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 하십니까?
류대희 다미아노 입니다. 제가 가입해 있는 개신교 합창단 카페에 올려진 글을 읽어 보시면 좋을것 같아서 옮겨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12/10(금) 에 명동성당에서 열린 로고스합창단 연주 잘 봤습니다. 명동성당 로고스 성가대는 76년도에 중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청소년 로고스를 모태로 하여 그 졸업생을 중심으로 80년도에 청년 로고스가 창단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28년째를 내려오며 21회 정기연주까지 하게 됩니다.
이 합창단은 매주 명동성당의 4시 미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끔 성가대라는 명칭을 쓰기도 하나 정식명칭은 합창단으로 되어 있네요. 매주 수요일 7시 반에 연습을 하고 주일에 2시 반인가부터 연습을 시작하는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명동성당의 성가대는 카톨릭합창단과 로고스 합창단으로 대별됩니다.
대한민국 대주교의 주교좌 성당이다 보니 여러 성당을 돌면서 연주 내지 찬조를 하는 일도 많고, 사는 지역의 성당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명동성당에 나와 교회음악의 경험을 쌓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정기연주회에는 Major work 들을 하나씩 해 왔는데, 천주교답게 미사곡과 레퀴엠, 성모마리아 송 등 합창문헌의 곡들을 당연히,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연주하게 됩니다.
그 동안의 정기연주회 레파토리로서는 베토벤의 C 장조 미사, 장엄미사,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 팔레스트리나의 미사 파페 마르첼리, 헨델의 메시야, 포레 레퀴엠, 그리고 존 루터의 레퀴엠과 마그니피캇 등등이 있네요. 그야말로 합창문헌의 노른자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휘자이신 남영철 선생님께서는 한국과 독일에서 성악을 전공하신 후 영국에서 지휘를 공부하셨네요.
음악공부를 영국에서 유학하는 경우가 흔치는 않은 것 같은데 이날 모처럼 영국의 합창음악을 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남선생님께서 지휘를 맡으신 후부터 로고스합창단의 정기연주에서 존 루터의 곡들이 등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명동성당의 잔향시간은 4초 가까이 됩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음홀의 잔향시간이 2.9초인가 했는데 그게 대단한 수치로 인정됐으니 명동성당의 울림이란 건 정말 가공할만한 일이죠.
시청역 쪽에 있는 성공회 성당의 울림도 대단하기에 크고 작은 연주들이 이루어집니다.
서울의 3동교회 - 경동교회, 안동교회, 동교동교회 - 이렇게 울림이 좋은 개신교 교회들만큼, 대한민국 대부분의 천주교 교회들이 이만큼 혹은 이보다 더 울림이 좋습니다.
이렇게 오래 울리는 곳에서는 리듬을 위주로 음악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빠른 패시지의 음악을 했다가는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가 됩니다. 피아노와 포르테로써 주로 음악을 표현하게 되고, 무반주로 하기가 보다 쉬워집니다.
무반주로 포르테까지 낸 후 노래를 끊었는데, 노래를 끊었는데도 3초 이상 소리가 윙윙거릴 때의 그 감동... 어제 여러 번 겪었습니다....^^
울림이 좋으면 소리를 안 내더라도 소리가 1~2초 정도 계속 나므로 무반주를 하면서도 음정이 좀 더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제 로고스합창단은 전반부를 모두 무반주로 했는데도 음정이 시작과 끝이 거의 다르지 않고 때로는 오히려 1/10 음 정도 올라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절대음감이냐고요?
그건 아니고, 중간 중간에 tuning fork로 쳐가며 들었거든요.....^0^ 일반적으로 연주 처음의 몇 곡은 완성도가 가장 높게 마련입니다. 어제의 연주도 처음 몇 곡은 완벽에 가까운 피치, 하모니, 블렌딩을 보여 주었습니다.
개신교에서는 전문합창단 내지 세미프로나 할 수 있는 수준을 한 성당의 합창단(비록 전국구(?)이긴 했지만...)이 보여준 것입니다.
교회음악가의 관점에서 볼 때 천주교는 교회음악의 천국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게 마련이죠.
개신교에 비하면 회중찬송이 발달되어 있지 못하고, 성가대도 현대음악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더디고 합창문헌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개신교와 상대적으로 그렇다고 하는 겁니다. 오해 마셔요~~
아무튼 그렇게 울림 좋은 곳에서 매주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축복일 겁니다.
영국의 합창음악이나 합창발성은 독특한 데가 있다고 하죠. 굉장히 맑고 깨끗하고 가벼운 소리 등으로 평가되죠. 영국에서 공부하신 분이 만들어내는 로고스 합창단의 소리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45명의 인원이 블렌딩도 참 좋았고, 베이스 소리도 맑고 가벼운 소리였고, 테너의 소리도 투명했습니다. 알토도 좋았고, 소프라노도 고음은 좀 힘겨워 했지만 성당의 잇점을 극대화 하는 소리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비팅의 모양도 좀 특이했습니다. 하지만 표현할 것을 아주 잘 표현했고, 긴 잔향에 맞춰진 모양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 울림이 너무 좋으니 관객이 중간에 안으로 들어올 때의 구두소리들이 너무도 청아하게(?) 성당 안을 휘감아 울려퍼지면서 음악에 크나큰 비협조를 만들게 되면서 합창이 좀 흔들리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죽은 이를 위한 음악은 언제나 침울하고 부르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뒤뤼플의 현대화성이 난해하기도 했고요.
후반부의 뒤뤼플의 레퀴엠은 오르간 반주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아마 성당 전면에서 하다 보니 후면 이층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을 사용하 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명동성당의 파이프 소리를 못 듣고, 그냥 전자오르간 소리가 난 것 같았습니다. -
무반주에서는 별로 볼 수 없었던 음정의 흔들림이 나타났습니다. 1/3 음 정도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게다가 파트별로 플랫되는 정도가 달라서 귀곡성같은 소리가 나기도 했죠.
음정이 플랫되는 때 합창단원들이 느끼는 느낌은 노래하기가 힘들다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뭔가 다같이 잘 못가고 있다는 느낌...
이 때 지휘자가 빨리 그것을 정지시키고 맞는 음정으로 교정을 하기만 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휘자가 그 곡에 대한 공부가 좀 부족하면 음정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일어날 수 있죠.
지휘자가 외워서 연주하는 경우 음정이 떨어지는 경우를 별로 못 본 것 같고 악보를 많이 보고 하는 경우 음정이 떨어지는 경우를 좀 본 것 같습니다. 이번 연주에 있어서 옥의 티를 얘기해 본 것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음정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재작년에 수원시립합창단이 성공회 성당에서 연주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땐 무반주로 하면서 모든 곡의 음정(피치)가 완벽에 가까워 전율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청아한 소리와 화음이 그대로였습니다. 그땐 튜닝 포크로 듣지도 않았는데, 쳐볼 필요도 없었어요. 정말 대단함 그 자체였죠. 어제의 연주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연주가 앞으로도 계속되어지시길 기대해 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음악으로써 높이는 귀한 사명들 잘 감당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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