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리안의 문제 그리고 대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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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유재 | 작성일2004-05-24 | 조회수762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성가대 홈페이지에 설문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단원들의 수가 15~20명정도 이니까 그 이외의 수는 아마도 다른 성가대 지휘자님들의 답글 인 것 같습니다.
제목은 유급단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란 제목 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이 곳 게시판에서 복사한 유급단원에 관한 의견들 (대부분이 옹호하는 의견)을 게시판에 복사해 놓았지요.
문항과 결과는
총 27분의 답중 1. 단원들의 반목이 염려된다. 반대다. 8명 2. 각 파트에 1인씩 두는 것에 찬성이다. 11명 3. 대 미사나 발표회때 필요에 따라 두는 것에 찬성이다. 6명 4. 신부님이나 지휘자가 결정할 문제다. 모르겠다. 2명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3달동안 외부 성가대 지휘자님들이 와서 참여한 것이 약 6건 정도 되고 6건은 모두 2번 항목으로 투표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 반대가 8명 , 적극찬성이 5명, 행사때 필요에 따라 두거나 지휘자 또는 신부님에게 일임하는 소극적 찬성이 8명 정도 됩니다.
그 중 투표한 분들의 짧은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면에서 검토되어야 하며 2. 왜 돈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요. 3. 각 개인의 달란트을 봉사의 정신으로 생각합시다. 4. 3번째항목No, 평소의 연습으로 실력을 교우분들 한테 보여줄 필요성이... 5. 성당일은 모두 순수한 봉사여야 한다고 생각 6. 프로급일 필요는 없어요 한마음으로 부르는 성가라면 만족 7. 공의회문헌에도 전문적지식 등으로 교회에봉사하면 그에따른 급부를 주라고 되어있음 8. 사순특강 등의 강사도 전부 무료 봉사하시나요? 미술품(성물)은 아무리 조잡해도 돈내고 사시던데, 성음악은 왜 공짜만 바라는지요?
위 글 중 7, 8번의 글은 올라온 시기가 3~4월 인 것으로 보아 저희 성가대원의 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즉 반대하시는 분들의 의견은 더욱 적극적인 것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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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쓸까 말까 매우 망설였습니다.
저의 옹졸한 생각으로 인해 분명 열심히 일하고 계신 많은 지휘자님들 또는 성가대 지휘자를 꿈꾸고 계신분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꼭 한번 써야겠다고 생각했기에 오늘 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여 글을 올립니다.
사람에게는 욕심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성가대를 오래 하다보면 솔로도 하고 싶어지고 또 지휘도 하고 싶어 질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런 생각은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표출될 때가 있습니다. 즉 지휘자와 단원들의 트러블로 인해 이전 지휘자가 그만둘 경우, 또는 신부님 또는 성직자들과 지휘자와의 트러블로 인해 지휘자가 그만둘 경우 자연스럽게 지휘자로 등극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지휘라는 것이 건반을 만져야 하는 반주자와는 다르게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손으로 박자젓는 것만 할 줄 알고 성가 몇 곡만 알고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종종 이 게시판에 가톨릭 음악계의 미래를 위해 우리 교회음악계를 주도하고 계시는 분들을 성토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또한 앞으로의 대안에 대한 글들도 많이 올라옵니다. 또 저역시도 몇 번 그런 글들을 올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 우리안의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 올렸던 설문조사에서 보듯이 성가대원들 중 절반정도의 마인드는 그야말로 우리수준에 알맞게 적당히...입니다.
지휘자 없으면 대충 성가대 활동 많이 하셨던 분 앉혀서 하면 그만입니다. 장점도 있습니다. 단원들과 서로 많이 알고 또 음악적으로 자신이 없기 때문에 지휘자가 곡목선택에서 조차 서로 협조할 수 있어 오히려 단합은 더 잘 될 지도 모릅니다.
성당의 입장에서 보자면 몇푼 되지도 않기는 하지만 지휘자 월급 나가지 않아서 좋고 단원들사이에서 말 나오지 않아서 좋습니다. 또 고분고분 말도 잘 듣습니다.
옛날에 제가 지휘하던 성당에는 어른 성가대가 5팀이나 있었습니다. 그 중 3성가대의 지휘자가 음악전공자이며 외부에서 영입한 지휘자 였습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대미사때나 성가대 모임(성가대가 많아서 이런 모임을 만들었습니다.)을 주도하는 것은 비전공자 지휘자님이었습니다. 신부님께서 가장 편하고 말 잘듣고 연락잘되는 그분을 항상 앞면에 서게 하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것은 그 분이 지휘하는 연합성가에는 전공자가 지휘하는 성가대원들은 적응을 하지 못합니다. 그분의 성가대원들은 그분의 지휘와 상관없이 용케 성가를 부르지만 다른 성가대원의 경우는 그 분의 비트가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무도 그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분의 인간성이 워낙 좋으시기 때문에 (저 또한 인간적으로 너무 존경하고 좋아 하는 분입니다.) 그런 말에 그 분이 얼마나 충격을 받으실까 걱정이 되니까요.
