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테마기행 4]암브로시오전례(밀라노 두오모) 미사참례기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3-02-04 조회수2,489 추천수6

깐따떼 도미노!

 

들어가기 전에

 

[이태리, 독일 체류기간중 유럽, 미국 등 여러나라뉴스를 보고 늘 불안한 마음이었습니다. 헤드라인 뉴스는 단연 이라크 전쟁 위기 소식이고 그 다음에 북한 핵 위협에 대한 한국 위기사항을 전하는 리포터의 다급한 목소리입니다. "이러다가 전쟁이 나면 여행을 중단하고 귀국해야지... (예비역은 전쟁이 나면 소집되는데 소집을 안해도 알아서 와야지요?)하고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귀국해 보니 우리나라는 천하태평입니다. 외국인들이 괜히 걱정을 하는 것인지, 우리 정치인들이 김정일은 믿을만 하니 국민은 정치나 경제는 염려말고 금강산 관광이나 가라고 국민에게 안심을 시키는것인지 어리둥절합니다].

 

이태리 밀라노에서 두오모 교중미사에 참례한 것은 제겐 축복이었습니다.

평소 암브로시오 전례가 라틴전례와 어떤점이 다른지, 또 위대한 성 암브로시오 주교의 숨결이 느껴지는 밀라노에서 로마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맛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들어가는 글

 

이태리어에서 두오모(DUOMO)의 뜻이 무엇일까?

독일에서는 돔(DOM)이라고 하는데 왜 영국, 미국, 그리고 같은 유럽권인 프랑스는 카쎄드랄(Cathedral)이라고 할까? 하는 의문을 갖고 알아보았다.

 

두오모나 돔은 라틴어 도무스(DOMUS)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domus는 집이란 뜻이고  대문자, Domus라고 쓰면 주님의 집, 하느님의 백성이 기도하는집으로 번역할 수 있다. 교회에서는 주교좌 대성당을 뜻한다.(그래서 이태리에서 공부한 사람은 습관대로 두오모, 독일에서 공부한 사람은 돔이라고 한다).

 

두오모나 돔에는 교구장인 주교의 의자(카쎄드랄)이 있다. 성당이 크고 유명해도 두오모나 돔이 아닌 성당이 있다. 음악적으로도 베네치아의 유명한 성 마르코 성당이 그 예이다. 지방 도조(집정관)의 개인 성당이었기 때문이다.밀라노는 오늘날 섬유, 팻션으로 잘 알려졌는데 이태리 북부의 상, 공업지역 중심(그만큼 이태리 중부, 남부지역보다 잘 산다는 뜻)이고 지역적 특성으로 외침도 잦았던 도시이다.

 

밀라노 두오모는 외적으로도 경외감을 자아내는 예술가치가 높은 대성당이다. 규모에서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다음으로 제 2위라고 하는데 얼핏 보기는 더 크고 멋있게 보인다.

서기 14세기-16세기경 지어졌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거대한 돌과 대리석들은 어디서 어떻게 운반했으며 어떻게 높이 쌓았는지 나로선 불가사의이다. 2천여개의 조각상이 뾰죽 뽀죽한 모습(고딕양식)으로 하늘을 향하여 솟아있고 이름모를 장인들의 손길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면 숙연해 진다.

 

[밀라노 두오모 미사 참례기는 서울 명동 로고스합창단 출신으로 성가 애호가인 김상철(토마스 아퀴나스)형제가 최초로 올린 바 있습니다(2001년 11월8일/ 성가 게시번호 3294번). 따라서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보고 쓰려고 합니다].  

 

 

암브로시오 전례의 의의

 

기원 후 4세기 경에는 오늘날과 달리 교통과 통신이 불비하여 로마와 여러 먼 지방의 교류가 적었다. 로마 교황청은 전례와 전례음악을 표준화 하기를 시도 하였으나 각 지방의 고유 전례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사목 방침을 정하였다. 그리하여 밀라노의 암브로시오 전례, 에집트의 곱트전례, 소아시아 지역 아르메니아 전례 등을 허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암브로시오 전례에 대하여 평소 관심을 가지고 실제 교중미사에 참례해 보니 형식상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오르간 연주가 성가 반주 역할분만 아니라 독주곡(즉흥곡 포함)이 라틴 전례보다 많다는 느낌이다.

 

2003년 1월19일(주일) 11시 교중미사.

