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교리상식] (54) 성경의 도량형이 궁금합니다 성경의 도량형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다윗의 돌팔매질에 이마를 맞고 쓰러진 거인 골리앗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키가 여섯 암마하고도 한 뼘이나 더 되었다. 머리에 청동투구를 쓰고 비늘 갑옷을 입었는데, 그 갑옷의 무게는 청동 오천 세켈이나 나갔다"(1사무 17,4-5). 도대체 그의 키는 얼마나 크고 그가 입은 갑옷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까요? 성경 도량형을 알고 나면 그 답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로쿰 방식에 따른 도량형 도량형으로는 크게 부피, 무게,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와 화폐 단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도량형은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성경의 세계도 이와 같습니다. 예컨대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인 '암마'는 가운데 손가락 끝에서부터 팔꿈치까지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그런데 그 길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성경에 나오는 도량형이 동일한 값으로 환산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공용 「성경」을 번역하면서 성경의 도량형을 우리 식으로 바꿔서 쓰지 않고 소리나는 그대로 표기한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그렇지만 크기나 길이, 무게 또는 금액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통일된 도량형 환산 방식을 부록에 실었습니다. 이것이 '로쿰 방식'입니다. 로쿰은 독일 북부 하노버 인근의 지명입니다. 독일 주교회의와 개신교교회협의회는 1966년 이곳에서 회의를 열어 공동번역성경을 발간키로 하고 그에 따른 표기법과 도량형 등의 통일안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70년 10월 통일안을 확정, 발표했는데 그때 확정된 원칙을 '로쿰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성경」 부록에 실린 성경도량형을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표 '성경도량형' 참조).
성경 도량형 종류와 환산 방법 이제부터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성경 도량형을 우리가 사용하는 법정 도량형으로 환산해봅니다. 무게와 화폐 단위가 있습니다. 가장 큰 단위가 탈렌트입니다. 1탈렌트는 약 4만1100g이고, 6000드라크마입니다. 드라크마는 그리스 은화인데 로마 은화로는 데나리온이라고 합니다. 1드라크마나 1데나리온은 똑같이 일꾼의 하루 품삯입니다. 그렇다면 1탈렌트는 일꾼 6000명의 하루 품삯입니다. 엄청나지요. 1탈렌트의 60분의 1이 1미나입니다. 1미나는 무게로는 약 685g이고, 화폐로는 100드라크마 곧 100일의 품삯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무게 및 화폐 단위에서 가장 작은 것이 렙톤입니다. 렙톤 두 닢은 가난한 과부의 헌금(마르 12,42)이지요. 가진 것을 다 털어넣은 렙톤 두 닢은 하루 품삯의 72분의 1이라고 하니까 얼마나 가난한 과부인지요. 길이 단위로, 1스타디온은 185m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까지 거리가 60스타디온이라고 하는데(루카 24,13), 환산하면 11.1km입니다. 또 1암마가 46cm라고 하니까 골리앗의 키는 얼마나 될까요. 2m76㎝에 한 뼘이 더 되니 2m90㎝는 족히 되겠지요. 정말 거인입니다. 그러면 갑옷 무게는 얼마일까요? 부피 단위로는 가장 큰 것이 코르와 호메르입니다. 1코르(또는 1호메르)는 약 400ℓ이니까 대단히 큰 양이지요. 그 10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 에파와 밧입니다. 가장 작은 단위인 1룩은 72분의 1에파 또는 약 0.5ℓ라고 합니다. 똑같은 부피 단위이기는 합니다만 에파ㆍ코르ㆍ스아ㆍ캅은 밀이나 보리 등의 곡류를 잴 때에, 호메르ㆍ밧ㆍ힌ㆍ룩 등은 기름이나 포도주 같은 액체류를 잴 때에 주로 사용하는 단위라고 합니다. [평화신문, 2007년 8월 5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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