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자 교리 (1)
2006. 3. 19. 시작하는 날. 무악재성당
1. 인사소개와 우리 성당 소개
안녕하십니까? ****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찾아온 이곳 본당의 주임신부로 있습니다. 우리 무악재성당은 지난 2003년 9월에 신설됐습니다. 처음에는 홍제동 성당에서 ‘홍제4동 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신설됐지요. 그러다가 지난해에 성당을 지금처럼 짓는 과정에서 우리가 구별하기 쉽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쉽게.... 무악재 성당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오셨으니까, 위치를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저는 이곳 본당에 온지 1년하고도 6개월정도 됐습니다. 신부로 살기 시작한지는 14년하고도 7개월 정도 됩니다. 그 시간의 길이라든가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곳에는 지난 2004년 9월에 왔고, 지난해에는 여러분보다 조금 앞서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던 분들의 도움을 힘 입어 이곳에 성당을 이렇게 세웠습니다. 신앙인 공동체가 일정한 장소에서 하느님을 공경하기 위해서 집을 짓는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2. 배우고 알아야 할 것
앞으로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릴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만, 몇가지 기본적인 용어들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듯 합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모른다고 하더라도, 삶에서는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종교와 신앙에 대해서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분들이므로,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만으로는 우리가 알아야할 것을 모두 알았다고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제만 해결되면 충분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품격이나 인격을 일반 동물 수준으로 낮추어 부르고 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분명 동물이면서도 위대한 동물이 되는 것은 알려고 하는데 있고, 그렇게 알게 된 것들을 지식으로 전달할 줄 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3. 몇 가지 명칭들
3.1 그리스도교와 기독교
여러분이 듣거나 배우러오셨고 제가 말씀드리는 우리 종교를 가리켜 그리스도교라고 합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지금의 그리이스에서는 고대언어입니다. 글자의 모양은 지금과 비슷합니다. 다만 조금 변했을 것입니다. 세종대왕이 만든 글자와 지금 우리가 쓰는 글자와는 조금 다르듯이 말입니다. 우리신앙의 핵심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에는 로마라는 나라가 지중해지역을 통치하고 있었으나, 문화로는 그리이스 문화가 우세했습니다. 그래서 로마제국의 공공문서에는 희랍어가 쓰였다고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신약성경의 언어도 사실은 그리이스말로 쓰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우리말 성경이지만.
인간으로 태어나신 하느님의 아들을 가리켜 예수라고 했고, 그분이 하느님의 일을 하신 구원자로 오셨는데, 하느님의 축성을 받았다 혹은 신학용어로는 성별(聖別)되었다는 의미로서 그리스도라는 이름이 덧붙여집니다. 그래서 지금은 예수그리스도라는 말이 고유명사처럼 되었습니다.
이 그리스도교가 한자문화권인 동방에 전파되면서, 기독교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즉 그리스도교와 기독교는 같은 말입니다. 설명한다면,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본보기를 따라 사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말로 알아들으면 충분할 말입니다. 더 부가되는 말은 훗날에 또 설명하지요.
3.2 가톨릭(=천주교)-프로테스탄트(=개신교)
세상 모든 삶에는 역사가 있지요. 여러분 각자도 언제 태어나고, 어디서 자랐으면, 배운 것은 무엇무엇이고, 관심사항은 이러저러하다고 구별할 수 있습니다. 조금전에 설명한 그리스도교라는 신앙도 역사가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자가 받아들이고 살아왔던 이 신앙이 그 안에 들어있던 사람들의 주장에 따라서 이렇게 저렇게 갈라지고 분열됩니다. 그 역사에 따라 부르는 명칭에 조금씩 차이가 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죽었다가 부활하신 다음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당시 로마제국의 수도인 로마에서 복음을 전파합니다. 그렇게 약 300년의 세월이 지난 후, 당시의 황제였던 콘스탄티누스가 로마지역을 교회의 으뜸 책임자였던 ‘교황’에게 넘겨주고, 나라의 수도를 동쪽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로 옮깁니다. 이래서 정치적인 모습과 종교적인 모습이 함께 어울어진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그리스도교가 모양을 갖춥니다.
이것과 더불어 동쪽의 정치를 따라 옮겨가고 거기에서 자연스레 자리잡은 동방교회가 훗날 1054년에 갈라집니다. 첫 번째 종교분열이지요. 그 다음에 1517년에 지금의 독일지방에서 있었던 사건 때문에 마르틴 루터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분열이 생깁니다. 이것을 개신교 혹은 프로테스탄트라고 합니다. 그리고 1608년 영국에서 황제의 혼인문제 때문에 또 한번의 분열로 성공회가 생깁니다.
그 다음에 그 안에서 수차례 분열과 분열을 거듭하여 같은 예수그리스도라는 분의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수많은 종교의 모습이 생깁니다. 각설하고, 여러분이 저를 통해서 배우려고 하는 신앙은 최초에 로마에서 뿌리를 내렸던 서방그리스도교, 즉 가톨릭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으뜸은 예수님의 선택으로 으뜸자리를 차지했던 베드로사도의 본보기를 따르는 교황님을 중심으로 모임 교회공동체를 가리킵니다. 가톨릭, 혹은 로만가톨릭, 서방그리스도교....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립니다. 가톨릭이라는 말은 ‘보편적인, 어디서나 공통인....’이라는 뜻을 갖는 말입니다.
- ‘프로테스탄트를 기독교라고 하는 것은 잘못임’
4. 함께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부탁
세상에 공짜는 없지요?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양잿물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잘 알테니까 그 말에 대한 것은 생략하고.....
제가 여러분에게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 신앙과 그 삶에 말씀을 드리면서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돈을 받겠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이 시간에 그저 찾아와서 앉아있는 것으로 우리 신앙에 대해서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나온지 조금 시간이 지나기는 했습니다만, 소개하는 책을 읽고, 자주 반복하시기 바랍니다. 옆 방에가면 성물판매소에서 팝니다. 구입해서 읽고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무엇하는 사람들인가? -지은이 박도식 신부님(선종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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