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선거 참여 및 선택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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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섭 | 작성일2002-12-16 | 조회수545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평화를 빕니다
다시 오래간만에 이곳에 글을 씁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태도 및 선택의 기준 등에 관련하여 가톨릭 교회에서 나온 가르침이 있는지 간단하게나마 알아 보았습니다. 성가게시판에서 성가 관련 문헌을 찾던 버릇 못 버렸지요...^^;
이 글은 원래 자유게시판에 올리려고 쓴 글입니다만 워낙 정 많이 든 이곳을 지나치기가 아쉬워서...^^; "나라가 잘돼야 성가대도 잘된다!" ^^;
그래서... 옆동네 성가가족 유원택 형제님을 비롯한 몇 분의 도움과 게시판을 통해 몇 가지 교회 문헌 및 성직자의 관련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별로 여유가 없어서 찾아본 자료의 양은 많지 않습니다.
종교가 정치에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는 일부의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가톨릭 신자로서 선거 등의 정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중요한 의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거에서 지지할 후보를 선택할 때 생각해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역주의나 신자 여부와 무관하게 선택해야 하며, 후보가 가진 생명 수호(낙태와 전쟁 방지)에 대한 방향과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방향 등을 생각해야 함을 볼 수 있습니다.
>>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입니다"
정치 참여의 문제에 대해 우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정치참여를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리스도 정신을 이 사회에 불어넣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교황 요한 바오로2세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42항)
미국 주교회의에서 자국의 2000년 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문헌에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 강력한 촉구의 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도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주의: 이 문헌에서 인용하는 부분은 제가 영문을 나름대로 번역한 것으로, 교회의 공식 번역이 아닙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서, 공동선을 쌓기 위하여 공적인 덕은 사적인 덕만큼 중요합니다. 가톨릭의 전통 안에서, 국민의 권리를 책임감 있게 행사하는 것은 덕입니다.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인 것입니다. 각각의 신앙인들은 국민의 권리를 성실하게 행사하도록, 지식을 가지고 능동적이며 책임있게 정치의 과정에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우리가 지난 해에 말한 것처럼, 우리는 모든 국민, 특히 가톨릭 신자들에게 자기 시민권을 단순히 책무나 특권이 아니라, 보다 완전하게, 생명의 문화를 이룩해 나가는 데 참여하는 기회로 받아들이기를 촉구합니다. 모든 목소리가 여론에 반영됩니다. 한 표 한 표가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책임감 있는 국민 권리의 행사는 의미있는 개인의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Faithful Citizenship: Civic Responsibility for a New Millennium, 미국주교회의, 1999. http://www.usccb.org/faithfulcitizenship/citizenship.htm )
이외에 아래와 같은 문헌에서도 자발적인 선거 참여에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 "모든 가톨릭 신자들은 이제 행동해야 한다. 평신도들은 사회질서를 개혁하는 데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주교단이 원칙을 세워야 하지만 평신도는 누구의 지시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 속에, 또한 도덕과 법률 속에도 그리고 사회구조 속에 그리스도의 정신을 심어야 한다."(교황 바오로 6세, 회칙 [민족들의 발전] 81항)
* "선거는 사회공동선의 촉진을 위한 것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신자들이 사회복음화를 위해 현실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과 내용에 대해 복음적 판단과 실천을 해야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자유투표에 의한 선거가 공동선의 촉진을 위한 우리의 권리와 의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목헌장 75항,76항 참조)
* "하느님 백성에게 사회적 소명을 자각시키고,그리스도교적 증거의 생활을 격려,권장하며,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로운 사회구현을 이바지 한다." (주교회의 정평위 회칙)
