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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미있는 가톨릭교리17: 믿음의 여인, 성모 마리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4 조회수2,904 추천수0

[재미있는 가톨릭교리] (17) 믿음의 여인, 성모 마리아 I


하느님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프라 안젤리코가 그린 '수태고지'.(1440년경, 피렌체 산마르코박물관 소장)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서 성모 마리아의 삶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을 성경 말씀과 교회 전승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성경 가르침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구원하고자 당신 외아들을 인간으로 출생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한 여인을 선택하셨다. 마리아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그분 말씀에 대한 순명으로 하느님의 인류 구원사업에 협력키로 결정하셨다. 예수님 출생 이야기에서 우리는 인간 구원을 향한 하느님의 주도적 행위와 마리아의 도구적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마리아는 하느님 뜻을 받아들이고 이에 응답함으로써 온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 메시아, 예수님 어머니가 되셨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자 마리아는 예수님께 알렸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하고 대답하셨지만, 마리아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하고 일러주면서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을 준비하셨다. 마리아가 일꾼들에게 당부한 말씀은 예수님 뜻을 무시하거나 자신의 뜻을 강요하기 위함이 아니라 예수님 뜻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면서 예수님 영광을 준비하고, 제자들 믿음을 더욱 일깨워줄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마리아와 형제들은 예수님이 군중과 말씀하고 계실 때 밖에 서서 사람을 시켜 예수님을 불렀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 마리아와 형제들과 누이들이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군중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 12,48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50)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반문과 대답은 혈연 관계보다 영적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참 가족은 혈연 관계가 아니라 하느님 뜻을 따르고 실행하는 삶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그분 곁에 서 계시면서 예수님 수난과 고통, 죽음의 여정에 함께하셨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마리아를 사랑하는 제자의 어머니로, 사랑하는 제자를 어머니의 아들로 세우셨다.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다음부터 사랑하는 제자 집에 머무셨다.

 

예수님께서 특히 애제자에게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도록 당부하신 내용은 제자들을 통해 신앙을 갖게 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시는 요청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마리아를 예수님의 어머니로서 공경할 뿐 아니라 제자들 공동체인 교회의 어머니로서 공경한다.

 

 

교회 가르침

 

교회는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특별하신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잉태되신 첫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았고, 죽기까지 죄를 범하지 않는 강복을 누리셨다고 고백한다. 이는 마리아가 처녀로 예수님을 잉태했다는 것을 말하지 않고 마리아가 영원한 하느님 계획에 따라 원죄 없이 태어나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는 마리아의 평생 동정성을 고백한다. 마리아는 예수님을 낳기 전에도, 낳을 때에도, 낳은 후에도 항상 동정을 지키신 평생 동정녀라는 것이다. 마리아의 평생 동정성에 대한 교의는 마리아께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동정녀 몸으로 예수님을 출산했다는 교의에 기초한 것이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 7,14)하는 성경 말씀처럼 마리아는 성령께서 내려 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을 받아 동정녀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셨다.

 

교회는 마리아가 지상 생활을 마치고 하늘에 오르셨다고 고백한다. 이를 몽소승천(夢召昇天)이라고도 한다. 몽소승천이란 마리아가 하느님 부르심으로 하늘에 들어 올림을 받은 것, 곧 영원한 생명의 영광에 가장 먼저 참여하게 된 것을 가리킨다.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과 마리아의 승천에는 구별돼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하늘에 오르셨지만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에서 비롯된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승천하셨다는 사실이다. 마리아의 승천으로 우리 모두는 승천의 영광을 희망하게 됐다.

 

교회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천주의 모친'으로 고백하고 공경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한 인성과 신성을 갖춘 참 인간이며 참 하느님으로 고백하기에, 참 인간이며 참 하느님인 예수 그리스도를 낳은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 하느님의 모친, 천주의 모친으로 고백하고 공경하는 것이다.

 

[평화신문, 2011년 10월 9일, 제공=서울대교구 사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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