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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메시아 감상(14)]제45-48곡(제3부)
작성자이봉섭 쪽지 캡슐 작성일2001-12-20 조회수3,656 추천수3

[메시아 감상(14)] 제 45곡-제 48곡 (제 3부)

 

[이 글은 제가 1995년 6월에 저희 성가대원들을 위해 썼던 메시아 감상 도움글을 수정하고 악보를 추가한 것입니다. 참고로 메시아의 nwc 악보는 http://www.vadu.com/nwc/messiah.html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http://www.cdnow.com을 검색하면 여러 연주의 샘플도 들을 수 있습니다.]

 

 

No. 45 Air : I know that my Redeemer liveth

        아리아 : 나는 믿는다, 나의 변호인이 살아 있음을

 

   제 3부는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심으로 해서 온 인류에게 열린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묵상하며, 그에 대한 희망과 우리의 결심, 찬미를 노래하는 부분입니다.

 

I know that my Redeemer liveth, and that he shall stand at the latter day upon the earth: and though worms destroy this body, yet in my flesh shall I see God.

Job XIX, 25, 26

 

For now is Christ risen from the dead, the first fruits of them that sleep.

I Corinthians XV, 20

나는 믿는다, 나의 변호인이 살아 있음을!

나의 후견인이 마침내 땅 위에 나타나리라.

나의 살갗이 뭉그러져 이 살이 질크러진 후에라도 나는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

욥 19, 25, 26 <공동번역>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로부터 잠든 이들의 맏물로 일으켜지셨습니다.

Ⅰ고린토 15, 20 <200주년>

 

   이 노래의 가사 앞부분은 욥기에서 따 온 것입니다. 욥은 의롭게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가정과 재산을 잃고 몸 전체에 심한 부스럼까지 나서 극도의 고통을 당합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하느님을 욕하지 않았고, 결국 불행을 견뎌 내고서 이전보다 더한 행복을 받아 누리게 됩니다. 이 가사는 욥이 그 불행 중에서 말한 것입니다. "나는 믿는다, 나의 변호인(구제해 주는 사람)이 살아 있음을!... 나는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

   여기에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로부터 잠든 이들의 맏물로 일으켜지셨습니다"라는 바오로 사도의 서간 내용이 절묘하게 결합합니다. "잠든 이들의 맏물"이라는 표현은, 맏물이 있으면 그 다음에 다른 소출이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부활 다음에는 그리스도 안에 죽은 이들의 부활이 따르리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해서 이 노래는 고난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따라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마음을 정하는 우리의 노래가 됩니다.

 

[악보 53]

 

   Larghetto, E장조로 차분하게 시작됩니다(악보 53). 차분하지만 소프라노의 밝은 음색과 함께 믿음에 찬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For now is Christ risen"에서는 고음으로 진행하면서 커져서 그 기쁨과 확신을 나타냅니다(악보 54).

 

[악보 54]

 

 

No. 46 Chorus : Since by man came death

        합창 :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음이 왔으니

 

Since by man came death, by man came also the resurrection of the dead. For as in Adam we all die, even so in Christ shall all be made alive.

I Corinthians XV, 21, 22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음이 왔으니 역시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은 이들의 부활도 옵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이가 죽듯이, 그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이가 살려질 것입니다.

I 고린토 15, 21, 22 <200주년>

 

   앞의 고린토 전서 구절이 계속 이어집니다. 오르간이 화음을 눌러 주면 무반주로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음이 왔으니"를 매우 느리게(Grave) 노래합니다. 갑자기 오케스트라의 강한 화음이 울리고 전체가 크고 빠르게 "역시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은 이들의 부활도 옵니다"를 노래합니다(악보 55). 이어 다시 반주 없이 느리고 작게 "아담 안에서 모든 이가 죽듯이"를 노래하면, 다시 웅장한 반주와 함께 크고 빠르게 "그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이가 살려질 것입니다"를 노래합니다. 대조적인 내용을 나란히 놓은 가사에 맞게, 그라베와 알레그로, 피아노와 포르테, 그리고 무반주와 오케스트라 반주의 대조가 대단히 뚜렷합니다.

 

[악보 55]

 

   한편 이런 대조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인지, 느린 부분은 각 파트별로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씩만 부르게 하고 빠른 부분은 전체 합창이 부르게 하는 것이 관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J. M. Coopersmith의 에디션에 따르면 이 관습이 정당화될 근거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No. 47 Recitative, accompanied : Behold, I tell you a mystery

        레시타티브 : 보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신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No. 48 Air : The trumpet shall sound

        아리아 : 나팔소리가 나고

 

(No. 47)

Behold, I tell you a mystery : we shall not all sleep, but we shall all be changed in a moment, in the twinkling of an eye, at the last trumpet.

Ⅰ Corinthians XV, 51, 52

 

(No. 48)

The trumpet shall sound, and the dead shall be raised incorruptible, and we shall be changed.

