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교리상식] 교회의 네 가지 특성 “교회가 무엇입니까?”, “교회는 하나이요 거룩하고 공번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가톨릭교회입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친구들과 공소에 모여 졸아가면서 외었던 문답식 교리내용들 중의 한 대목이다. 무슨 뜻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판공성사 표를 받기 위해서 무작정 외었었지만, 그렇게 했던 경험들이 5년간의 군대생활 그리고 신학교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니케아-콘스탄티노플리스 신경에서도 우리는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믿나이다.”라고 고백하는데 이 네 가지 속성은 우리 교회의 특성을 잘 드러내 준다. 1. 교회는 하나이다. 교회는 그 기원상 하나일 수밖에 없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세우셨기 때문에 하나이다. 지난 2월호에서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몸(신비체)이라고 설명했다.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이라면 하느님은 한분이시기에 하나의 교회이고, 교회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이라면 당연히 교회도 하나여야 한다. 교회의 일치의 원리이신 성령으로 보아서도 교회는 하나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불러 모으시고 키워주시고 거룩하게 만들어 주시기에 교회는 하나이다. 교회가 하나라면 동방정교회, 성공회, 루터교, 칼빈교 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비록 이들이 가톨릭교회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지는 못하지만 이 공동체들 안에도 많은 성화와 진리의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 선물은 그리스도로부터 오고 갈라진 교회의 구성원들도 세례로써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형제로 인정해야 한다. 2. 교회는 거룩하다. 교회가 거룩하다는 것은 하느님 때문에 거룩하다. 하느님께서는 스스로 거룩하시고 모든 거룩함의 원천이시다. 하느님께 속한 모든 것들은 거룩하다. 주일은 하느님의 날이기 때문에 거룩하고, 하느님의 집은 성전이 되고, 하느님께 속한 사람은 성인이라고 한 적이 있다.(2010년 4월호 참조) 교회의 기원이 하느님이시므로 교회는 당연히 거룩하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교회의 성사와 전례들을 통하여 그 구성원들을 성화시키니 거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는 지상에서 순례하는 교회이기에 성인들만의 교회는 아니다. 교회는 그 구성원으로 볼 때 죄인들을 포함하고 있다. 죄는 미워하지만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듯이 교회도 죄는 거부하지만 죄인은 맞아 들인다. 교회의 기원과 인간을 성화시키는 측면에서는 교회가 성스럽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구성원으로 볼 때 교회는 항상 정화되어야 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헌장도 “그리스도는 거룩하시고 무죄하시고 죄를 모르시며 다만 백성의 죄를 속죄하기 위하여 오셨지만, 교회는 그 품 안에 죄인을 품고 있으므로 성스러운 동시에 항상 정화되어야 하며, 회개와 쇄신을 끊임없이 계속하는 것이다.”(교회헌장 8항)라고 하였다. 3. 교회는 보편되다. 가톨릭(Catholic)이란 말은 ‘보편적, 공번된, 일반적, 전체적’ 등의 뜻을 지닌다. 가톨릭교회는 모든 시대, 모든 장소, 모든 사람을 위한 교회이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곳에 가톨릭교회가 있다.”고 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장소와 시대를 초월하신다.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19-20)고 하셨다. 그러므로 교회는 특정한 사람들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4. 교회는 사도로부터 이어 온다.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이라고 번역된 원래 말은 ‘사도적(apostolica)’이다. 교회가 사도적이라는 말은 세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우선 교회는 사도들 위에 세워졌고, 둘째로 교회는 사도들이 가르치고 전한 신앙의 유산을 보존하고 전하며, 셋째로 교회는 사도들의 후계자들을 통하여 다스려지므로 사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중에 열둘을 뽑아 베드로를 단장으로 하는 사도단을 구성하셨고, 이들 위에 교회를 세우셨다. 원래 사도라는 말은 ‘파견된 자(使徒, apostolos)’라는 뜻으로, 파견을 받은 사도들은 자신을 파견한 예수님의 의도대로 예수님을 대신하여 복음을 전파하고 사람들을 가르치고 교회를 키워 나갔다. 그리고 이 일은 자신들의 후계자들을 통해서도 계속되었고 이들의 후계자들이 바로 주교이다. 우리 교구의 주교님을 안수하신 분을 거슬러 올라가면 사도들 중의 한 분을 만날 것이고 더 나아가 예수님을 만날 수가 있다.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적인 속성을 가진 교회 안에 내가 속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실로 어마어마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월간빛, 2011년 3월호, 하창호 가브리엘 신부(제5대리구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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