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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학 산책11: 교회(그리스도인) - 구원의 보편 성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5 조회수2,427 추천수0

신학 산책 (11) 교회(그리스도인) - 구원의 보편 성사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렸던 1962년, 세계의 주교들(교부들)은 교회에 관한 교의를 재정립하기 위하여 로마에 모였다. 이 때, 교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성찰하였던 주교들은 교회헌장 첫 항에서 교회의 사명과 교회의 본성에 대한 분명하고 확실한 설명을 하고자 했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다.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이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헌장 1항).

교회는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향해 내어주시는 사랑과 은총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교회는 세상 안에서 구원의 도구(표징, 표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부분의 주교들이 동의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교회의 특성은 다른 아닌 ‘성사’(聖事, 세상 구원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세상 안에서 드러나고 실현되는 것)의 본래적 의미라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 하였다. 그러나 교회를 두고 바로 성사라고 정의하기에는 큰 걸림돌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성사는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은총의 표징들이라는 전통적인 이해 때문이었다. 일부 주교들은 성사는 일반적으로 7성사로 이해되므로, 교회를 성사라고 말한다면 교회가 8번째 성사로 오해될 소지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열띤 토론과 논쟁, 신학적, 교회론적 분석이 이어졌다. 결국, 공의회에 모인 주교들은 교회를 ‘성사와 같다(veluti sacramentum)’라고 표현하는 것에 전체적인 동의를 하게 되었다(찬성 2180, 반대 10). 그러나 공의회 교부들은 회의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그리고 교회의 본성을 성찰하면 성찰할수록 교회는 성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느끼고 있었다. 교부들은 결국 교회헌장 48항에서 교회는 구원의 보편 성사라고 단언하게 된다. 해결의 핵심에는 두 개의 단어가 있었다. ‘구원’과 ‘보편’. 즉, 교회 안의 7성사와 구별되는 것으로 교회는 그 자체로 보편 성사이며, 7성사가 주로 하느님의 은총과 관련한 것이라면, 교회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따른 도구라는 측면에서 구원의 성사라고 가르치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인 교회가 구원의 보편 성사라면, 우리 각자는 세상 안에서 구원의 성사 역할을 해야 한다. 즉, 구원의 확신을 갖고 자기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성사적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성사적 삶을 산다는 것은 바로 내 삶이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표지가 되어,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삶, 내어줌의 삶, 겸손의 삶을 통해 내가 받은 사랑과 은총을 선포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당부하고 있다.

“말에서나 행실에서나 사랑에서나 믿음에서나 순결에서나, 믿는 이들의 본보기가 되십시오. … 성경 봉독과 권고와 가르침에 열중하십시오. … 이렇게 하면, 그대는 그대뿐만 아니라 그대의 말을 듣는 이들도 구원할 것입니다”(1티모 4,12-13.16).

[2015년 5월 10일 부활 제6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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