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교리상식] (93) 기적의 메달 기적의 메달에 대해 알고 싶어요. 기적의 메달은 성모 마리아께서 1830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수녀원 성당에서 가타리나 라부레(1806~1876) 수녀에게 나타나셔서 만들도록 한 메달을 말합니다. 신뢰심을 가지고 이 메달을 지닌 많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개 등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해서 '기적의 메달'이라고 부르지요. 기적의 메달에 대해서 좀더 알아봅니다. 1830년 7월 18~19일 밤에 파리의 드 뤼 박 거리에 있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 수녀회 모원에서 성당 제대 쪽에서 성모 마리아께서 24살의 수련 수녀 가타리나 라부레에게 발현하십니다. 성모님은 가타리나 수녀에게 많은 말씀을 하셨지만, 특별히 두 가지를 주목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 제대 아래로 오너라. 이곳에서 신뢰와 열정을 가지고 은총을 청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은총이 넘쳐 흐를 것이다"는 말씀이었고, 다른 하나는 "하느님께서 너에게 한 가지 사명을 맡기고 싶어 하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4개월 후인 11월 27일 가타리나 수녀는 성당에서 묵상하던 중에 성모님께서 제대 쪽에 발현하신 것을 봅니다. 성모님은 두 발로 큰 지구의(地球儀)를 밟고 두 손으로는 위에 십자가가 있는 금빛 작은 지구본을 받쳐들고 얼굴은 하늘을 향한 모습이었습니다. 성모님은 가타리나 수녀에게 금빛 지구본이 전 세계와 프랑스를, 또 각 사람 하나 하나를 의미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성모님이 두 팔을 아래로 활짝 펼치시자 두 손에서 밝은 빛살이 환하게 내리비쳤습니다. 이 빛은 도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넘치게 베풀어질 은총을 상징한다고 마리아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또 성모님 주위에 타원형 같은 것이 생겼고 거기에 금빛 글씨가 씌어 있었는데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림이 바뀌더니 메달의 뒷면이 보였습니다. 십자가 놓인 위에 M이라는 글씨가 포개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심장이 두 개 있었습니다. 한 심장은 가시관에 둘러싸여 있었고 다른 하나는 칼에 찔려 있었습니다. 십자가와 가시관에 둘러싸인 심장은 예수님을, M과 칼에 찔린 심장은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런 모형으로 메달을 만들도록 가타리나 수녀에게 당부하면서 메달을 거는 사람들은 큰 은총을 받게 될 것이며 신뢰심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한없는 은총이 내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두번째 발현에서 가타리나 수녀가 보고 들은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그해 12월에도 다시 한 번 가타리나 수녀에게 나타나 11월 27일에 맡긴 사명을 강조하고는 이제는 더 당신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가타리나 라부레 수녀는 이 세 발현에 대해 지도신부인 알라델 신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는 젊은 수련 수녀의 환상으로 치부했던 알라델 신부는 마침내 파리의 클랑 대주교에게 보고했습니다. 대주교는 가타리나 수녀가 받은 계시가 교회의 신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메달을 만들어도 좋다고 허가했습니다. 그리하여 1832년 6월 30일에 처음으로 메달이 주조돼 배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메달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병이 낫고 회개했다는 소식들이 퍼지면서 이 메달은 기적의 메달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또 성모 마리아께서 가타리나 라부레 수녀에게 발현하신 수녀원 성당은 기적의 메달 성당으로 불리면서 오늘날에도 이 성당을 찾아 기도하고 기적의 메달을 구해 가는 이들의 발길이 매일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지요. 한편 가타리나 라부레 수녀는 이듬해 2월 파리를 떠나 앙귀앙에 있는 노인보호시설로 가서 평생을 말없이 기도하며 순명하는 삶을 살다가 1876년 12월 31일 70살로 선종합니다. 수녀는 1933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복되고, 1947년 교황 비오 12세 때에 시성됩니다. 수녀의 유해는 1933년 파리 기적의 메달 성당으로 옮겨져 오늘날까지 그곳에 안치돼 있습니다. ◇ 생각해 봅시다 기적의 메달은 지니고 있기만 하면 신비한 효험을 일으키거나 기적같은 일들을 안겨주는 부적이 아닙니다. 기적의 메달은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징표입니다. 기적의 메달에서 십자가와 가시관에 둘러싸인 심장은 당신의 외아들마저 기꺼이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한없는 사랑을,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자 몸소 십자가의 희생제물이 되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리고 그 사랑에 자신을 온전히 일치시키신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희생을 드러내고 있지요. 따라서 기적의 메달을 지닌다는 것은 하느님의 한없는 사랑을 신뢰하면서 그 사랑의 힘으로 나도 사랑의 삶을 살기로 노력하고 또 다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평화신문, 2008년 5월 18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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