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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리문답 해설 (4): 천지창조, 천사, 마귀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1999-04-08 조회수7,656 추천수1

제 3 장  천지창조, 천사, 마귀

 

 

  이제 3장부터는 하느님의 업적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3장에서는 천지의 창조와 천사와 마귀에 대한 요소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다루는 요소는 우리가 경험상으로 체득할 수는 없지만, 교회가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 삶의 뿌리를 그렇게 확립한 요소들입니다.

 

  첫째 내용은 천지 만물의 조성에 대한 것입니다. 처음에도 강조해 드리긴 했습니다만, 신앙에서 이야기하고 믿음의 내용을 말하는 내용과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쌍방은 서로 대립관계가 아니라, 보충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내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이라고 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없다고 우기는 것은 분명히 인간이 행하는 월권이라는 것이죠.

 

  과학에서는 이 지구가 생긴 기원을 45억 년 전 또는 50억 년 전 조그만 먼지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그런 먼지들이 어느 날인가 갑자기 혼자 있기 싫어서 무슨 전기적인 충격을 받아 하나씩 둘씩 뭉치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거기에 생명체가 생겨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세포하나가 두 개로, 물 속에 살던 것이 땅위로..... 하는 방법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인간이 만든 전파망원경인가요 천체 망원경인가요 하는 것을 가지고 우주의 한 귀퉁이를 촬영합니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 ’지금도 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과학에 의해서 설명하는 것은 필연성(必然性)이 없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적자생존(適者生存)’이나 ’용불용설(用不用說)’ 정도가 고작입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도 시간이 가면 또 타당성이 사라질지도 모를 이론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우주의 탄생이라는 것에 대하여 그러한 이론이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시대에 통용되는 물리학의 이론, ’상대성이론(相對性理論)’도 다음 세대에 가면 그 이론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과학을 무시한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의 이론에 의해서 발명된 앰프와 스피커, 그리고 마이크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이 예비자 교리를 시작할 때 언급했듯이, 인간을 얼마나 귀중한 존재(存在)로 볼 것인가 하는 차이입니다.  하느님이라고 하는 대상, 인간이 쉽게 접근할 수는 없지만, 지고(至高)의 존재로부터 나온 참으로 중요한 존재인가?  아니면, 인간의 생존과 쾌락을 위해서 지지고 볶고 함부로 다룰 수 있는 동물이라든가 그보다 못한 존재들에게서 시작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 존재로 발전했는가 하는 차이입니다.  과학과 종교, 실험에 의한 이해와 신앙을 대립적인 관계로 보느냐 아니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보는가에 대한 차이점입니다.  ’인간은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라는 차원’에서 저는 여러분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겉모습은 종교요 신앙이라는 모습으로 포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 3 장은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목에도 나와있는 것처럼, 세상 사물이 생기게 된 이야기와 천사와 마귀에 대한 것입니다.  순서에 따라서 한가지씩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천지의 조성에 대한 것입니다.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358-28. 천지 만물은 어떻게 생겼습니까? : <답>천지만물은 천주께서 당신의 전능으로 없는 가운데로조차 창조하시고 그 섭리하심으로 보전하시며 다스리십니다.

 

  이것은 엄청난 소리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눈으로 본 사실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우리는 믿음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믿음이라는 용어는 인간의 오관(五官)으로 감지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하여 인간이 겸손한 마음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보셨을 성서에는 창조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곳이 있습니다. 구약성서의 첫째 권인 ’창세기’가 그것입니다.  창세기는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책이고, 이스라엘이라고하는 특정한 민족이 하느님 야훼를 기억하며 그분에 대한 믿음의 고백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창세기에 보면, 창조에 대한 이야기는 두 가지입니다. 1,1-2,4ㄱ의 한가지와 2,4ㄴ-2,25의 2장 전체 내용이 그것입니다.  성서학자들이 말하는 바를 인용하면, 역사적으로는 뒤에 것이 더 오랜 역사를 갖는 것이라고 합니다.  앞에 시기보다 약 4-500년 안팎의 시기가 앞선 것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창조이야기는 첫 번째의 것보다 단순합니다.  진흙으로 남자를 만들고, 에덴 동산을 마련하셨으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나게 하시고, 동물들의 이름을 붙이는 아담, 마지막에는 자신의 짝이 나타났음을 보고 기뻐서 소리치는 아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학자들의 분류에 따르면, 기원 전 950년경에 작성된 문헌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에 비교해서, 처음에 나오는 창조이야기는 바빌론 유배시대라는 때를 배경으로 한답니다.  이스라엘보다 정치적인 입장에서 더 발전된 국가였고, 기원전 587년에 이스라엘 남쪽 국가를 멸망시킨 국가이기는 했지만, 그들이 신으로 믿고 받들어 섬기던 모든 것은 사실 하느님이 창조하시고 조성하신 사물의 한가지에 불과하다는 뜻을 담았다고 믿음을 고백하던 작성자들에 의해서 형성된 창조이야깁니다. 엄청난 힘이 있을 것 같은 태양과 커다란 물고기, 나무들 모두 하느님이 만드셨다는 믿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공경하는 ’당산(堂山)나무’도 아마 이런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합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내용, 교회의 신앙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저절로 세상이 생긴 것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느님이라고 하는, 인간이 쉽사리 이해하겠다고 덤비지 못할 분이 조성하신 것이 세상이라고 믿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어떤 생각을 가져왔건 그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저도 이렇게 말씀은 드리지만, 세상의 창조모습을 보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말씀드린 대로 받아들이고 삽니다.

