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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금요일에도 고기를 먹을 수 있나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04 조회수5,930 추천수0

[교회상식 교리상식] (46) 금요일에도 고기를 먹을 수 있나요?

 

 

요즘에는 금요일마다 금육을 지켜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육재를 지키지 못할 때는 반드시 신부님 관면을 받아야 하는지요?

 

금육재는 교회가 참회 고행의 날로 정해서 고기를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이를 관면하는 경우도 있다.

 

 

금육재(禁肉齋)는 교회가 정한 참회 고행의 날에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관면(寬免)이란 교회에서 지키도록 정한 법에 대해 지키지 않아도 되도록 일시적으로 예외를 두는 것을 말합니다. 금육재와 관면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금육재란 무엇인가

 

한국 천주교 신자들이 지켜야 할 지역 교회법인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136조(금식재와 금육재) 1항에서는 "모든 신자는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자신과 이웃들의 각종 죄악을 보속하는 정신으로 금식재와 금육재를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매주 금요일에는 금육재를 지키고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는 금식재와 금육재를 함께 지켜야 한다"며 "다만 대축일에는 금요일이라도 금육재가 면제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첫째는 금육재 또는 금식재를 지키는 이유입니다. 요즘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 식사를 하지 않거나 고기를 먹지 않는 이들이 많지요. 그러나 그것은  몸매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지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자신과 이웃의 죄악을 보속하는 정신으로 실천하는 금육이나 금식과는 다른 것입니다.

 

둘째는 금육재 또는 금식재를 지키는 시기입니다. 금식재를 지키는 날 곧 식사를 하지 않는 날은 1년에 두 번입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 금요일입니다. 금육재는 이 두 날뿐 아니라 매주 금요일에도 지켜야 합니다. 다만 금요일이 대축일인 경우에는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이는 금식재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요일에 금육재를 지키는 이유는 금요일이 예수님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수난하고 죽으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어떻게 지켜야 하나

 

그러면 신자는 모두가 다 금육재와 금식재를 지켜야 할까요.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 따르면(136조 3항), 금육재는 만 14살부터 죽을 때까지 지키고, 금식재는 만 18살부터 만 60살 전날까지 지킵니다.

 

재를 지키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금육재는 재를 지키는 그날 하루 종일 고기를 먹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달걀이나 우유, 생선은 먹을 수 있습니다. 금식재는 재를 지키는 그날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한끼는 보통 때처럼 식사를 하고, 한끼는 간단히 요기만 하고, 한끼는 굶는 것입니다.

 

교회법은 금육재나 금식재를 지킴으로써 절약된 몫은 자선사업에 사용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136조 2항). 중요한 것은 금육과 금식 자체가 아니라 참회와 고행의 정신이고, 참회와 고행은 사랑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못지킬 경우에는 관면을 받아야 하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예를 들면 환자일 경우, 심한 육체 노동을 해야 할 경우, 또는 잔치에 가야 할 경우나 직장에서 회식을 해야 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칙적으로는 금식재나 금육재를 지키지 못할 경우에 본당 신부에게 관면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회는 특별히 금요일마다 지켜야 하는 금육재의 경우는 "금주, 금연, 선행, 자선, 희생, 가족 기도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한국교회의 교회법 보완 규정 제1251조와 1253조). 따라서 금요일에 고기를 먹으려고 굳이 관면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거듭 말씀 드립니다만, 금육재와 금식재의 경우 중요한 것은 외형적 법규 준수가 아니라 참회하고 고행하는 정신입니다. 그런 정신을 살려고 노력할 때에 금육재와 금식재도 더욱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신문, 2007년 6월 3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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