For this corruptible must put on incorruption, and this mortal must put on immortality.

Ⅰ Corinthians XV, 52, 53

(No. 47)

보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신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다 잠들지는 않겠지만 모두 변화는 할 것입니다. 순식간에, 눈 깜빡할 사이에, 마지막 나팔소리에 모두 변화할 것입니다.

Ⅰ고린토 15, 51, 52 <200주년>

 

(No. 48)

사실 나팔소리가 나고 죽은 이들이 썩지 않는 이들로 일으켜질 것이고 우리도 변화할 것입니다.

썩을 이 몸이 불멸을 입어야 하고 죽을 이 몸이 불사를 입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Ⅰ고린토 15, 52, 53 <200주년>

 

   궁극적인 부활과 영생을 말하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모두 변화할 것이다, 나팔소리가 나고 죽은 이들이 일으켜질 것이다, 죽을 이 몸이 불사(不死)를 입어야 한다... 역시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15장에서 인용한 것으로, 이 부분은 제 51곡 합창에까지 계속하여 인용됩니다.

 

[악보 56]

 

   레시타티브 "Behold, I tell you a mystery"에서 베이스는 반주와 함께 가사 그대로 대단히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신비란 하느님의 숨은 구원계획에 관한 비밀스러운 지식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in a moment"에서부터는 현악기가 마치 팡파르처럼 연주됩니다(악보 56).

 

[악보 57]

 

   찬란한 독주 트럼펫에 이어 베이스의 아리아 "나팔소리가 나고"가 시작됩니다. 트럼펫 독주와 함께 베이스의 노래 또한 나팔의 울림 같습니다(악보 57). "나팔소리"는 하느님의 계획, 특히 하느님의 종말론적 행위를 장엄하게 알리는 상징이라 합니다. 이런 화려한 노래가 "we shall be changed"에까지 이어집니다.

 

[악보 58]

 

   다음의 "썩을 이 몸이 불멸을 입어야 하고 죽을 이 몸이 불사를 입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는 부분은 A-B-A의 구조에서 B에 해당합니다. 트럼펫이 잠시 쉬고,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진리를 전달합니다. 이 부분의 핵심어라고 할 "immortality(불사)"의 ’tal-’은 매우 긴 멜리스마(한 음절에 붙은 여러 음들)로 강조되어 있어서, 이 한 단어가 제 185마디에서 194마디(악보 58), 그리고 199마디에서 209마디까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 다시 처음의 A부분으로 돌아갑니다. 원래는 보통의 da capo였으나 후에 헨델이 dal segno(달 세뇨, D.S.)를 써서 전주는 반복하지 않게 했습니다. 트럼펫과 함께 다시 화려한 노래가 울립니다.

   사실 위에 나타낸 B 부분의 가사인 "For this corruptible must put on incorruption, and this mortal must put on immortality"라는 구절은 노래하기에 좋은 것은 아니어서, 헨델이 음악을 붙이기에 가장 쉽지 않았던 가사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특히 "incorruptible(in-cor-rup-ti-ble 또는 in-cor-rupt-i-ble)"이라는 단어의 경우 세 번째 음절(rup-)에 악센트가 있는데, 헨델은 악보 59의 아래쪽에 보인 것처럼 네 번째 음절에 강박자가 오도록 배치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가사의 악센트가 강박자 또는 높은 음에 오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지금 나오는 대부분의 에디션들은 악센트와 강박자가 일치하도록 악보 59의 위쪽 악보와 같이 고쳐져 있고, 연주도 대부분 그렇게 합니다만, 제 귀에는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세 음절이 반박자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좀 불편하게 들렸습니다. 호그우드의 연주와 패롯의 연주에서 원래 헨델의 잘못된(?) 악센트 배치를 그대로 사용한 것을 들었을 때, 적어도 가사 문제를 빼고 생각한다면 음악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더군요. 악센트에 맞는 위쪽 악보처럼 가사를 붙이면서 rup-을 붙점으로 처리한 연주들도 있는데(가디너판 등), 그런 고민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악보 59]

 

   개인적으로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금 힘찬 노래에서 오히려 힘을 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낀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여러 연주들에서는 이 노래가 가수의 힘 자랑인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람 목소리가 한없이 클 수도 없고 그렇다 해도 단조로워지기 쉬우니, 필요한 데서 알맞게 힘을 빼는 것이 강조할 부분을 상대적으로 더욱 강조할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특히 호그우드판(베이스 David Thomas)의 경우 그런 강약 조절과 악센트, 악절, 적절한 장식음 등이 이 노래를 더욱 다채로운 희망의 노래로 만들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더욱 단조로워지기 쉬운 B 부분에서 매우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같은 가수가 패롯판에서도 연주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A 부분으로 돌아온 이후에 나름대로의 변화와 장식을 훨씬 많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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