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교리상식] (136 · 끝) 십계명 (11) : 제9, 10계명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제9계명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와 제10계명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는 탐욕과 관련됩니다. 탐욕은 그 자체로는 죄가 아니지만 인간을 죄로 기울게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 말씀을 거슬러 죄를 범한 것도 탐욕에 눈이 멀어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제9계명은 또한 '간음하지 마라'는 제6계명과, 제10계명은 '도둑질을 하지 마라'는 제7계명과 각각 관련됩니다. 제9계명과 제10계명의 주요 내용에 대해 살펴봅니다. 육체의 탐욕과 마음의 정화 탐욕에는 육체의 탐욕, 눈의 탐욕, 재물에 대한 탐욕이 있습니다. 육체의 탐욕을 금하는 것이 제9계명이고, 재물에 대한 탐욕을 금하는 것이 제10계명이라는 것이 전통적인 가톨릭교회 가르침입니다. 탐욕이란 격렬한 형태의 인간 욕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탐욕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정화하고, 절제를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음의 정화가 필요한 것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온갖 나쁜 악한 생각들이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마태 15,19 참조). 절제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절제를 통해 또한 마음을 깨끗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결을 위한 싸움 탐욕을 거슬러 정결 덕을 쌓으려면 모든 일을 순수한 눈으로 보고 하느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하느님 법에서 어긋나는 길을 가도록 유혹하는 온갖 그릇된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그런 기회를 갖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별히 기도는 정결 덕을 가꾸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정결을 위한 기도의 힘에 대해 성 아우구스티노는 일찍이 「고백록」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의 힘으로 정결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저는 몰랐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정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할 만큼 어리석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제가 제 마음 속의 탄식으로 주님의 귀에 호소하고, 굳센 믿음으로 제 염려를 주님께 맡겨 드렸더라면 분명히 주님께서는 그것을 주셨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정결을 위한 싸움에는 사회 분위기를 정화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특히 대중 매체들은 선정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또 퇴폐풍조에 대한 관대한 분위기도 정결의 덕을 가꾸는 데 폐해를 끼칩니다. 무질서한 탐욕에서 벗어나기 재물을 탐내지 마라는 열째 계명은 세상 재물에 대한 지나친 소유욕을 금함니다. 부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재물에 대한 무절제한 욕망, 곧 탐욕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웃의 재물에 부당하게 욕심을 부리는 것뿐 아니라 이웃의 재물에 부당하게 해를 끼치고자 하는 욕망 역시 열째 계명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웃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정당한 방법으로 손에 넣기를 바라는 것은 열째 계명을 거스르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 열째 계명을 지키도록 더욱 권고받아야 할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 범주에 해당하는 이들이라면 더욱 주의해 열째 계명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물품 품귀나 가격 상승을 바라는 상인들 △ 자기들 이외에 같은 물품을 팔고사는 상인들이 있어서, 자기네들 마음대로 파는 물건의 값을 올리고 사는 물건의 값을 내리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배 아프게 생각하는 사람들 △ 자기네들이 파는 물건을 더 비싸게 팔고 사는 물건을 더 싸게 사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 자기들 동료들이 곤경에 빠지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 △ 병자가 발생하기를 바라는 의사들 △ 중요하고 수많은 송사들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법조인들…. 열째 계명은 또한 시기심을 몰아낼 것을 요구합니다. 시기심은 치명적 악습입니다. 시기심에 빠진 사람은 남이 잘 되는 것을 배아파 할 뿐 아니라 어떤 수를 쓰더라도 남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무절제한 욕망에 빠지는 사람입니다. 다윗이 밧 세바를 차지하려는 욕심으로 남편 우리야를 전장에 보내 죽게 한 것은 무질서한 탐욕의 대표적 사례이자 또한 시기심이 지나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2사무 11장 참조). 참행복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차지할 것이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하느님을 뵈올 것이기 때문입니다(마태 5,3-8 참조). 우리 그리스도인이 바라는 궁극적 목적은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가난한 마음을 갖고 깨끗한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깨끗이 하는 것, 그것은 탐욕에 관한 아홉째, 열째 계명이 요구하는 핵심일 뿐 아니라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화신문, 2009년 4월 12일, 이창훈 기자] ※ 이번 호로 지난 2년 9개월 동안 연재해온 '교회상식 교리상식'을 마칩니다. 이 난을 사랑해 주신 애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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