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60) 주님의 기도 (1) : 복음 전체의 요약
성경에 있는 하느님 향한 모든 청원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어
이번 호부터는 「가톨릭교회교리서」의 제일 마지막 4편 제2부 ‘주님의 기도’에 대해 알아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주님의 기도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청하자 주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입니다(루카 11,1-4 참조). 먼저 주님의 기도의 특징에 대해 살펴봅니다(2761~2772항)
복음서에서 주님의 기도는 루카와 마태오 복음(6,9-13) 두 곳에 나옵니다. 루카 복음서의 기도문은 짧은 반면, 마태오 복음서의 기도문은 깁니다. 실제로 루카 복음에는 5가지 청원이 나오지만, 마태오 복음에는 7가지 청원이 나옵니다. 교회 전통에서는 마태오 복음서에 나오는 기도문을 채택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테르툴리아누스(155?~220 이후) 교부는 주님의 기도에 대해 ‘복음 전체의 요약’이라고 말했습니다. 누구나 각자 자기 사정에 따라 서로 다른 청을 주님께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르툴리아누스는 모든 청원의 기본이 되는 주님의 기도로 늘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성경의 핵심(2762~2764항)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성경에 실려 있는 모든 청원을 살펴보십시오. 나는 여러분이 그 안에서 주님의 기도에 포함되어 있지 않거나 연유하지 않은 어떤 것을 발견하리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주님의 기도에는 성경에 있는 모든 청원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구약성경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됩니다. 복음은 이를 알리는 기쁜 소식입니다. 이 기쁜 소식의 첫 선포를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산상설교에서 요약하고 있는데, 산상설교의 중심에 바로 주님의 기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세기의 위대한 신학자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주님의 기도는 가장 완전한 기도”라면서 “주님의 기도는 청해야 할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줄 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정서까지 형성시켜 준다”고 말합니다.
주님의 기도(2765~2766항)
주님의 기도란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고 전해 주신, 우리 아버지께 드리는 기도”라는 뜻입니다. 한편으로, 외아들 예수님께서는 이 기도의 말씀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성부)께서 당신에게 주신 말씀을 몸소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기도의 스승이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예수님께서는 또한 사람이 되신 말씀이시기에, 사람의 마음으로 형제 자매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시고 그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또한 기도의 모범이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기계적으로 되풀이되는 기도문을 우리에게 남겨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자녀다운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말씀’만이 아니라 동시에 ‘성령’도 함께 주십니다. 성령을 통해 이 말씀들은 우리 안에서 ‘영과 생명’(요한 6,63)이 됩니다.
교회의 기도(2767~2772항, 2776항)
교회는 그 시초부터 주님의 기도를 교회 자신의 기도로 받아들이고 생활화했습니다. 그래서 초기 교회 공동체들은 유다인들이 바치던 찬미 대신에 주님의 기도를 하루에 세 번씩 바쳤습니다.
이 주님의 기도는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전승에 따라 교회의 전례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교회의 가장 뛰어난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성무일도(시간 전례)의 주요 시간경(아침기도, 저녁기도 등)들과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인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그리고 성체성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별히 성찬례, 곧 성체성사에서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나면, 사제는 두 팔을 벌리고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하고 기도합니다.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바라는 종말론적 희망을 잘 드러낼 뿐 아니라 주님의 기도에 담긴 청원들이 지닌 종말론적 특성을 보여줍니다.
다음 호부터는 주님의 기도에 담긴 뜻과 일곱 가지 청원에 대해 하나씩 살펴봅니다.
[평화신문, 2014년 8월 3일, 정리=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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