 또는 어린이를 위한(for) 미사가 모두 아니고 "어린이와 함께하는(with) 미사"라는 것입니다. 전례는 "신자 공동체"가 하느님께 바치는 공적인 경배로서, 어린이 미사라고 해도 어린이가 미사의 주체나 목적 등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전례를 허용 이상으로 바꾸려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 성찬 기도
"미사의 중심 기도가 집전자와 회중 사이의 이 인사와 초대와 함께 시작된다... <악보: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거룩하시도다의 환호를 노래함으로써 이 성찬기도 도입부를 맺는다."
* 빵 나눔 및 하느님의 어린양
[ Worship III ] "다음에 빵이 거룩하게 쪼개지며, 빵과 술이 성찬식을 위해 준비된다. 빵을 나누는 동안 "하느님의 어린 양"의 호칭기도를 부른다... <악보: Agnus Dei XVIII 영어번역판>... 다른 기도들, 즉 "Bread of Life (생명의 빵이시여)", "Prince of Peace (평화의 왕이시여)" 등이 추가될 수 있다. 준비가 끝났을 때 호칭기도를 맺는다: <악보: Agnus Dei XVIII 영어번역판 끝부분>"
빵을 나누는 시간이 길 경우, 그 동안 Agnus Dei의 앞부분을 몇 번이고 반복하다가 그것이 끝날 때 "평화를 주소서"로 맺는 것을 실제로 보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성목요일, 부활성야 때 St. Patrick 성당에서는 커다란 성체를 하나하나 손으로 나누었고, 그 동안 성가대가 이 노래의 반복을 이끌었습니다. 물론 보통은 그 시간이 길지 않으므로, 여기서도 거의 항상 두 번 "자비를 베푸소서" 한 다음 "평화를 주소서"로 맺습니다. 한편 "하느님의 어린 양" 대신 다른 기도를 추가할 수 있다는 설명은 여기서 처음 읽었는데, 이렇게 두 번째 또는 세 번째에 다른 가사로 노래하는 경우도 여기서는 종종 봅니다.
* 영성체
"일반적으로 영성체 동안 노래나 시편 노래를 부른다. 영성체 후 잠시의 침묵이 지켜지거나 또는 감사의 노래(a song of thanksgiving)를 부른다. 이 예절은 영성체 후 기도에 모두가 아멘으로 화답함으로서 맺어진다."
여기서 잠깐 김종헌 신부님의 "감사침묵기도를 노래하는 법 (성가게시판 188번)"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영성체 후에 해설자가 묵상을 인도하는 것은 한국 교회만이 실시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본인 생각에는 특송이 없을 경우 개인이 침묵 중에 찬미의 기도를 바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침묵 기도의 또 다른 선택으로 찬미가, 시편 혹은 찬미의 노래를 회중이 부를 수 있다... 성가대도 신자들을 대신해서 노래한다." 저도 여기 온 이후로, 영성체 후 묵상이라 하여 해설자가 관련글을 읽어 주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주님을 향한 감사기도를 드려야 할 시간에 신자들을 향한 말을 해 주는 것 같아서, 제 생각에도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한편 위의 말대로 영성체 행렬이 끝난 후 침묵 중에 감사하는 대신 회중 전체가 감사의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자주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회중 전체가 감사의 기도를 바치는 풍경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성가대의 특송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 폐회식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가 매우 간단히 끝난다. 행사나 공동체 관련 사항들을 공지할 수 있고, 다음에 집전자가 강복을 주며 회중이 파견된다."
한국의 가톨릭기도서에도 이 부분에 "필요에 따라 사목적 권고나 공지 사항을 짤막하게 말할 수 있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앞의 김종헌 신부님 글에서도 지적되었듯이, 감사침묵기도를 바칠 여유 없이 그 시간에 공지사항이 있는 것보다, 이렇게 지정된 때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성가집의 부분부분에 이런 설명이 있는 것이 그 부분 전례의 원칙과 의미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소개한 책에서도 여러 가지를 다시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말씀을 들은 이후 잠시 침묵을 지키는 것들, 알렐루야와 신앙고백 때의 원칙, 감사 침묵 기도의 원칙 등등 잘 지켜지지 않거나 오해되는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보다 마음속 깊이 전례에 일치하기 위해서는 따로 시간을 가지고 책이나 강의, 인터넷 등을 통해 전례의 의미를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자들은, 특히 성가대원들도 이런 데 시간 내기를 어려워하고, 배우더라도 쉽게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신자들이 미사 중이나 미사 준비를 위해 보는 가능한 많은 인쇄물에 이런 설명들이 들어간다면 좋겠습니다. 즉 많은 분들에게 이런 정보를 접할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기도서 등이 잘 나와 있습니다만, 그 외에도 성가집의 전례곡 부분들, 그리고 가능하다면 별도로 만들어 배포되는 여러 전례곡 악보들에도 그 전례 부분에 대한 해설이 간단히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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