 

  다음은 천사에 대한 내용입니다. 질문을 제가 일고, 함께 답을 읽는 방법으로 하겠습니다.

 

358-29. 천주께서 창조하신 만물 중에 가장 존귀한 것은 무엇입니까? : <답> 천주께서 창조하신 만물 중에 가장 존귀한 것은 천사와  사람입니다.

358-30. 천사는 무엇입니까? : <답> 천사는 지력과 의지를 가진 순수한 신인데, 천주께서는 이들에게 은총을 주시어, 이를 잘 씀으로써 영원한 복락을 누리게 하십니다.

358-31. 모든 천사들은 은총을 받아 잘 사용하였습니까? : <답> 모든 천사들이 은총을 받아 잘 사용하지 못하였으니, 천주의 뜻을 따른 이들은 상을 받아 천당에서 천주를 모시는 천사들이 되었고, 천주의 뜻을 거슬린 자들은 지옥에 빠져 마귀가 되었습니다.

358-32. 천주께서는 천사들에게 무슨 임무를 맡기셨습니까? : <답> 천주께서 천사들에게 맡긴 임무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특히 사람을 보호하는 일을 맡기셨으니, 각 사람이 날 때부터 호수천사(=수호천사) 한 분씩 정하여 주십니다.

358-33. 각 사람이 호수천사께 해야 할 본분은 무엇입니까? : <답> 각 사람이 호수천사께 해야 할 본분은 존경하고 사랑하며 도우심을 구하고 그 인도하심과 타이르심을 잘 듣는 것입니다.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인 천사에 대한 것입니다. 천사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 중에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참으로 귀중한 대상입니다.  이 귀중한 대상인 천사에 인간이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런 내용을 듣는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 욕심이 그리고 잘못이 언제부터 들어왔는지는 설명할 재간이 없습니다.  하느님이 만드신 천사들 가운데서도 인간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욕심이 있어 마귀가 탄생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욕심은 인생뿐 아니라 모든 것의 바탕을 파괴합니다. 하느님의 일을 충실히 전하고, 인간을 보호할 책무를 지닌 천사들이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갑니다.  

 

  옛날 교리의 내용을 담고있는 것으로 ’요리강령(要理綱領)’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설명하는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의 내용 가운데 수호천사에 관한 항목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하느님의 길을 제대로 따르지 못한 인간이 죽은 다음에 악마의 소굴인 지옥으로 끌려가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 죽은 자의 영혼이 지옥으로 떨어질 때, 그 사람의 구원을 위해서 열심히(?) 뛰었던 천사는 그저 얼굴을 가리고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그림이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주변을 아무리 헤치고 찾아보려고 해도 천사는 우리가 느낄 수 없습니다만, 지고(至高)한 영적 존재인 천사들이 우리들 주변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교회는 한가지 교리로 설명합니다.

 

  다음으로,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악의 세력, 그 힘의 원천인 악마에 대한 교리 내용입니다. 함께 읽죠.

 

358-34. 마귀는 세상에 무엇을 합니까? : <답> 마귀는 세상에서 사람을 지옥에 빠트리고자 하여 항상 죄악으로 유인합니다.

358-35. 마귀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죄악에로 유인합니까? : <답> 마귀를 우리를 죄악으로 유인하는 것은 마귀 본래의 흉칙한 모습으로 하지 않고, 돈이나 명예나 쾌락이나 온갖 좋아 보이는 모습으로 하고 있습니다.

