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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앙의 보물: 교황직의 역사와 직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10 조회수2,195 추천수0

[가톨릭 신앙의 보물] (10) 교황직의 역사와 직무 (상)

시도들의 으뜸 베드로, 지상의 대리자로 세워져



교황은 베드로의 후계자이며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장이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베드로 사도의 제256번째 후계자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 [CNS 자료사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평화의 사도로 기억된다. 그분의 관심과 애정에 힘입어 한국 교회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교황직의 역사, 직무와 함께 교황직에 대한 오해에 대해 살펴보자.


교황직의 역사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12사도를 뽑았다. '12'라는 숫자는 하느님이 선택하신 백성인 이스라엘의 12지파를 상징한다. 이를 통해 예수님께서 새로운 하느님 백성을 교회 안에서 세우신다는 것이 드러난다.

교회의 주춧돌로서 12사도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교회의 시작이 됐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선포하고 교회의 규범을 정하며 교회를 이끌었다. 사도들은 예수님께 가르침을 받은 이들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후대에 가장 충실히 전한 증인들이다. 이들은 세상 각지에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선포하며 그 가르침이 계속되도록 후계자를 세웠는데 이들이 주교다.

교회가 세상에 퍼져 나가고 수많은 교회와 주교들이 생겨났다. 베드로의 제자인 마르코가 세운 알렉산드리아교회, 처음으로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불렸던 안티오키아교회, 교회가 시작됐던 예루살렘교회, 그리고 사도 베드로가 활동하고 순교했던 로마교회다. 이 네 교회가 중심이 돼 세계 교회를 이끌었고 후에 안드레아 사도가 세웠다는 콘스탄티노폴리스교회가 더해져 다섯 개의 총대주교좌를 이룬다.

주교들은 자신들의 교회를 다스렸지만, 사도단의 전통에 따라 교회 안에 문제가 있을 때 모여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 주교들의 회의를 '공의회'라 부른다. 그들 중에서 12사도가 세운 교회와 그 후계자들은 특별한 권위와 영예를 누렸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어떤 곳보다 충실히 전해 내려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로마교회의 위치는 특별했다. 로마교회는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 위에 세워진 교회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12제자를 사도로 뽑으셨고 그들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셨다. 그들 가운데 높고 낮음도 없었지만, 성경을 보면 베드로가 12사도 중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2제자의 명단에 항상 첫 번째로 등장하는 이가 베드로이고, 첫 번째로 부르심을 받은 이도 베드로다. 예수님을 "살아 있는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이도,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때와 겟세마니 동산에도 데리고 가셨던 이도 베드로다.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신 후에 당신의 양 떼를 맡기신 이도 베드로다. 베드로는 사도들의 대표격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라는 바위 위에 교회를 세우셨고 하느님 나라 열쇠를 주시며 지상의 대리자로 세웠다.

베드로 사도는 세상 여러 곳에서 복음을 선포했지만 마지막에 로마에서 순교했다. 베드로는 당시 공동묘지였던 바티칸 언덕에 묻혔는데 박해가 끝나자 그 무덤 위에 베드로성당이 세워졌다. 그것이 오늘날 교황이 있는 바티칸시국의 토대가 됐다.
 

베드로의 후계자 교황

베드로의 후계자인 로마의 주교들은 그의 신앙을 이어받아 교회를 이끌고 주님의 가르침을 충실히 전했다. 다른 교회가 어려움을 겪을 때 힘이 됐고 애덕활동에도 모범이 됐다. 특히 로마의 황제가 이민족의 침입으로 로마를 떠나 콘스탄티노폴리스로 간 이후에 로마의 주교는 백성에게 사목자이자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구하는 보호자 역할을 했다. 서방에서 로마 주교의 위치가 중요성을 더해 갔다. 레오 대교황이나 그레고리오 대교황 등 여러 로마 주교들의 뛰어난 업적을 통해 로마 교회는 많은 지역에 복음을 선포하고 그곳에 교회를 세움으로써 어머니 교회 역할을 했다.

교황은 라틴말로 '파파'(Papa)라고 하는데 이는 아버지, 혹은 주교를 뜻하며, 4세기 이래 로마 주교의 호칭으로 자리 잡았다.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은 사도단의 후계자인 전 세계 주교단의 으뜸으로서 공의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세에 들어 교회가 국가의 간섭을 받는 일이 많아졌다. 누가 주교가 될 것인가를 비롯해 교회 운영에 국가가 간섭했는데, 이에 맞서 그레고리오 7세 교황은 교회 개혁으로 교회의 독립성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렇게 국가 권력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교회는 오히려 세속을 지배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서방교회의 중심이었던 로마 교황까지도 때로는 세속 권력 다툼에 휩쓸렸다. 교황이 동시에 세 명이 나와 서로 파문했던 서방교회의 대분열 등은 교황사의 어두운 부분이다.

