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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13: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조종하는 뉴스 미디어 현상 (2)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5 조회수2,175 추천수0
[박동호 신부의 생생 사회교리] (13)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조종하는 뉴스 미디어 현상 (2)

이해관계 덫에 걸린 언론보도


"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 가운데 특별히 주목하여야 하는 것은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들이 조종하고 있는 뉴스 미디어 현상이다. 이런 현상에 통치행위와 재정과 정보기관들의 유착까지 더해지면 이는 전체 민주주의 제도에 위험한 결과를 미친다."(「간추린 사회교리」 414항)

우리가 만나는 그 많은 정보들은 과연 진실일까? 우리는 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고 있을까?
 

정보와 민주주의

가끔 언론보도와 관련하여 정보공개 여부를 놓고 시민의 알 권리가 논란의 주제로 떠오른다. 흔히 시민의 알권리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알릴 것과 알리지 말 것을 누가 정할까.
 
언론매체를 포함하여 이해관계에 놓여있는 이들이 그것을 정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그들이 알리고 싶은 것을 전하면서 시민의 알권리라고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을 은폐하며 국민이 알 수 없게 하는 것은 아닌가 또는 시민의 알 권리 기준을 자기들 이해관계에 두는 것은 아닌가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언론이 알리고 싶은 것을 전하면서 사실을 전하기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적절하게 버무리거나 국민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비판력이 부족한 정보 소비자로 길들일 수도 있다. 이는 우리 대중매체 역사를 살펴보면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 우리에게 언론분야 전문가나 시민 대다수가 변함없이 인정하는 정론의 대중매체가 있는지도 자신하기 어렵다. 언론 장악과 언론 독립이 여전히 회자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교회는 '정보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가르치는데 그 내용이 우리 현실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려 마음이 아프다.

"정보는 민주적 참여를 위한 주요한 도구 가운데 하나이다. 정치 공동체의 상황과 사실들, 제시된 문제 해결책을 모르고서는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간추린 사회교리」 414항)
 

진실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

우리 언론이 소개하는 경제상황과 사실들, 그리고 제시된 문제 해결책을 예로 들어보자.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된 것은 FTA다. 그런데 방송들과 '○○일보'가 전하는 것과 '○○신문'이 전하는 것은 그 내용의 진실 여부를 떠나 너무나 다르다. 지나치게 단순한 표현이지만 정답과 오답이 양립하는 형국이다.
 
한쪽에서는 FTA를 우리 경제의 구세주처럼 미화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다수 시민에게 재앙이라고 걱정한다. 대중매체가 하나의 사물을 놓고 이렇게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데올로기, 이익 추구, 정치적 통제, 집단 간의 알력, 기타 사회악 때문"(「간추린 사회교리」416항)이 아닐까.

우리 사회는 이데올로기로 한 몫을 챙기는 사람들이 꽤 많다. 언론의 산업화 역시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무슨 때가 되면 대중매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다. 그 중에도 가장 유치한 이데올로기 논란이 이른바 '색깔논쟁'이다.

물론 대중매체도 이데올로기의 덫에서 자유롭지 않다. 몇 십 년이 지나도 이 유치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대중매체의 정치적 통제 혹은 통제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몸부림은 우리 언론의 살아있는 역사다. 그리고 그 역사는 지금 이 시각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진실에 근거한 정보는 없는가?
 
새로운 형태의 매체가 등장했고 대중매체 관련 정책과 법이 제정되고 개정되었는데도 대다수 시민은 철저하게 수동적이다. 물론 "복잡한 사회생활 영역에서 정보와 의사소통을 위한 여려 형태의 도구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실질적인 다원주의를 보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시민이 대중매체 정책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충족되었는지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꽤 많다. 대중매체를 '돈벌이가 되는 사업'으로 보고 특정 집단을 위한 정책과 법이라고 비판한다.

물론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떤 매체는 침묵하고 어떤 매체는 비판한다. 역시 정답과 오답이 양립하는 셈이다. 진실과 자유와 정의와 연대의식에 근거한 정보를 받을 사회의 권리는 그렇게 무시당한다.
 
이는 "도덕적 가치들과 원리들은 대중매체에도 적용된다. 윤리 차원은 커뮤니케이션 내용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전달방법)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근본 구조나 제도 문제와도 관련된다. 여기에는 흔히 첨단기술과 제품의 분배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정책 문제(누가 정보를 많이 가지게 될 것이며 누가 적게 가지게 될 것인가)가 포함된다"(「간추린 사회교리」416항)는 교회의 가르침에 반한다.

[평화신문, 2012년 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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