이런 특이한 예술(?)을 여러 성당에서 많이 봅니다.
지휘자의 비트가 전혀 맞지를 않는데, 심지어는 지휘자는 지휘를 틀리고 있는데 성가대는 짝짝맞게 부르는 것입니다. 소위 오토메틱 시스템 입니다.
제가 알고있는 또다른 한 성가대는 거의 10년을 한 분이 지휘하셨는데 그동안 부른 특송곡은 딱 400페이지 정도의 분량 뿐입니다. 항상 같은 노래만 하니 성가대들은 실 수가 거의 없지요.
지금 제가 지휘하고 있는 성가대의 이전 지휘자님 역시 비전공자 였는데 제가 왔을때 그분이 지휘하시는 동안 미사때 특송을 단 한번도 부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처음에 도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그런데 그분은 지금 다른 성당에서 또 지휘를 하고 계신다고 하더군요. 쩝!)
제가 생각할때 우리 가톡릭 음악계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바로 이 것입니다. 즉 단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이상 결코 수준높은 성가는 꿈도 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성가대 지휘자를 신부님이 자르고 지휘자가 없는데.’ 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자격이 되지 않는다면 지휘를 하지 않으면 됩니다. 적어도 자신이 지식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자격이 갖추어 졌다고 생각되기 전에는 지휘를 하지 마세요. 성가대 내에서 대책이 없으면 신부님이 대책을 세우게 됩니다.
즉 다른 지휘자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겠지요. 그런데 ’지휘자 없으니까 내가 지휘자 올 동안만 해보겠습니다.’ 하는 식으로 지휘를 시작하면 큰 문제가 없는 한 성당측에서는 궂이 힘들여 다른 곳에서 지휘자 알아 볼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러면 현재 지휘를 하고 있는 비전공 지휘자들은 모두 그만 두어야 하는가? 또 그러는 당신은 지휘를 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물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역시 종교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며 지휘를 전공한 것도 아닙니다.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대부분의 음악전공 지휘자 분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음악공부를 한 사람과 안한 사람과의 차이 역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보통 음악공부를 하게되면 음대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적어도 7~8년은 음악을 공부합니다.
이렇게 공부한 사람들과 그냥 성가대 활동 오래한 분들과는 같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가서 처음에 밝혔듯이 우리는 종종 신앙심이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물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음악을 조금 몰라도 그분은 지휘를 하려는 열정과 신앙심이 돈독하신 분이다. 이런 이야기 입니다.
예전에도 한 번 쓴 글이 있지만 성가대 지휘는 신앙심 만의 문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심만 있다고 신부님이 될 수 없고 신앙심만 있다고 성가대 반주자가 될 수 없듯이 지휘자 역시 일정한 교육을 통한 지식과 기술의 습득이 매우 중요한 덕목인 것입니다.
저는 자신의 실력도 모르고 성가대를 지휘하는 것은 몇 십명의 단원들에게 오히려 손해를 끼치고 있는 일이며 나아가서는 본당신장들에게도 해를 끼치는 일이다. 심하게는 이렇게 까지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그런분들이 모두 나쁜 분들이며 잘 못된 분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보다 음악의 지식이나 기술적으로도 훨씬 뛰어난 지휘자님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지휘를 하게된 이 후 자기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지휘자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분들 조차 공부할 곳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무료 봉사하면서 들여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세실리아 성음악협회가 생겼을때 가장 기대했던 것은 이런 부분의 현실을 인식하고 바꾸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실리아 협회에는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결국 저의 기대는 한 가지도 이루어 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 그러면 대안은 있는가?
1.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수 많은 지휘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그 분들을 모두 그만두게 할 수는 없다. 2. 그냥 음악만을 전공한 지휘자역시 자격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저를 포함한) 3. 종교음악(특히 가톨릭음악)을 전공한 지휘자는 극히 드물다.
위에 열거한 세가지 정도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몇 가지 제안을 해보려 합니다.
지역별(또는 지구별) 지휘자 모임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곳을 통한 스터디 그룹이 만들어 지고 공부, 또는 정보교환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이것이 활성화 되면 지휘자가 되고 싶은 이에게 일정한 교육을 통한 라이센스발급 같은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입니다. 라이센스발급이야 교구청의 인준에 관한 부분등으로 당장에야 어렵겠지만 교구에서 직접 할 수 없다면 그리고 대책이 없다면 이제는 우리가 직접 노력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엉망으로 쓴 글이지만 제 글을 끝맺으려 합니다. 여러분 모두 탁상공론만 하고 있지 맙시다. 행동하는 성음악인이 되어 봅시다.
언제나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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