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서울, 어느본당에서의 주일/저녁미사記....
작성자박봉용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27 조회수1,812 추천수3 반대(0) 신고

한국교회는 언제부터인가 '청년미사'에 '생활성가'라는 노래가 미사전례음악으로

등장해, 본당마다 경쟁적으로(?) 이 미사 시스템을 앞 다투어 도입해, 지금에

이르고 있고 '생활성가'라는 이름의 이 노래가 이제는 아주 낯설지만은 않은

그런 음악이 된게 사실입니다. 물론 반주는 전통오르간등이 아닌 기타,드럼,

키보드등으로 구성되는 '밴드'가 맡게 되는 그런 음악입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 한 귀퉁이, 신자수가 많지 않은  'ㅎ' 본당에서는 저녁미사,즉

각 본당에서 '청년미사'라고 하는 주일저녁 7시미사에 각 본당의 '교중미사'에서

하듯 '창미사곡'을 하며 '복음환호송' '보편지향기도응답' '신앙의신비여'

'주님께 나라와'등을 모두 노래로, 그것도 가톨릭 고유전례음악을 따르는 고귀한

곡들로 주일하루를 마감하는 저녁미사에 은총을 부어주는 아름다운 청년들이 있었

습니다.

인원수가 적어 비록 앙상블이나 음악적 완성도가 미흡하기는 해도, 매 주일,

같은 모습으로 미사전례를 성심껏 하는 것을 보고 가슴 뿌듯함을 느끼곤했었습니다.

그런 모습 뒷 받침해 주시는 본당도 훌륭하시고요. 

 

그런데,

오늘 그 "ㅎ"성당에 저녁미사 참례하러 갔는데 예의, 미사 전, 성가연습을 하는데

반주가 이상하다싶어 들어보니, 오르간이 아닌 소위'키보드'소리인데...음조절은

오르간이나 피아노소리로 맞추어 놓은것이 아니고, 왼쪽손가락 즉, 저음부만 강조되는

무슨 다른 음조로 맞춰놓아 멜로디 파트를 전혀 들리지 않게 해놓고,  성가 9번

'우리모두 함께모여' 를 부르게 하는데,

빠르면서  멜로디파트가 안들리니 신자들은 거의 하지를 못하고...............미사가

시작되어 시작성가를 하는데,

 세트드럼이 포함된 '밴드'가 연주를 할 때, 시작부분에 드러머가 예비박 치듯

드럼소리를 먼저 내는데, 그렇게 똑같이 성가를 시작하는것입니다...... ....

성가책을 펴고 노래를 부르기가 어찌나 민망스럽던지...

계속, 창미사곡도 밴드의 리듬 " 쿵~탁,쿵~탁 " 박자를 쳐주며 반주하더니

이어지는 모든 전례곡을 그렇게 하는것입니다.

" 아~ 오늘은, 기존 오르간을 밀어놓고 모든 전례음악을 밴드로 반주하는구나~"

 

신자석을 둘러 봅니다....( 어르신들도 많은데.어찌 생각하실런지...)

말이 청년미사이지 실상, 호호백발 할아버지,아버님 어머님 연배분들로부터  3,40 대분이

주로 많은 그런 미사입니다.  그'ㅎ'본당의 저녁7시 미사..

( 이 숫자는 항상, 청년보다 많았다고 생각)

"갑짜기 청년신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일까?  오늘도 청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왜  밴드가 미사반주를 하는것일까?  오르간 놔두고??...". 

 이 'ㅎ'성당에도 새바람이 오려나?  그렇다면 이들이 불렀던 교회음악도 생활성가로

 대체될 날이 멀지 않았단말인가?.. "

 

교회전통의 전례음악을 밴드 반주로 했으니 얼마나 어색하고 걸맞지 않았을까요?  

상상이 가실겁니다.

 

"최근 일련의 사제이동으로 이 미사 집전하시는 신부님이 바뀌셨던데,

 그게 이유일까요??? "

      

 

지금은 신부님이 되신 제 후배님의 말을 빌면,

요즘에 청년미사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사참례하러 잘 오지도 않고, 와도 재미없어 한다고

합니다. ...........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몹시 씁슬해했습니다.

지금 청년이 아니라서? 아님 밴드음악을 선호하지 않아서? 이런 생각을 하는것이 아니라,

제가 그들과 같은 나이에 Victoria 'Ave Maria'나 정선가톨릭성가집에 있던 3부성가

'Ave Maristella'같은 곡을 듣고도, 마음이 따듯해지면서 기뻐했던, 그래서

주님을 생각했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

 

.. 그 마음을 따듯하게 했던  성가들이 신앙인으로 지금까지 살아오는 데

일정부분 도움을 주었으리라 생각이 드는데...

교회음악이 재미없고 지루하다니.... 세대를 탓해야 하나요?

 

'청년미사는 의례..생활성가로 미사를 한다' 거나 이'ㅎ'본당처럼 기존 교회전통음악을

 밴드반주로 한다거나 하는 것 보다,

 청년들에게도 교회에 전통으로 내려오는 음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어야함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계승,발전 시키게 할 책무가 분명히 있다 생각하는데,

 청년미사=생활성가 ??.. 꼭, 이렇게 몰고가셔야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본당 청년사목하시는 신부님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셔야 하지 않을런지요?

 

밴드에 의한  '쿵~딱' 리듬의 음악은  청년들이 모이는 회합,수련회,캠프등등에서 얼마든지

멋지게 연주케하고 ,부르고 미사는 교회음악으로 정성껏 봉헌하는 것이 마땅하지 싶은데요.

 

 

" 전례음악이 다른 음악들과 구별될 수 있는 점은 거룩함에 있습니다.

  노래할때마다 말씀의 뜻을 새기며 성스러운 마음과 목소리로 영광과 찬미를 드릴때,

  전례음악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느 교우 움악가님의 글을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ㅎ 본당의 아름다운 청년들의 전례음악을 다시 듣고싶습니다. 

 

2004년 9월 26일 주일저녁 ..

루까 拜上

      

 

  

 


(배경음악) Bach, Jesu,meine Freude (1723, BWV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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