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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이야기5: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08 조회수4,419 추천수0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 (5)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잘못마저 좋은 길로 이끄시니

 

 

아브라함의 하느님은 어느 장소나 특정한 일에 붙잡혀 있는 붙박이 신이 아니라 인간이 있는 곳이면, 인간이 부르짖으면 어디서나 만나주시는 분이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만난 체험은 창세기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창세기 12장에 아브람이 하느님 부르심을 받고 고향을 떠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리라"(창세 12,1-2).

 

아브람은 75살 나이에 고향 우르 지방 하란을 떠난다. 그는 많은 재산이 있었지만 재산을 물려줄 자식이 없어 유언을 쓰고, 자신과 아내가 묻힐 묘지를 샀다. 언뜻 잠이 들었는데 하느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곧 멋진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나를 믿느냐? 그렇다면 떠나라. 내가 너를 위해 멋진 계획을 세웠다."

 

꿈에서 깨어난 그는 동생 하란의 아들 롯, 조카 롯을 데리고 아내 사라이와 함께 낯선 가나안 땅을 향해 떠났다.

 

가나안 땅에 기근이 들자 아브람은 이집트로 갔다. 그런데 이집트 파라오 대신들이 아브람 아내 사라이에게 눈독을 들인다. 아브람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사라이를 누이라고 속여 파라오가 데려가는 것을 허락한다. 파라오는 아브람에게 잘해준다. 그는 양과 소, 나귀, 낙타, 남종, 여종도 얻게 됐다. 그런데 하느님은 파라오에게 큰 재앙을 내렸다. 아브람은 아내 사라이도 찾아 돌아올 수 있었다(창세 12,10-20). 아브람은 비겁했지만 하느님의 도움으로 아내도 찾고 재산도 얻었다.

 

하느님은 아브람과 계약을 맺기 위해 환시 중에 나타난다. 아브람이 99살 때였다.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매우 큰 상을 받을 것이다…. 하늘의 별들을 쳐다 보아라. 너의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너의 아내 사라이를 더 이상 사라이라 부르지 마라. 사라가 그의 이름이다. 사라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것이다."

 

아브라함이 마므레의 참나무 아래 있을 때, 하느님은 세 사람의 나그네 모습으로 나타나신다. 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한 그에게 하느님은 아들 이사악의 탄생을 약속한다. 아브라함은 아흔아홉 살이 넘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소돔과 고모라 멸망에 관한 계획을 알려준다. 이때 유명한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흥정이 벌어진다.

 

"진정 의인을 죄인과 함께 쓸어버리시렵니까? 혹시 그 성읍 안에 의인이 쉰 명 있다면, 그래도 쓸어버리시렵니까?…."

 

"소돔 성읍 안에서 내가 의인 쉰 명을 찾을 수 있다면, 그들을 보아서 그곳 전체를 용서해주겠다."

 

아브라함이 다시 말한다. "혹시 쉰 명에서 다섯 명이 모자란다면, 그 다섯 명 때문에 온 성읍을 파멸시키시렵니까?" 그러자 그분이 말씀하신다. "그 열 명을 보아서라도 내가 파멸시키지 않겠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 이사악의 아들 야곱까지도 보살펴준다. 야곱이 하느님을 체험한 이야기도 창세기에 잘 나타난다.

 

형 에사우의 장자권과 축복을 가로챈 야곱이 멀리 도망가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한다. 하느님 도우심으로 재산도 얻고, 14년간 삼촌 일을 거들면서 삼촌의 두 딸, 라헬과 레아를 아내로 얻게 된다.

 

우리는 베텔에서 야곱이 꾼 꿈을 잘 안다.하늘에 닿아 있는 층계로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내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며, 이사악의 하느님인 주인이다. 나는 네가 누워 있는 이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겠다. 네 후손은 땅의 먼지처럼 많아지고 너는 서쪽과 동쪽,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두 아내와 12명 자녀와 재산을 얻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야곱이 다시 하느님을 만난다. 아내 라헬은 자신의 아버지 집에서 수호신을 훔쳐다 숨겼다. 라반은 샅샅이 뒤졌으나 찾아내지 못한다. 야곱은 삼촌 라반에게 호된 질책을 한다.

 

"제 아버지의 하느님,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두려우신 분께서 제 편이 되어주지 않으셨다면, 장인 어른께서는 저를 틀림없이 빈손으로 보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의 고통과 제 손의 고생을 보시고 어젯밤에 시비를 가려주신 것입니다"(창세 31,42).

 

그러나 시련은 다시 찾아온다. 형에게서 장자권과 아버지 축복을 가로챈 자신이 형 에사우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고민을 창세기는 하느님과 씨름으로 묘사한다. 하느님은 야곱에게 말한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야곱이 이름을 여쭸지만 그는 '내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물어보느냐?'하고 야곱에게 복을 내려줬다.

 

그후 이스라엘의 후손 70여 명은 대기근으로 말미암아 이집트로 가게 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은 그들을 위해 요셉이라는 야곱의 아들을 이집트로 팔려가게 만든다. 요셉은 꿈 때문에 형제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그렇지만 꿈 때문에 그는 이집트 재상이 된다. 대기근으로 먹을 것이 없는 아버지와 형제들을 이집트에서 먹고 살 수 있게 한다. 형들의 미움으로 요셉을 잃었을 때 야곱은 한없이 슬펐다. 그러나 하느님은 대기근에도 굶지 않게 했다. 새옹지마 역사를 보게 된다.

 

여기서 하느님은 우리가 잘못한 것조차 좋은 일로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보게 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을 보면서 이스라엘이 어려울 때마다 돌봐주시는 수호신 모습으로 이스라엘 선조들이 체험한 하느님을 보게 된다. 아브라함이 생각한 하느님 구원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구원의 개념과 다르다. 아브라함 시대의 구원은 거창하지 않다. 무병장수하고 자손들이 번창하고, 가축을 돌볼 수 있는 땅이 있으면 그것이 바로 구원이었다.

 

[평화신문, 2011년 7월 3일, 정리=이지혜 기자]

 

※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는 평화방송 라디오(FM 105.3㎒)에서 매 주일 오후 6시 5분에 방송되며, 평화방송TV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8시(본방송)에 이어 수요일 새벽 4시와 저녁 9시, 금요일 오후 4시, 주일 오후 6시에 재방송된다. 인터넷 다시 보기 www.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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