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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자비 주일은 어떤 건가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7 조회수3,394 추천수0

[교회상식 교리상식] (39) 하느님의 자비 주일은 어떤 건가요?

 

 

'하느님의 자비 주일'의 유래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하느님의 자비 성화와 성녀 파우스티나 수녀.

 

 

교회는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정해 특별히 자비하신 하느님을 기리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고 또 하느님의 자비를 널리 알리며 실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봅니다.

 

교회가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정해 교회 전례력 안에서 공식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기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였습니다.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2000년 대희년의 부활 제2주일인 4월 30일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뜻 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새 천년기의 첫 성인을 선포하는 시성식을 거행한 것입니다. 그 성인의 이름은 '하느님 자비의 사도'라고 불리던 성녀 파우스티나(1905~1938) 수녀였습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은 성녀 파우스티나 수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수녀는 20살에 자비의 성모 수녀회에 입회해서 주방일, 정원사, 문지기 등 소임을 맡아 수도생활을 하다가 폐결핵 등 여러 병고가 겹쳐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하느님 품에 안겼습니다.

 

파우스티나 수녀는 외적으로는 평범했지만 내적으로는 하느님과 깊은 일치 속에 살았다고 합니다. 수녀는 특히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묵상했는데, 이는 수녀의 영성생활에 토대가 됐습니다. 수녀는 수도 생활을 하면서 계시나 환시 같은 특별한 은사를 체험하면서 자신의 사명이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데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또 고해사제의 뜻에 순명해 자신이 받은 메시지들을 '내 영혼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라는 제목으로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파우스티나 수녀가 받은 메시지의 핵심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하느님의 자비에 관한 신심을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수녀가 받은 메시지들 가운데 몇 가지 특기할 만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 하나는 하느님의 자비 축일을 지내라는 것이었습니다. 환시 중에 수녀에게 나타나신 그리스도께서는 부활 제2주일에 교회가 공식적으로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지낼 것을 요청하신 것입니다. 아울러 하느님의 자비 축일을 합당하게 준비하기 위해 성금요일부터 9일기도를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하나는 하느님의 자비 상본을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환시 중에 나타나신 그리스도께서는 수녀가 본 당신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아래에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라는 글을 넣도록 하셨습니다.

 

파우스티나 수녀는 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시각인 오후 3시에 특별히 하느님의 자비를 찬미하며 죄인들을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바치라는 메시지도 받았습니다.

 

이런 메시지들이 기록된 파우스티나 수녀의 일기는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면서 '하느님의 자비 신심'을 전파하는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교황청은 한때 이 일기와 하느님의 자비 신심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만 1978년에 이를 철회했습니다. 파우스티나 수녀는 1993년 4월 18일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자비 축일로 지내라고 명하신 부활 제2주일에 시복됐고, 2000년 4월 30일 역시 부활 제2주일에 새 천년기의 첫 성인으로 선포됐습니다. 그리고 교황은 이날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도록 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녀에게 나타나셔서 하느님의 자비를 전할 것을 당부하시고 교회가 하느님의 자비 주일까지 정하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 시대에 정말로 자비가 절실히 요청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지내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굳게 믿고 널리 전할 뿐 아니라 하느님 자녀로서 우리 또한 자비를 실천할 것을 다짐합시다. 아니 이날 한 번 더 자비를 실천해 봅시다.

 

가능하다면 매일 오후 3시에는 일손을 잠시 놓고 하느님의 자비를 묵상하면서 자비를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짧게라도 갖는다면 좋겠습니다.

 

[평화신문, 2007년 4월 15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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