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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란 무엇인가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8 조회수5,510 추천수0

[교회상식 교리상식] (78) 기도란 무엇인가요?

 

 

그리스도인의 삶은 기도하는 삶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기도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생활과 밀접히 결부돼 있습니다. 기도는 생명의 샘이신 그리스도에게서 흘러나오는 생명수를 마실 수 있게 해주는 물길과도 같습니다. 기도가 무엇이며 왜 기도해야 하는지를 「가톨릭교회교리서」를 중심으로 알아봅니다.

 

 

◇ 기도란 무엇인가

 

기도는 흔히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합니다. 대화는 서로 소통을 위한 것입니다. 서로 통하지 않으면 대화는 무의미하지요. 일방적 대화를 참다운 대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화에 전제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입니다. 그래서 '인격적'이라고 하지요. 여기에서, 기도란 '하느님과 인격적 관계 속에 이뤄지는 대화' 또는 「가톨릭교회교리서」의 표현으로 "살아 계시는 참 하느님과 맺는 생생하고 인격적인 관계"(2558항)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인간이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됐기 때문이지요. 하느님 모습대로 창조된 우리 인간은 근원적으로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향하도록 불리운 존재입니다. 마치 자식이 부모와 제아무리 멀리 또 오래 떨어져 있어도 부모를 향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인간은 본래적으로 하느님을 갈망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이 하느님을 찾기 전에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부르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기 이전에 부모가 먼저 자식을 늘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볼 때 기도는 우리 인간을 부르시는 하느님과 하느님을 향하는 우리 인간의 만남 또는 당신 자신을 건네시는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창조주를 잊거나 또는 창조주의 면전에서 멀리 숨더라도, 자신의 우상을 좇거나 또는 자기를 버렸다고 하느님을 비난하더라도, 살아 계신 참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를 기도의 신비로운 만남으로 끊임없이 부르신다"(2567항). 

 

이제 기도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기도는 하느님과 인간의 생생하고 인격적인 만남이자 하느님과 인간이 나누는 친밀한 대화다.' 이 대화와 만남이 성사되기 위한 조건은 하느님에게 있지 않고 우리 인간에게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먼저 그리고 언제나 인간을 당신과의 친밀한 만남과 대화에로 초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 기도는 왜 하는가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나눕니다. 왜 대화를 나눌까요. 서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확인하고 더욱더 깊은 친교에 이르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인 기도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하느님과 친교에 이르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우리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됐지만 또한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도는 하느님 앞에 벌거벗은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확인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를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알든 알지 못하든 이미 우리를 사랑하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셨고, 인간이 죄를 범해 하느님의 길에서 벗어났어도 끝까지 외면하지 않으시고 인간을 부르시며 마침내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사랑 자체이신 당신 자신을 완전히 건네주신 분이십니다. 

 

따라서 하느님과의 대화인 기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 사랑으로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께 우리를 목말라하시는 하느님께 마음을 열어 응답하는 일입니다.

 

 

◇ 정리합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을 사는 사람, 또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며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곧 기도의 삶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평화신문, 2008년 1월 27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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