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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14: 하느님의 이름은 우리의 반석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27 조회수2,612 추천수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14)


17. 하느님의 이름은 우리의 반석

1) 이름을 알려 주시는 하느님


우리가 믿는 하느님의 이름은 ‘야훼’입니다. 성경에는 하느님을 부르는 여러 가지 이름들이 등장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름은 ‘야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심으로써 당신을 계시하신다. 이름은 본질과 인격의 신원과 그 생명의 의미를 표현한다. 하느님께서는 이름을 가지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이름 없는 어떤 힘이 아니시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은 타인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타인이 자신에게 다가와 자신을 더 깊이 알고 인격적으로 부를 수 있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그들에게 내 주는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203항).

옛날 사람들은 하느님의 이름에 주술적인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알면 필요할 때 하느님의 이름을 불러 그분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오늘날도 누구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내가 청와대의 누구를 잘 아는데 그 사람에게 부탁해서 네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이름을 알려 주시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이 오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십계명에도 “하느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는 계명이 들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이름을 알려 주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와 사랑의 관계를 맺기 위해 당신을 낮추시고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보게 됩니다. 하느님과 우리는 남남이 아니라, 서로 이름을 알고 부르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2) ‘야훼’의 뜻

“제 이름은 김보미입니다.” “이쁜 이름이네요. 그런데 무슨 뜻이죠?” “아무 뜻도 없어요. 그냥 이뻐보여서 아빠가 그렇게 지으셨데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의 이름도 이런 식일 수는 없겠지요? 하느님의 이름 안에는 그분의 깊은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야훼’의 뜻은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에집트에서 탈출시키는 중요한 시점에서 당신 이름의 뜻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 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탈출 3,14).

‘야훼’의 뜻은 ‘있는 나’(I am)입니다. 하느님은 “있음 그 자체이신 분”이라는 뜻입니다. 무슨 소린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하느님의 본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3) 하느님께서는 유일하시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성부 하느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유일하신 분”임을 배웠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이름을 통해서 더욱 명확히 드러납니다.

“나는 있는 나다.”라는,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 이름’의 계시에는 “하느님만이 ‘있다.’”는 진리가 담겨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13항).

세상만물은 모두 생겨나고, 변화하고, 소멸합니다. 그러나 “있는 나”이신 하느님은 시작도 없으시고, 변화도 없으시고 항상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유일한 분이시며, 그분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은 바로 그분이십니다. “그것들은 사라져 가도 당신께서는 그대로 계십니다. 그것들은 다 옷처럼 닳아 없어집니다. … 그러나 당신은 언제나 같으신 분, 당신의 햇수는 끝이 없습니다”(시편 101,27-28).

4) 하느님께서는 진리이시다


요즘 우리는 불신의 시대를 삽니다. 정치가나 기업가의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법관이나 교수들의 말도 못믿습니다. 심지어는 부부간에, 부모자식 간에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은 이랬다 저랬다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하느님께서는 “있는 나”이시기에 이랬다 저랬다 하실 수 없는 분이시고, 그러기에 우리는 그분을 굳건히 믿을 수 있습니다.

“주 하느님, 당신은 하느님이시며 당신의 말씀은 참되십니다”(2사무 7,28). 그러므로 하느님의 약속은 언제나 실현된다. 하느님께서는 진리 자체이시며, 그 말씀에는 거짓이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적인 신뢰로 모든 일에서 당신 말씀의 진실과 성실에 우리 자신을 내맡길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죄와 타락은 하느님의 말씀과 자비와 성실을 의심하게 만드는 유혹자의 거짓말에서 시작되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15항).

5)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다

남자가 여자를 열렬히 사랑했습니다. 남자는 사랑의 마음이 변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자 여자의 단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는 여자가 남자를 배신했습니다. 그에 따라 남자의 사랑은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이렇지 않습니다. “있는 나”이신 하느님께서는 변함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인간이 당신을 실망시키는 때라도 인간을 향한 당신의 마음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산들이 밀려나고 언덕들이 흔들린다 하여도 나의 자애는 너에게서 밀려나지 않고 내 평화의 계약은 흔들리지 아니하리라”(이사 54,10).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예레 31,3).

결론적으로 “있는 나”라는 수수께끼 같은 하느님의 이름을 오늘날 우리가 알아듣기 쉽게 바꾸어 말하자면, “하느님은 우리의 반석”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사소한 어려움 앞에서도 쉽게 흔들립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십니다. 그러기에 불안한 우리의 인생을 든든하게 받쳐 주시는 바위이십니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피신하는 저의 바위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성채이십니다(시편 18,3).

[2013년 1월 27일 연중 제3주일(해외 원조 주일) 의정부주보 5-7면, 강신모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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