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성가대의 경우에는 많은 악보들을 불법복사해서 쓰고있습니다.

처음에는 1년에 한 번 있는 정기연주회에 쓸 악보들은

여러 곳에서 골라서 복사한 뒤 제본하고,

나머지 악보들은 복사하여 각자의 화일에 챙겨넣는 방법을 쓰다가

요즈음에는 1년 단위로

정기연주회에 쓸 악보와 여러가지 행사에 쓸 곡들을 미리 선곡해놓고

그 악보들을 복사한 뒤 제본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미리 생각치 못했던 행사에 쓸 곡들은 그때그때 복사해서 주고,

그런 복사물들은 개인 화일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좋은 점은 책을 여러권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매번 다음주에는 무슨 책을 가지고 오세요 라고 주지시킬 필요도 없고,

단원들도 특별히 신경쓸 필요도 없죠.

저희는 주로 스프링으로 제본해오고 있는데,

스프링으로 되어있으니 책보다는 넘기기가 편하긴 하더군요.

복사는 성당 사무실에서 약간의 돈(복사집보다는 쌉니다.)을 내고 하거나,

소량일 경우에는 무료로 하고,

제본은 제본해주는 가게에서 돈내고 하고 있습니다.

제본된 악보들은 성당 예산 + 개인 부담 혹은 개인 부담하고 있습니다.

개인부담이라 함은 각자 돈을 내고 사는 것을 말하죠..

그리고, 돈을 안내면 악보를 주지 않습니다.

악보를 안가져 왔거나 하는 경우에는 새 악보를 빌려다가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로 바로 그날 돌려줘야 하구요.

빌려준 악보를 모두다 돌려받은 뒤에 마침기도를 합니다.

또한, 만약 조금이라도 훼손된다면 그 악보를 구입해야 하구요.

게다가 제때 구입하지 않는 단원은 더 비싸게 팔기도 합니다.

(불법복사하는 주제에 돈관리는 899번글의 성가대보다 더 철저히 하는 듯...후훗)

저희는 엄격히 보면 돈 문제도 문제지만 이용, 관리상의 편리함도 있기에

복사, 제본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용면을 따져보자면,

복사해봤자 원본 구입비보다 한 부당 1~2천원 절약에 불과하겠지만,

비율로 본다면 적은 비율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치 샤프심 200원짜리를 100원에 팔면 불티나게 팔리듯이 말입니다.)

복사하는 것이 출판사에서 구입하는 것의 10%안쪽의 약간의 비용절감이라면

모르겠지만 대체로 20~50%정도의 비용절감효과가 있으므로 복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성당에서 악보구입비가 전액 지원된다면 그래도 좀 덜하겠지만,

개인부담일 경우에는 특별한 수입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부담되기도 하구요.

(신림동의 소득수준도 원인이 되겠지만요.)

우리도 가난한데 악보사까지 신경쓰기엔 좀 무리인 듯 싶습니다.

성당은 최소한 성가대의 악보구입비는 책임져주고,

악보사는 더 싼 악보를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쭉 보면 성가대의 예산부족이 자주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예산이 관심도의 한 척도가 되겠지만

이 게시판의 특성상 성가대의 입장이 주로 나타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