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는 믿어야 할 것들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누가 가르쳐 줍니까?”
가르침이 없다면 어떻게 배울 수 있겠습니까? 배운다는 것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며, 배우는 내용은 언제나 새로운 앎이 됩니다. 더구나 그 내용이 이성으로 도저히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이라면 누군가 훌륭한 스승이 필요합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완전히 자유로운 결정으로 우리를 위하여 영원으로부터 그리스도 안에 마련하신 자비로운 계획과 신비를 가르쳐 주십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50 참조) 교회는 그것을 계시라고 가르치며, 인간은 이 계시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계시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의 초대입니다.
숨어계신 하느님(이사 45,15 참조)은 원래부터 자신을 감추시지 않으셨습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빛 속을 거닐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인간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걸었습니다. 이기심으로 생긴 죄는 어느 순간 발을 잘못 디뎌 수백 미터 되는 깊은 우물 속에 떨어진 상황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빛이신 하느님이 안 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걸 지켜보신 아버지께서는 갑갑하고 습기찬 그곳에서 우리를 건져 올리기 위해 밧줄을 내려 보내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힘들다고 거절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다리를 만들어 다시 내려 보내시지만 이번에는 미끄럽다고 오르지 않고 그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습니다. 안타까운 아버지께서 마지막에는 직접 내려오시어 우리를 업고 어둠을 벗어나 빛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십니다. 이때야말로 아버지의 크신 사랑을 보고 느끼며 체험하는 시간이며, 구원의 순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이스라엘 역사를 통하여 당신 자신을 끊임없이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은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참된 하느님은 전능하신 하느님 한 분뿐이시며 그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돌보신다.’는 것을 체험합니다.(탈출 3-17장 참조) 그 이후 왕정시대와 유배시대를 거치면서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백성들이 길을 벗어날 때마다 하느님께서는 수많은 예언자들(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에제키엘 등)을 보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그들에게 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약속하시며 당신의 모습을 역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알려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되신 ‘말씀’ 곧,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사명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절정에 이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53항)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새로운 계시는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계시의 완성입니다. 우리가 하늘나라에 들어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위해 매달려야 할 분은 그분 외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만이 최고의 스승으로 최고의 가르침을 주실 것이며, 그 임무는 그분이 세우신 교회에 주어졌습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84항) 그리고 교회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
※ 참고 : 가톨릭 교회 교리서 50-67항, 402-404항, 422-425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2월 17일 사순 제1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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