 

본당 내부 모습

 

공간이 너무 크다 보니 어느 방향에서 보든지 한 부분만을 설명하게 된다. 나는 미사 중 자리를 두 번 옮겼다. 한국 같으면 어려우나 이 성당은 미사시간 내내 관광객이 들고 나고 하여 이런 모습이 일상화된 모양이다. 정면 출입구에서 보면 중앙제대 뒤에 사제석과 성가대석이 있다. 성가대석은 제대 돔 모양을 따라 둥그렇게 배열된 고급 목각의자이다. 예전에 지성소라고 하여 여성 출입금지 구역이므로 성가대도 못 하게 한 듯 하다. 그러나 요즘은 성가대석이 제대 높이보다 낮은 제대 앞 왼쪽에 있다. 아름답고 거대한 파이프들(오르간)은 중앙제대 좌, 우측에 높이 달려있다. 이 오르간의 연주대는 성가대 옆, 즉 성가대석과 제대 사이에 있다. 오르가니스트 뒤에 뢰 포지티브(Ruckpositive) 파이프군이 있다. 오르간 소리는 천상의 소리인데 울림이 좋다. 잔향이 길어서 약 5-6초정도 된다.

 

본당안에 여러개의 경당과 소제대, 고백소가 있어서 고백성사도 진행되고 있다. 한마디로 본당은 예술품을 소장해 둔 큰 박물관 모습이다. 바닥은 대리석, 천장은 천연 대리석 모자이크 이콘..., 창문에는 형형색색 스테인드 글라스....여기 저기 정교한 예수님과 성모마리아, 성인들의 성상이  둘러싸고 있다. 오늘 미사 참례신자 수는 약  1천명정도로 추산하였다. 중, 장년이 많지만 청년도 많다. 끝으로, 제대는 무덤처럼 단순하다. 한국 같은 화려한 꽃꽂이나 화환, 기타 장식물은 없다.

 

입당행열

 

일정이 빠듯하여 11시에 성당에 들어가니 입당성가를 부르는 가운데 사제가 성서를 높이 세워 들고 복사들과 함께 입당행열 중이었다. 제대 옆 제의방에서 나와 바로 제대로 직행하지 않고 신자석 앞으로 돌아서 제대를 정면으로 향하여 행열한다. 참 맘에 와 닿는다. 아파트 안방에서 거실로 나오듯 성큼 성큼 몇 발 걸어서 제대 중앙에 서는 한국식  입당 모습에 익숙한 나로서는 입당행열 자체가 거룩한 전례예식이었다. 한국 성당들은 구조상 행열이 너무 짧아서 일반성가 1절을 부르고 제대를 쳐다보면 사제가 제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2절을 부를 수 가 없다. 유럽 성당들은 입당행열이 길므로 성가책에 있는 성가라면 4절까지 해도 모자랄 듯 하다. 입당노래는, 노래라기 보다 음악인데,,,,,성가대 노래(그레고리오 성가 같은데 잘 모르겠음)와 오르간 독주가 교창한다. 오르가니스트는 머리칼이 허옇고 키 작은 영감(좋은 뜻으로 쓴 용어임)이다. 즉 경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30 여년간 여자 반주자만 보아왔던 것과 다른게 참 많다. 성가대를 민밀히 관찰하지 않을 수 없다.

 

성가대

 

중년 지휘자에 소년과 장년 그리고 노년까지 약 45명이 골고루 있다. 즉 남자만 있다. 남녀 평등이고 여권이 더 센 요즘, 민주화가 되었다는 이태리에서는 왜 남자만 하나? 한국에서는 성가대 여성시대인데?  아마 전통 때문이 아닐까 한다.(우리나라에는 전통이란게 없다. 하루아침에 힘이 있거나 목소리 큰 자가 바꾸면 그만이다. 예전에 필자가 어떤 성당에서 알렐루야 독창을 남성만 시키니까 어떤 여성 성가대원이 항의성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왜 남자만 시켜요?" 그래서 제가 "성가대의 오랜 전통입니다" 하고 답 한 적이 있었다. 교회전통을 모르면 다음이런 부터는 여자에게도 시켜야 평등원리에 맞는다).

 

성가대 복장은 겉에는 흰 중백의, 안에는 적갈색 긴 장백의를 입었다. 깔끔하고 거룩해 보인다. 성가대 구성이 할아버지. 아빠. 손자로 구성된 것이 참 부럽다. 어려서부터 노래하고 청년이 되어서도 노래하고 늙어서도 노래하는 환경이 부럽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일학교 학생 미사와 청년미사, 어른 미사가 전례용어와 노래가 다르다. 대학시절 청년미사에 다니던 사람이 군에서 제대하고 교중미사에 나오면  노래를 몰라서 입을 다물고 있다. 반대로 어른이 어쩌다가 특전미사로 학생미사에 가면 요란한 밴드와 모르는, 때로는 율동때문에 세대차이를 절감하며 입을 다물고 있는 현실이다. 성가대에 3대가 함께 속하는 것은 성가대원을 평생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사곡

 