>> 올바른 선택을 위하여 고려할 점들
한 사람의 국민이며 가톨릭 신자로서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생각해야 할 것들이 어떤 것일까요? 시기와 지역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여러 해 전에 나온 글 또는 외국교회가 발표한 글들에서도 우리가 오늘 생각해야 할 것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2000년 초에 나온 다음 글에서 한국의 현실 속에 있는 신자 유권자로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바티칸 제2차 공의회의) 가르침에 바탕하여 지난 1970, 80년대에 많은 신앙인들은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사회참여적 단체들을 조직하여 유신 독재에 대항하여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이미 사목헌장에서 밝힌, ’정치질서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즉, "모든 가톨릭 신자들은 이제 행동해야 한다. 평신도들은 사회질서를 개혁하는 데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주교단이 원칙을 세워야 하지만 평신도는 누구의 지시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 속에, 또한 도덕과 법률 속에도 그리고 사회구조 속에 그리스도의 정신을 심어야 한다."(회칙 「민족들의 발전」 81항) 이렇게 볼 때 최근 들어 일어나고 있는 유권자 운동은 복음적으로 정당한 일이라 하겠으며 천주교 안에서 이에 적극 호응하는 일 또한 시대의 요구라고 할 만 하다...... 어느 경우에도 망국적인 지역주의적 선택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이왕이면 천주교 신자를 찍자."는 식의 선택도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투표권을 가진 천주교 신자들은 복음과 공동선에 부합되는 인물이라면 신자 여부를 가리지 말고 투표하는 관대한 자세가 바람직하다...... 신앙인들이 사회참여를 실천하는 기준은 가톨릭 사회교리가 되어야 한다." (이기우 신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교회적 입장에서 본 선거참여문제>)
올해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인권주일 담화문에서 이번 선거에 대한 언급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위의 글에 비해 간단하지만, 역시 정의의 문제, 지역감정의 극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고, 용서가 없으면 정의도 없다." 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올 평화의 날 담화를 깊이 새기면서 정치 질서를 바로 잡고 공동선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모두 지역 감정이나 사사로운 정을 버리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지도자를 신중하게 선택하여야 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앞에 언급했던 미국주교회의 문헌에서는 "2000년 및 그 이후 선거에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문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습니다. 긴 내용을 도저히 다 번역할 수 없어서 주제별로 간단히 요약했습니다. 몇 해 전 다른 나라에서 나온 것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후보자를 선택하기에 앞서 생각할 좋은 문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간 생명의 수호 낙태, 자살 돕기, 안락사 반대 / 전쟁을 방지하고 전쟁의 영향을 제한하도록 부름받음 / 사형 증가에 대한 우려
* 가족 생활의 진흥 결혼의 존엄성 / 임금의 올바른 지급 / 빈곤가정에 대한 사회적 도움 / 교육의 중요성
* 사회 정의의 추구 경제정의 실현 / 노동자 권익 보호 / 빈곤층 보호 / 사회 안전 및 보건 / 주택문제 / 농업 및 식량안전 / 환경문제 / 이민자 보호 / 교육 / 폭력 및 차별문제
* 세계적 일치의 실현 빈곤국 부채감면 및 빈곤퇴치 노력 / 종교자유 및 인권 / UN에 대한 지원 / 망명자 및 이민자 배려 /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노력
======================== 자료출처
* 미국주교회의의 "Faithful Citizenship: Civic Responsibility for a New Millennium"의 원문은 http://www.usccb.org/faithfulcitizenship/citizenship.htm 에 있습니다. 한글 번역이 없어서 제가 나름대로 번역하여 인용하였으므로, 해당 부분은 교회의 공식 번역이 아님을 재차 밝힙니다. *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 사목헌장, 주교회의 정평위 회칙의 부분은 굿뉴스 자유게시판 43373번의 최미카엘(paxbonum) 님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 이기우 신부님의 <교회적 입장에서 본 선거참여문제> 원문은 굿뉴스 자유게시판 9138번 성준범(madsnake)님의 게시물에 있습니다. * 바오로 6세의 회칙 내용은 이기우 신부님 글 원문에서 재인용하였습니다. * 올해 정의평화위원회 담화를 보내 주신 정평위 담당자님과 미국주교회의 문헌을 알려 주신 유원택 이냐시오 형제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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