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주님께 찬미 노래를8: 세인트 에프렘 앙상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8 조회수3,284 추천수0

주님께 찬미 노래를 (8) 세인트 에프렘 앙상블


전례 풍요롭게 하는 바로크 성가 지향



지난 2011년 5월 중산성당 마당에 모여 함께한 세인트 에프렘 앙상블 단원들.


인간의 목소리, 곧 노래 위주였던 시대에 '악기'가 등장한다. 그저 반주에 불과했던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와 감정 간 조화를 꾀하며 17세기 초 150년간의 화려한 바로크 음악 시대를 연다. 오페라와 관현악의 눈부신 발달과 함께였다. 교회의 '전례음악' 또한 만개한다.

새해 벽두, 7일에도 '세인트 에프렘 앙상블(St. Ephrem Ensemble)'은 바로크 음악에 심취해 있다. 올 6월 정기연주회 때 연주할 헨델의 '대관식 찬가(Coronation Anthems)'와 팔레스트리나의 모테트 '임하소서 성령이여(Veni Creator Spiritus)' 등이 이날 연습곡이다. 곡만 봐도 눈치를 챌 수 있을 터다. 무반주 다성음악, 곧 폴리포니(Polyphony)와 바로크 음악을 추구하는 연주단체라는 정체성 말이다.

의정부교구를 중심으로 설립된 지 이제 겨우 6년 차를 맞는 신생 앙상블이지만, 이미 폴리포니 앙상블이나 아마뚜스 합창단, 오라토리오 싱어즈 같은 전통 있는 합창단에서 활동하던 단원들이 대다수여서 실력은 이미 수준급이다.

'바로크 성가 전문연주단체'답게 성부별 조화 또한 예사롭지 않다. 전통적 교회음악의 흐름을 계승하겠다는 정신으로 성가에 한껏 몰입한다. 특히 무반주로 부르는 다성음악은 요즘 일반 성가대들이 소화하기엔 난해해 '열정이 없다면' 연습도 어렵다. 심지어 4성부 시작 시점이 제각각인 경우도 있고, 서로 다른 노랫말로 노래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다성음악 선법과 현대 조성음악의 뿌리인 바로크 음악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

폴리포니 앙상블에서 카운터테너로 활약했던 지휘자 김재홍(마르코, 53)씨의 말을 들어봤다.

"교회음악 전문 합창단으로 시작했지만, 진정으로 하고 싶은 건 '연주회용' 교회음악이 아닙니다. 전례용 교회음악, 곧 실제 미사에 사용하는 음악을 '정말' '제대로' 구현함으로써 전례 자체를 풍요롭게 하는 음악을 추구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그래서 세인트 에프렘 앙상블은 그간 2회에 그친 정기연주회보다 연간 4~5회 정도 참여하는 '성음악 미사'에 주력하고 있고, 초청 연주도 갖곤 한다. 교구 사제서품식이나 교구장 착좌식 등에 본당 성가대들과 연합성가대를 이뤄 꼭 함께하는 것도 그런 취지에서다. 27명에 이르는 단원들도 이에 공감하기에 매주 화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중산성당에 모여 연습에 몰입하면서 이문근 신부의 가톨릭성가 325번 등 미사곡 연습에 열중한다. 최근엔 오는 2월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 선종 5주기를 기리고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을 기원할 음악회 준비로 분주하다.

개신교 집사이면서도 세인트 에프렘 앙상블에서 활약하는 오규희(51)씨는 "개신교회에는 라틴어 노래가 없는데 비해 가톨릭음악은 다 라틴어로 하니까 처음엔 발음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하나하나 해설을 듣고 음악을 이해하며 부르니 이렇게 깊이 있는 교회음악이 또 있을까 싶다"며 "특히 찬송가가 성량껏 목소리를 내지르는 반면에 가톨릭 성가는 절제의 미학이 담겨 있어 아름답다"고 귀띔한다.

천선희(가타리나, 53)씨도 "개인적으로 무반주 다성음악은 연습하면 연습할수록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며 "그래서 다성음악을 듣는 분들은 처음 듣는 성가인데도 감동을 받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세인트 에프렘 앙상블의 특징은 가족적 분위기다. 설립 당시부터 부부들이 많이 모여 지휘자 김재홍ㆍ전혜숙(모니카, 52)씨 부부 등 네 부부나 되고, 다들 형제자매처럼 지낸다. 그렇지만 연습이 끝나도 그 흔한 술자리 한 번 없다.

함형성(살레시오, 53) 단장은 "합창단은 흔히 개성 있는 분들이 많이 모이게 돼 반목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데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하느님 찬미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장차는 교구 전례음악 저변을 다지고 초석이 됨으로써 의정부교구 합창단의 '밀알'이 되도록 잘 가꿔 후배들한테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4년 1월 19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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