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교리] (5) 천국, 지옥 그리고 연옥
장소보다 ‘상태’ 개념으로 이해
세라 : 신부님, 얼마 전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궁금한 점이 있어서 여쭤볼까 합니다. 천국에서는 밥을 서로 먹여주고, 지옥에서는 혼자 먹어야 한다더군요. 정말 그런가요?
주땡 : 하하, 어떤 내용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요? 아무튼 천국과 지옥에 대해 어떤 ‘장소’로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먼저 장소보다는 ‘상태’의 개념을 가져야 할 것이에요.
세라 : ‘상태’라고요? 보통 천국은 영원한 복을 누리는 장소, 지옥은 불가마에 던져져 고통당하는 장소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요?
주땡 : 천국은 하느님과 만나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상태, 지옥은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어둠에 빠진 상태로 생각하면 되지요.
세라 : 사람들은 보통 정말 행복한 상태를 가리켜 ‘천국 같다’고, 반대로 괴로운 상태를 ‘지옥 같다’고 표현하는데,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민이 : 신부님, 천국과 지옥 이야기가 나오니, ‘연옥’도 궁금해지네요. 연옥은 어떤 상태로 이해하면 될까요?
주땡 : 연옥은 세상에 ‘죄’를 다 풀지 못하고, 받아야 할 벌이 남은 상태로 죽은 사람이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죄를 정화하고 남은 벌을 받는,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는 상태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만약 민이 형제님이 한 시간 뒤에 여자친구와 정말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다고 가정해보죠. 그동안 보고 싶었던 마음을 담아 꽉 안아주고 싶은데, 만약 지금 온몸이 땀 범벅, 먼지 범벅인 상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은 시간 동안 깨끗이 씻어야 하지 않을까요?
세라 : 민이 형제님! 정말 그런 일이 있다면 ‘여자친구가 이해해 줄 것’이라는 핑계로 씻지도 않은 채 나가시면 안~돼요~!
주땡 : 하하, 설마 민이 형제님이 그러시겠어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연옥영혼은 이런 정화과정이 필요하답니다. 사랑하는 하느님을 뵙기 전, 땀과 먼지처럼 내게 남아 있는 죄를 씻고 ‘벌’을 보속하는 것이 바로 ‘연옥’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연옥영혼들은 남은 벌을 기워갚고 모두 천국으로 가게 되겠지요. 보속해야 할 벌이 많은 사람은 씻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겠네요.
민이 : 하느님을 빨리 만나 뵙기 위해서라도 살면서 죄를 덜 짓고 살아야겠습니다! [가톨릭신문, 2015년 1월 25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 정리 우세민 · 김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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