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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은총의 순간들 2 - 아시아가톨릭평신도대회
작성자조남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9-21 조회수787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번 행사에는 외국에서 주교급  이상만   19명이 오셨다.사제들까지 합하면 50명이 넘는다. 게다가 국내의 사제와 주교님들까지 80여명이   제대 양 옆 의자에 앉으면  꽉  차서 미사때 독서자, 보편지향기도자들은 전례자석에 앉을 수 없다.

 성당  맨 왼쪽 블록   앞 줄에 독서자와 보편지향기도자들을 앉힌다.  그런데 보편지향기도를 바쳐야 하는 4명중에 한명이 시간이 되어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찾아도  남성 한 명이 보이지 않는다.  

 아 ! 이제 펑크가 나게 생겼다.  "나라도  나가서  한국말로 기도를 바쳐야 한다" 는 생각에 기도문을 작은 크기로 만들어 주머니에 넣었다(교황청의 전례는 각 나라 사람들이 자기 모국어로  보편지향기도를 바치는 방법이다).

 이런 생각으로 정신이  없는데   명동전례담당 신부가 급히  내게  다가왔다.

???

"특송할 필리핀 학생이 왔냐? "는 것이다. 

 아차! 오늘 미사 주집전자는  필리핀 대주교님이기 때문에 가톨릭대학에 유학온 필리핀학생에게 특송을 부탁했는데 성가대 챙기고,  연습시키고, 다른것 신경쓰느라  미처 특송자 체크를  못했다.

 미사시작 5분전. 중간 연락자를 찾아서  나가서 전화를 하니 몸이 아파서 못 온다는 것이다.

낭패이다.

그러나 어쩌랴.

 미사는 시작되었고, 성가를 맡은 가톨릭대 성가대에 오늘의 성체곡으로 뽑은 영어성가외에 다른곡을 알아서  더 해 달라고 부탁했다. 

 드디어 보편지향기도 순서이다.

"General  Intercessions "라는 해설자의 영어멘트가 나온다.

앞자리에 앉았던  3명을 한줄로 세워 내보며  옆칸을 흘낏 보니 제대 바로 중앙의 맨 앞줄에서 한  남성이 주춤거리고 나온다. 

  "아이코 살았다" 한숨이 절로 쉬어진다.

  미사 한대 바칠 때마다 천국과 지옥을 몇번씩 오간다.

  그렇게 미리 미리 체크한다고 해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이번에 일을 하면서 하느님이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은 완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모자라는 부분은 당신이 채워 주시라고  솔직히  두손을 들수 밖에 없었다. 

 이날 필리핀사람들이 즐기는 성가를  들을 수 없었지만 티로나 대주교님의 힘찬 강론, 아름다운 전례로 성령이 충만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시아주교회의의장인 필리핀의 티로나대주교님과  리우코 추기경님, 인도에서 오신 토포 추기경, 교황청평신도평의회 차관 클레멘스 대주교님 등은 미사가 끝난뒤 성전 맨 오른쪽 블록 앞에 앉았던 성가대원들에게 다가 오셨다.

 가톨릭대학의 주일미사 성가대 지휘자 유선생님은 휠체어를 타신다. 휠체어에 앉아서 지휘하시고, 본인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시는데 멋지다. 

 2층성가대석에 오르지 않고 신자들과 어울려서 노래를 하는 젊은 대학생들과 핸디캡을 이기고 즐겁게 하느님께 달란트를 봉헌하는 지휘자 -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VIP들은 청년 대학생들에게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느꼈고 그들을 격려했다.

 학생들은 앵콜을 받아 "암사슴이 시냇물을"을  불러 손님들을 환영했고 손님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미사전에 있었던 그 절망적인  일들이 잊혀지고  입에서는 감사의 기도가 바쳐진다.

 내일 9월3일은  이번행사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절두산 성지에서  야외미사가 있는 날.

 내일은 또 다시 실수하지 않으리!

 긴장을 풀지않게  마음의 고삐를 단단히 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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