교회 내적으로 보았을 때 더 가슴 아픈 일은 교회의 분열이다. 오랜 친교를 맺어왔던 동방교회와 서방교회는 1054년 서로를 파문하며 갈라졌고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을 시작으로 하나였던 서방교회마저도 개신교, 성공회, 천주교로 갈라졌다. 로마 주교인 교황은 전체 교회 신앙의 보루로서 신앙의 형제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할 수 없었다.

교황직이 전 세계의 목자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비오 6세 교황의 죽음이 계기가 됐다. 나폴레옹에 의해 프랑스로 끌려간 교황이 수모를 당하며 돌아가셨을 때 사람들은 베드로부터 전해진 교황직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전 세계 신자들은 교황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이를 계기로 교황의 수위권과 무류성에 대한 가르침이 확립됐고 교황직은 세속의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신앙의 문제에 있어 예수님의 가르침을 더욱 뚜렷이 전하며 명실공히 세계 교회를 대표하게 됐다. [평화신문, 2014년 2월 9일, 신정훈 신부(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 정리=백영민 기자]

 

 

[가톨릭 신앙의 보물] (11) 교황직의 역사와 직무 (하)
 
주님 섬기고 신자들에게 봉사하는 '종들의 종'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 베드로의 후계자이며 온 교회의 으뜸이다. 교황을 볼 때 가톨릭 신자들은 자신이 지닌 신앙이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으로부터 배워 전해준 신앙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교황의 직무

교황은 무엇보다 전 세계 교회가 하나 되고 일치돼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세계 70억 인구 중 12억 이상이 가톨릭 신자이고, 그들은 약 3000개의 교구에 나뉘어 살고 있다.

서울에서의 삶의 형태와 지방에서의 삶의 형태는 차이가 있고 다양한 모습을 보이듯, 언어와 문화가 다른 전 세계 교회 안에는 크고 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전 세계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 일치해 있다. 교황의 직무는 전 세계 교회의 다양성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이 다양성이 교회 일치에 이바지하도록 감독하는 것이다.

교황은 우리의 신앙이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증하면서 전 세계 모든 신자들에게 신앙을 북돋아준다. 교황의 이 직무는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하느님 말씀보다 우위에 있지도 않다. 교황은 자기 뜻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성경 말씀과 교회 전승을 따라 주님의 뜻을 대변한다.

모든 신자와 마찬가지로 교황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교회가 가르치는 신앙을 따르면서 하느님을 섬기고 신자들에게 봉사하신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황은 그레고리오 대교황께서 표현하신 대로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시다. 이 역할이 올바로 수행될 때 신자들은 그로부터 커다란 선익을 얻게 된다. 교황이 두 번 한국에 방문했을 때 한국교회는 그것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교황직과 신자생활

교황이 직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2000년 역사에 따라 달랐고 오류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현재도 교황은 로마의 주교로서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가톨릭교회만을 대표하고 있다. 아직까지 동방교회와 개신교에서는 교황의 역할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회 일치를 위한 회칙인 「하나 되게 하소서」에서 현재 가톨릭교회 안에서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교황직이 개신교와 동방교회를 포함한 그리스도교 전체 안에서 일치를 위한 직무가 되도록 함께 토론하자고 다른 그리스도교인들을 초대하셨다. 그리고 교황직이 교회 일치에 도움이 된다면 현재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갖출 수 있다고 개방적인 자세를 표명하셨다.

교황직도 그렇고 교황도 신적이면서도 인간적이다. 예수님께서 제정하셨지만, 교황직을 수행하는 이들은 인간이다. 그래서 역사 안에서 인간적인 오류도 있었고 심각한 문제도 있었다. 중세에 들어서 비로소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베드로 자신이 그러했다.

베드로는 자신을 제자로 부르시는 주님 앞에서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고백했고 예수님으로부터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사탄"이라는 꾸짖음도 받았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약한 인간인 베드로를 바위로 선택하시고 그 위에 교회를 지으셨다.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교회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힘으로 교회가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시려는 주님의 뜻이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의 병든 모습을 보여주며 병자와 노인이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요 인간으로 존엄함을 갖춘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것을 보여주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우리의 이웃임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신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신앙을 강조하시는 교황들 덕분에 우리는 현대에서 신앙생활 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종교개혁을 시작한 루터도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그런 신앙의 도움을 로마 교황에게 기대했다. 그 기대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루터는 교황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개혁교회를 세운 존 칼뱅도 교황직 자체를 부인한 것이 아니라 교황직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비난한 것이었다.

그러한 비난은 오늘날 근거를 잃어버렸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교황직이 인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이상 그러한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교황께서 신앙의 보루로서, 또 전 세계 교회 일치의 상징으로서 당신의 직무를 잘 수행하도록 끊임없이 기도해야겠다. [평화신문, 2014년 2월 16일, 신정훈 신부(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 정리=백영민 기자]

※ 수요일 오전 7시 20분에 방송되며, 지난 회는 누리방(http://web.pbc.co.kr/tv)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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