모두 라틴어 노래이다. 고유부분은 이태리어라서 이방인들이 잘 모르지만 통상문을 라틴어로 하니 우리 같은 사람은 훨씬 좋다. Kyrie, Gloria, Credo, Sanctus, Agnus Dei 모두 라틴어이고 여러 전례용어(Presfatio)도 라틴어가 많이 쓰인다. 라틴어는 죽은 언어가 아니라 살아있는 언어임을 느꼈다. 노래는 그레고리오 성가인데 전혀 모르는 곡들이다. 밀라노 암브로시오 전례음악이라서 라틴 성가에 익숙한 우리가 모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도 성가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오르간 연주와 교창(즉 성가대반주와 제창용반주)하는 것이 많다. 특히 대영광송은 노래 끝 무렵(Miserere 다음에 Quoniam tu solus 가 나오는데 그 사이에) 짧은 오르간 즉흥연주를 한다. 오르가니스트의 역할이 무척 크다. Gratia 발음은 이태리식으로 그라찌아로 한다.

 

주님의 기도

 

Pater Noster는 우리가 부르는 것과 같아서 반가왔다. 모처럼 제창에 함께 노래했다.

이 노래는 로마에서 교황님 알현식에서도 불리었다. 성가대원들은 이 노래를 꼭 익혀야 할 당위성을 이해하면 좋겠다.

 

미사구조

 

라틴전례와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평화의 인사를 우리는 성찬예식 말미인 "하느님의 어린양" 전에 하는 데 여기서는 봉헌 전에 한다. 서로 빠쳄(Pacem) 이라고 하며 악수하는 정도이다.

입당행열과 입당성가-성수예절과 분향, 아스뻬르제스메를 성가대가 노래하고 이어서 분향이 있다. 성당이 커서 그런지 좌우 전후로 흔드는 동작이 매우 크다.

 

화답송

 

우리와 같다. 다만 후렴 독창을 깐또르(독창자)가 독서대로 올라가서 부른다. 어린 흑인 소년인데 음성이 부드럽고 좋다. 후렴(주보에 악보가 있음)을 노래하고 성가대와 회중이 반복하고 시편가사를 소년이 노래하고......선율은 그레고리오 성가 제1선법이다.

 

알렐루야

 

우리와 같다. 곡은 성토요일 그레고리오 성가처럼 길고 아름다운 선율을 여러번 반복한다. 노래중 사제는 성서를 높이 들고  독서대로 천천히 이동한다. 한국은 제대에서 복음을 낭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행열노래의 의미보다 복음 환호 의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알렐루야가 행열노래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어서 복음 낭독후 성가대가 "하느님 찬미합니다" 하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반주 없이 노래한다. 그러니까 제1독서, 제2독서 및 복음 후에 찬미노래를 다 한다. 복음 내용을 알아들을 수 는 없으나 하느님을 "시뇨레", 예수를 "제수" 라고 하는 것만 귀에 들어온다.  

 

봉헌송

 

봉헌 행열은 한국식이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지에서도 모두 헌금통을 돌리거나 잠자리채같은 자루를 든 사람이 거둬간다. 여기서는 큰 깡통같은 컵을 헌금위원이 돌리고 그 동안  성가대와 오르간이 연주. 여기서도 오르간 독주(즉흥연주인 듯)가 있다.

 

신경

 

라틴어 노래로 한다. 오르간 반주와 연주가 따른다.

 

성체성가

 

성가대가 먼저 영성체하고 오르간 독주가 있다. 성가대원들은 여유있게 다음 특송을 준비한다. 사제 6명이 성체를 분배하는 데도 시간이 제법 걸린다. 그 사이 성가대가 다성음악(모테트)를 연주 한다. 성가대원 45명이 적은 수는 아니로되 워낙 공간이 큰 성당이라 그런지 볼룸감이 적고 썩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부르는 것 같다는 표현이 결례가 아닐지 모르겠다.

 

파견성가

 

우리와 같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를 그레고리오 성가로 노래하고 회중이 아멘으로 받는다. 이 노래는 기리에 (천사미사곡 제8번) 선율에 붙인 가사인데 웬만한 그레고리오 성가 책에 악보가 있다.   

 

맺으며

 

성서의 내용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사랑" 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느낀 소감을 요약하라면 나는 "오르간, 그레고리오 성가, 라틴어" 이렇게 3마디 단어이다. 그만큼 중요하다. 라틴어와 그레고리오 성가가 한국에서 더 이상 외국 노래, 외국어로 소외당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이후 잘 못 이해된 이 문제는 우리들이 고쳐나아가야 한다고 느꼈다. 세계속에서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의 모습을 본다.

 

[밀라노 두오모에서 일행(21명)이 단체로 주일 교중미사에 참여한 것은 순전히 나의 주장 때문이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고 그 대신 다른 곳(예를 들면 스칼라 좌)을 못 보아 (저를)원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미사의 은총과 특히 밀라노 두오모에서의 이 장엄하고 거룩한 미사의 신비를 함께 느끼면 촣 좋겠다는 마음이다. 이 모습을 짧은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절감하며.....]

 

대구에서 김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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