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교리상식] (24) 성탄절 유래와 성탄시기 전례에 대해 알려주세요 12월 25일을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로 기념해서 성탄 대축일로 지내는데 예수님이 정말 이날 태어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성탄시기 전례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십시오. - 예수 성탄 대축일은 인류에 대한 사랑 때문에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심을 기념하는 날이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수님이 정말로 12월 25일에 태어나셨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 탄생 날짜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랜 전통에 따라 교회는 12월 25일을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로 기념합니다. 성탄 대축일 유래와 성탄시기 전례에 대해 알아봅니다. 성탄절 유래 고대 율리우스력에 따르면 12월 25일은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였습니다. 그리고 이 날은 로마제국에서 태양신(미트라)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일로 지냈습니다.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274년 시리아에서 행하던 태양신 공경을 받아들여 로마제국의 국가적 축제일로 지내도록 한 데 따른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12월 25일을 예수님 탄생 축일로 지내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교도들의 태양신 숭배에 맞서서 '의로움의 태양'(말라 3,20)이며, '세상의 빛'(요한 8,12)이신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날로 대체했다고 할 수 있지요. 동지를 기점으로 낮이 점점 길어지는 것과 어둠을 밝히는 참 빛이신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12월25일을 예수님 탄생 축일로 지내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리스도교 초기에는 예수님의 부활 축일만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순교자들이 생기자 그들이 순교한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상 탄일보다는 천상 탄일에 더 큰 의미를 둔 것이지요. 실제로 오리제네스(185~253) 같은 교부(敎父)는 "죄인들이나 헤로데, 파라오 같은 자기네 왕의 생일을 경축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교회가 순교자나 성인들의 축일을 보통 순교일이나 선종일로 지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하느님 아들의 강생 신비를 되새기는 가운데 예수님 탄생을 경축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성탄시기 전례 예수 성탄은 예수 부활에 버금가는 대축일이기에 부활 때와 마찬가지로 8일 동안 성대하게 성탄을 경축하는 8일 축제를 지냅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심을 기념하는 주님 세례 축일까지 성탄시기로 지내면서 하느님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사람이 되신 신비를 묵상합니다. ◇ 성탄 대축일 : 성탄 대축일에는 밤 미사와 새벽 미사, 낮 미사, 이렇게 세 번 미사를 드립니다. 각 미사마다 고유한 기도 양식이 있습니다. 이것은 교황이 성탄 미사를 드리던 풍습에서 유래합니다. 교황은 원래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성탄 대축일 낮 미사 한 번만 거행했습니다. 그러다가 5세기에 로마 시내 성 마리아 대성전에 베들레헴 성탄 동굴 모양의 경당이 세워지면서 교황은 성 마리아 대성전에서 밤 미사를 봉헌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유에 아기 예수를 안치하는 구유 예절은 밤 미사 전에 합니다. 또 로마 시내에는 성녀 아나스타시아에게 봉헌된 성당이 있었는데 12월 25일이 이 성녀 축일이어서 교황은 성 마리아 대성전에서 밤 미사를 거행한 후 아나스타시아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이 미사가 성탄 새벽 미사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 성탄 8일 축제 : 성탄을 8일 축제로 지낸다는 것은 구세주 성탄의 기쁨과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기간에는 대축일과 축일만 허용되는데 주요한 축일로는 첫 순교자인 성 스테파노 축일(12월 26일), 사도이자 복음사가인 성 요한 축일(12월 27일), 아기 예수를 찾지 못한 헤로데가 베들레헴의 아기들을 모조리 살해한 것을 기념하는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 축일(12월 28일)이 있습니다. 또 성탄8일 축제 기간에 주일이 오면 그날을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로 지냅니다(올해는 12월 30일). 성탄 8일 축제는 1월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끝납니다. ◇ 주님 공현 대축일 : 주님 공현 대축일은 동방의 세 왕(또는 박사: 발타살, 가스발, 멜키올)이 구세주로 탄생한 아기 예수를 찾아 경배한 것을 기념하는 축일로 1월 6일에 지냅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1월 2일과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냅니다.) 이로써 예수님이 참된 왕이심이 공적으로 드러나게 됐다는 의미에서 공현 대축일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1월 6일은 원래 동방 교회(서방 교회, 즉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갈라져 나간 동방의 교회들)의 성탄 대축일이었습니다. 이것은 율리우스력을 따른 로마와는 달리 이집트와 아라비아 등지에서는 1월 6일을 동지로 지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 주님 세례 축일 :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심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세례 때에 하늘로부터 음성이 들려오고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셨다는 점에서 주님 세례 축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메시아이심을 드러내는 축일입니다. 이 축일로 성탄 시기가 끝이 나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 예수님의 공적 활동을 일상 생활에서 되새기며 실천하는 연중 시기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날 저녁 미사를 마치면 성탄 구유를 치웁니다. 주님 세례 축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 다음 주일에 지내지만 주님 공현 대축일이 1월 7일이나 8일인 경우에는 바로 그 다음 날(월요일)에 지냅니다. (2007년은 1월 7일이 주님 공현 대축일이어서 8일에 주님 세례 축일을 지내지요.) 생각해봅시다 성탄절은 하느님 아들이 인류 구원을 위해서 몸소 사람이 되셨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인류 구원을 위해 왜 하느님께서 굳이 사람이 되셨을까요.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요.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눈높이'로 다가서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눈높이' 접근은 상대방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알리고 교감을 이루는 아주 좋은 방법이지요.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도 같은 이유에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눈높이로 내려 오셔서 사람이 되심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알게 됐고,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성탄대축일. '눈높이 사랑'으로 오신 예수님을 환영하며 우리도 '눈높이 사랑'으로 이웃에게 다가가 봅시다. [평화신문, 2006년 12월 24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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