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교리상식] (126) 십계명 (1) 십계명이란 무엇인가 십계명은 구약성경에나 전해지는 머나먼 과거 일이 아닙니다. 십계명은 오늘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는 하느님 계명입니다. 교회는 십계명을 '주요 기도문'안에 포함시켜 신자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윤리적 법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부터는 「가톨릭교회교리서」(2052-2577항)를 중심으로 십계명에 대해 살펴봅니다. 첫 번째로 십계명이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십계명이란 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가 시나이 산에 올라가 하느님에게서 돌판에 받은 열 가지 계명을 말합니다. 탈출기 20장 2-17절과 신명기 5장 6-21절 두 곳에서 전하는 이 열 가지 계명은 '~하라'는 명령과 '~하지 마라'는 금령으로 이뤄져 있지요. 가톨릭교회는 이 성경 본문들에 나오는 십계명을 정리하면서 순번을 매겨 '주요 기도문'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주요 기도문에 나오는 십계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라. 이.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삼.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사. 부모에게 효도하여라. 오. 사람을 죽이지 마라. 육. 간음하지 마라. 칠. 도둑질을 하지 마라. 팔.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구.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십.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십계명 특징 십계명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구약에서 중심이 되는 출애굽 사건에 비춰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을 통해 이집트 노예살이에서 해방된 것거럼, 십계명을 지킴으로써 죄와 죽음의 종살이에서 해방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계명은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삶의 조건" "생명의 길"을 가리킵니다. 달리 말해서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는 사람,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 도둑질을 하지 않는 사람은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사람이며, 생명의 길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십계명은 하느님께서 직접 선포하시어 모세를 통해 주신 계명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십계명이 하느님 당신 자신에 대한 계시, 당신 뜻에 대한 계시임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뜻을 십계명을 통해 계시하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계시하신 것입니다. 셋째로, 하느님께서는 십계명으로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는데, 여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분은 하느님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탈출기에 나오는 십계명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탈출 20,2). 이 말씀은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주도적인 사랑을 상기시켜 주는"(「가톨릭교회교리서」 2061항) 말씀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십계명이 요구하는 삶이 "주도적인 하느님의 충만한 사랑에 대한 응답"이라고, "하느님을 알아뵙고 그분께 바치는 충성이며, 감사의 예배 행위이고, 하느님께서 역사를 통해 추진하시는 계획에 협력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062항). 끝으로, 구약의 계명인 십계명은 신약으로 인해 폐지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 계약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는 옛 계약인 십계명을 폐지하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완성하십니다. 십계명과 사랑의 새 계명 따라서 십계명은 예수님께서 주신 새 계명인 사랑의 계명에 비춰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부자 청년 질문에 십계명을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지키라고 말씀하시지요. 예수님은 십계명을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로 인정하셨을 뿐 아니라 여기서 더 나아가십니다. 청년이 계명을 다 지켰다고 대답하시자 예수님께서는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신 것이지요(마태 19,16-22 참조). 더욱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라는 말씀입니다. 또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만을 지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형제에게 성을 내어서도 안 된다고 가르치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마태 5,21-22 참조).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이냐는 율법학자 질문에 대한 예수님 말씀은 십계명과 사랑의 새 계명과 관계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두 계명에 달려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마태 22,34-40 참조). 실제로 십계명을 찬찬히 살펴보면 앞의 세 계명은 하느님 사랑에 관한 것이고, 뒤의 일곱 계명은 이웃 사랑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십계명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계명으로, 더 줄이면 사랑의 계명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실천이 곧 율법의 완성인 것입니다. [평화신문, 2009년 1월 25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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