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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39: 그리스도 신자 - 성직자, 평신도, 봉헌 생활자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7 조회수2,402 추천수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39)


44. 그리스도 신자 : 성직자, 평신도, 봉헌 생활자

1) 구별되지만 하나로 일치되는 하느님 백성


하느님 백성 안에는 성직자, 평신도, 봉헌 생활자라는 신분상의 구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별이 상하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서 “교회는 친교”임을 공부했습니다. 성직자와 평신도가 분명히 구별되지만, 상호존중하고 협력하면서 예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수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서로 구별되시지만 하나이신 것처럼, 교회의 구성원들도 서로 구별되면서 하나로 일치해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 간에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재생으로 인하여 품위와 행위에 관하여 진정한 평등이 있고, 이로써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조건과 임무에 따라 그리스도의 몸의 건설에 협력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872항).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와 관련해서 잘못된 2가지 극단적 태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성직자의 존재를 무시하는 무교회주의의 방향입니다. 무교회주의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따르지만 성직자의 존재는 부정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1년에 한 번씩 자신들의 모임을 주관할 대표자를 선출합니다. 마치 조기축구회 회장 뽑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는 성직자가 인간적인 절차로 선출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예수님께서 손수 12사도를 뽑으셔서 하느님 백성 전체를 돌보도록 사명을 맡겨주셨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극단은 성직자만을 중시하는 태도입니다. 어떤 본당에서 신부님이 강론 중에 “참된 신자란 어떤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너무 광범위한 질문이기에 다들 머뭇거리고 있는데, 본당 총회장님이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본당 신부님께 순명하는 사람입니다!”

이처럼 우리 가톨릭 교회 안에는 “성직자는 결정하고, 평신도는 그에 따른다”는 식의 일방적 사고방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그 후계자인 주교와 사제들)을 세우셨지만, 성직자와 평신도가 일방적인 관계로 살기를 바라신 것은 아닙니다. 착한 어린이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어린이입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도 무조건 부모님 말씀 잘 듣기만 하면 될까요? 부모님께 순명하는 것은 언제나 가져할 태도겠지만, 그 표현 방식은 아이 때와 어른이 되었을 때 달라져야 합니다. 어른이 된 자녀는 부모님과 대화하고 의논하고 때로는 의견 다툼도 하면서 협력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세례받은 지 얼마 안 되는 신자들이나 신앙 생활에 대해 잘 모르는 신자들은 본당 신부님 시키는 대로만 살면 안전합니다. 그러나 성숙한 신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신자들에게 무조건 순명만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므로 앞서 예로 들은 신부님의 질문에 이런 대답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참된 신자란 본당 신부님과 협력하여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2) 현대 교회에서 평신도 사도직의 중요성

과거 가톨릭 교회는 “평신도는 세속 일에 파묻혀서 살면서 죄에 물들은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거룩한 교회의 일에 있어서 평신도는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다. 성직자들에게 순명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교회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평신도들은 세상 일을 하며 산다. 바로 그 때문에 평신도들의 협력 없이는 교회가 자기 사명을 수행할 수 없다.”

오늘날의 상황은 더욱더 활발하고 광범위한 평신도 사도직을 요청하고 있다. 날로 증가하는 인구, 과학 기술의 진보, 더욱 긴밀해지는 인간관계 등은 평신도 사도직의 영역을 무한히 확장시켰다. 그 영역은 대부분 평신도들만이 다가갈 수 있다(평신도교령 1항).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은 인간 구원을 그 목적으로 하며 모든 현세 질서의 개선도 포함한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도 그리스도의 복음과 은총을 사람들에게 가져다 줄 뿐 아니라,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그 질서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교회의 이상을 수행하며, 교회와 세상 안에서,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 안에서 자신의 사도직을 이행한다(평신도교령 5항).

3) 평신도 사도직의 분야

평신도들은 어느 분야에서, 어떤 활동을 하면서 성직자들과 협력할 수 있을까요? 그 첫 번째 분야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입니다. 전례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교리교육을 담당하고, 선교 활동의 임무를 수행하며, 교회의 재산 관리에도 도움을 줍니다.

교회 공동체에는 평신도들의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평신도들의 활동이 없으면 일반적으로 사목자들의 사도직도 완전한 효과를 거둘 수 없다(평신도교령 10항).

그러나 평신도들의 진가가 발휘되는 분야, 평신도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분야는 사회 분야입니다.

사회 분야의 사도직, 곧 자기가 살고 있는 공동체의 정신, 풍습, 법률, 구조 등을 그리스도 정신으로 충만하게 하는 노력은 결코 다른 사람이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평신도들의 의무이며 책임이다. 이 분야에서 평신도들은 서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으로서 사도직을 수행할 수 있다. 바로 여기에서 평신도들은 삶의 증거를 말씀의 증언으로 완성한다. 노동, 직업, 연구, 거주, 여가, 단체의 영역에서 평신도들은 동료들을 더욱 적절하게 도와 줄 수 있다(평신도교령 10항).

그런데 현재 우리 교회에서는 평신도 사도직을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너무 강합니다. 평신도들이 북음 정신으로 불타올라 마치 반죽을 부풀게 하는 누룩처럼 세상 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기를 고대합니다.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평신도에게 간청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을 부르시는 그리스도의 목소리와 성령의 인도에 기꺼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즉각 응답하기 바란다. … 주님께서 친히 이 거룩한 공의회를 통하여 모든 평신도를 거듭 부르시며, 평신도들이 날로 더욱 친밀하게 주님과 결합되어 주님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주님의 구원 사명에 동참하도록 권유하신다. … 주님을 위한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닫고, 평신도들이 언제나 주님의 일에서 풍성한 결실을 거두기 바란다(평신도교령 33항).

[2013년 7월 28일 연중 제17주일 의정부주보 5-7면, 강신모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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