 

  악마는 천사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눈에 보이지는 않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없다고 부정할 수도 없는 것이 그 힘입니다.  제가 지난번의 교리에서 ’악은 선의 결핍’이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은 세상의 모든 것의 근원을 하느님이라고 ’신앙고백’하는 입장에 대한 설명의 한가지입니다. 악이 선의 결핍이라는 소리는, 애초에 하느님께서 이 악을 만들지 않으셨다는 소리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생활에서 일의 성공을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사람도 실패하려고 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시기가 맞지 않고, 자금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의 적절한 도움을 받을 시기를 놓쳐서 하던 일이 좋은 결과를 맺지 못하는 것입니다.  잘 돼야 할 것이 잘되지 않으니, 그곳에 실패가 자리잡는 것이죠.  악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악의 기원과 출현에 대한 이야기를 전설과 설화를 근거로 하여 말씀드린 일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리를 탐했던 천사가 악마의 괴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것 역시도 그 누구도 그 모습을 본 사람은 없지만, 악의 힘 그 기원은 자신을 겸손하게 보지 아니하고 남 앞에서 자신을 높이려고 하는 일은 잘못된 길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무조건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것만이 세상 최고의 덕목은 아니겠지만, 분수를 모르고 행동하는 것도 또한 옳은 결실을 맺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영화나 어른들을 위한 영화에서 표현되는 악의 세계나 그 모습은 흉측{흉악(=성질이 거칠고 사나움, 용모가 험상궂고 모짊)망측}하거나 어둡습니다. 그래야만 그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나쁜 것과 좋은 것을 구별하여 빨리 알아듣는다고 생각하는가 봅니다.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세계에 드러나는 ’악의 모습이 영화나 소설에서 그리는 것처럼 그런 모습을 갖는가?’하고 묻는다면, ’아니다’라는 것이 교회의 설명입니다.  악의 모습은 결코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은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확한 구별을 하기 힘들 정도로 선(善)으로 보이는 방법으로, 그리고 자기 합리화가 가능한 방법으로 등장합니다.  도둑질을 하면 누구나 감옥에 간다는 것을 안다면,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들키지 않고,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고, 힘들이지 않고 쉽게 재물을 얻거나 명예를 얻는다고 생각하기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몇 백억 원씩의 부정 대출을 해 준 다음에 뒷거래로 들어오는 몇 백만 원 때문에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도 자신들의 잘못된 행위가 들킬 거라고 생각했다면, 아마도 도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나라고 못할 일이 있나 라는 생각을 가지면 이미 그 사람은 악의 수렁에 발이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고, 다시 헤어나오려면 엄청난 노력과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최형락, 종교교육예화 1권. 439면> 어느 날 마귀의 네 부자(父子)가 모여서 신자(信者)들을 유혹할 방법에 대해 토의하였습니다. 큰 아들 마귀가 먼저 제안했습니다. ’세상에 하느님은 없다고 하자.’  아버지 마귀는 그것은 안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계시는데 없다고 하면 안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둘째아들 마귀가 제안했다.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다’라고 하자. 그런데 아버지 마귀는 이번에도 안된다고 했다.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인데 어떻게 아니라고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셋째 아들 마귀가 다시 제안하기를, ’하느님도 계시고,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지만 그것을 차차, 차차 믿겠다’고 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버지 마귀도 다른 아들들 마귀도 모두 찬성하였다.  그래서 마귀가 마음 가운데 있는 사람은 ’우선 선한 일을 하자고 해도 차차 하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연약한 인간에게 도전하는 악의 모습인 것입니다.

 

 <최형락, 종교교육예화 1권. 440면> 마귀들의 모임에서 대장이 나타나 각각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한 결과를 보고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하였다. 첫 번째 부하가 말하기를 ’나는 광야에 있는 맹수들을 풀어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달려들게 하였는데, 지금 그자들의 백골은 모래 위에 버려져 있소’라고 하였다.  그러자 두목은 ’그것이 무슨 소용이냐, 그들의 영혼은 이미 구원을 얻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다른 부하가 말하였다. ’나는 돌풍을 몰아다가 그리스도교 사람들이 탄 배에 충돌시켰더니 그들이 빠져 죽었소’하였다.  이때도 역시 두목은 ’그것도 아무 소용이 없다 영혼은 이미 다 구원을 얻었느니라’  다음으로 등장한 부하는 ’나는 그리스도교 신자 한 사람을 치켜들고 냉담하도록 십 년을 노력하여 성공하였소.’  그러자, 두목은 매우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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