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해설 35]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 승천
“하늘에서 내려온 분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요한 3,13) 하늘에서 내려와 땅 위에서 사명을 완료하셨으면 하늘로 복귀하는 것은 당연하다. 승천은 예수께서 지상과업을 완료하셨음을, 파스카 사건의 완결을 뜻한다. 예수님도 지상과제를 완수하고 나서는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간다.”(요한 16,28) 예수님은 당신의 귀환을 아버지께로 되돌아감으로 표현하셨다. 그래서 신경은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다”고 고백한다. ‘하늘’과 ‘성부 오른편’은 은유적 표현으로서 공간적 장소가 아니라 초월적 상태를 가리킨다.
공관 복음서는 각기 승천에 대한 보도로 끝을 맺는 데 반해 요한 복음서는 그에 대한 기록이 없다. 요한에게는 부활이 곧 현양이므로 승천을 따로 보도하지 않는다. 십자가 위에 매달림은 땅 위에 들어 높여짐이고 하늘에 계시는 성부와 가까워짐인 까닭에 십자가 사건과 부활 및 승천은 동시적 사건이다. 파스카 사건의 세 가지 측면이다. 반면 사도행전은 부활 후 40일 만에 예수님이 승천했다고 전한다. 그 기간 동안 부활하신 분은 “살아계심을 여러 가지 증거로 사도들에게 드러내셨고 여러 가지 증거로 나타나셨으며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주셨다.”(1,3) 40일간 주님은 현존과 발현 그리고 가르침을 통해 제자들을 선교의 사도로 훈련시키셨다. 이리하여 승천은 교회의 특유한 부활체험이 충분해졌음을, 성령에 힘입어 사도들이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러 떠날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가리킨다. 그런 뜻에서 복음서는 승천하는 예수님이 선교에 제자들을 파견하는 장면을 기술한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은 그들과 함께 일하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원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마르 6,20)
승천은 떠나감이지만 제자들을 방치하는 결별이 아니다. 육체적으로나 물리적으로는 떠나가셨으나 새로운 방식 곧 성령을 통하여 영적으로는 곁에 계시는 현존이다. 하늘로 오르시는 예수님이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사도 1,9) 성경에서 주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구름이 여기서는 승천이 새 방식의 현존임을 가리킨다.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도 현존에 대한 약속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승천과 더불어 예수님이 지상과제를 완료하셨으므로 그분을 대신해 교회가 사명과 권한을 이어받아 파견되어야 한다. 그분은 승천 직전에 제자들에게 권한과 더불어 사명을 부여하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세례를 주고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7-19) 성사를 집전하고 말씀을 가르치는 사명은 물론 사명에 반드시 필수적인 권한까지도 주셨다. 하늘과 땅의 권한 곧 당신이 구원을 위하여 아버지로부터 받은 ‘모든 권한’을 이양하면서 제자들을 파견하신다. 제자들에게 성령과 더불어 죄를 용서하는 사죄권을 주시면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고 선언하신다. ‘성부 오른편에 오르신’ 분은 ‘옥좌’에 등극하셨다. 성부와 동등한 주님으로 정체를 드러내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으신다. 오른편에 계시는 분은 온 우주를 지배하고 다스리는 승리자가 되신다. 창조주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되셨으므로 모든 피조물의 맏이 되시고, 부활하셨으므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맏이 되시며 “만물 가운데서 으뜸이 되신다.”(골로 1,15-18) 만물의 으뜸이며 지배자로 만물을 화해시키신다.(1,20) 모든 것을 일치시키려는 그분의 희망이 성취되었다.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 주님은 또한 “늘 사람들을 위하여 빌어주시는”(히브 7,25) 중개자이시다.
[2009년 1월 18일 연중 제2주일(일치주간) 가톨릭마산 8면, 최영철 알폰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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