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 (3) Q. 예수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A. 와서 보아라
약 2,000년 전의 나자렛 사람 예수는 어떤 분이셨을까? 어느 한 인물의 됨됨이와 성품을 알기 위해서는 그를 직접 보고, 더 나아가 함께 살아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일 것이다. 실제로 요한 복음서를 보면 우리와 비슷한 의문과 궁금함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요한 복음서, 1장 35절 이하).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 본 후, 자기 제자들에게 말한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이 말을 들은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가며 묻는다.
“라삐(스승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이러한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짧고 간결하게,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말씀으로 응답하신다.
“와서 보아라.”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분과 함께 묵었던 안드레아는 다음날, 형 베드로에게 말한다, 아니 고백한다.
“우리는 메시아(그리스도)를 만났소.”
2,000년이 지난 오늘, 안타깝게도 우리들은 예수님을 직접 뵐 수 없다. 그분의 모습과 행동을 우리 두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실망은 금물! 우리에게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기록한 책이 있기 때문이다. 그 책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찾아갈 수 있고, 2,000년 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행적들을 되짚어 갈 수 있다. 그 책은 바로 ‘복음서’이다. 마태오 복음, 마르코 복음, 루카 복음, 요한 복음, 이 네 개의 복음서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께서 왜 그리스도이신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할지라도, 또 아무리 예수님에 관한 초기교회 공동체의 증언이 풍부히 담겨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그 책을 성실히 읽지 않고, 차분히 묵상하지 않는다면 예수님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2,000년이 지난 오늘, 우리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묻는다. “예수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 2,000년 전 요한의 제자들에게 대답하신 바로 그 음성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와서 보아라.” 예수님의 이러한 초대에 우리는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 이제 복음서를 펴자! 복음이 전해주는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 행적을 따라가며,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느껴 보자. 예수님과 함께 동행하는 마음으로 복음서를 읽으면서 예수님께서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계시는지, 나아가 예수님께서 고통받는 이들, 아픈 이들,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대하시는지 살펴보자. 복음서를 읽어가는 여정에서 우리 역시 안드레아처럼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바로 복음서를 통해 메시아(그리스도)를 만났습니다.”
[2015년 3월 8일 사순 제3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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