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교리] (24) 성사
하느님 사랑 드러내고 전해주는 ‘은총의 수도관’
세라 : 신부님, 우리는 어떻게 하면 주님께 은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주땡 : 혹시 수돗물이 필요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라 : 글쎄요,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겠지요?
주땡 : 그래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저수지에 보관돼 있던 물이 수도관을 통해 흘러온 것이지요. 이처럼 저수지 물이 가정으로 전해질 때 수도관이 필요하듯이, 각 영혼에게 은총이 전해질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는 ‘성사’(聖事)를 세워주셨어요.
민이 : 성사요? 우리에게 은총이 전해진다면 ‘은총의 수도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주땡 : 그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네요. 성사는 우리들과 대화하시기 위한 하느님의 배려라고 할 수 있어요. 눈으로 보고 싶어 하고, 만지고 싶어 하는 나약한 인간을 위해 우리가 원하고 또 우리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당신 사랑을 드러내 보이는 상징이지요.
세라 : 그럼 성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주땡 : 세례, 견진, 고해, 성체, 혼인, 성품, 병자 등 일곱 가지 성사가 있어요.
민이 : 세례성사라면 우리가 신자 될 때 거치는 과정이죠. 저는 견진성사도 받았어요. 일 년에 최소 두 번은 고해성사를 하며 죄를 고백하는데…, 이 모든 것이 은총을 받는 성사였군요.
주땡 : 미사 때마다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을 우리 안에 모시게 되죠.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이 부부가 되려면 혼인성사를 하지요. 또 저처럼 사제가 되기 위해 성품성사를 받아야 합니다. 아픈 이는 병자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위로와 은총을 얻게 되죠.
세라 : 신부님, 우리가 십자고상을 새로 샀을 때 신부님께 기도를 청하잖아요. 성당을 새로 지었을 때는 주교님이 기도하고 성수를 뿌리더라고요. 이런 것도 성사에 해당되나요?
주땡 : 그건 ‘준성사’(準星事)라고 해요.
민이 : 준성사요? 성사와 어떻게 다른가요?
주땡 : 준성사는 교회가 신자들의 영적 이익과 은총생활을 위해 설정한 상징 혹은 예절을 말하는 것입니다. 오랜 관습과 거룩한 전통에 근거해 교회가 예수님께서 세우신 성사를 어느 정도 모방한 것이죠. 준성사도 종류가 있는데요. 가령 성당이나 제대, 혹은 수도자들이 서원할 때 하느님만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따로 거룩하게 성별하는 것을 ‘축성’이라 하고요. 사람이나 물건에 주님의 특별한 은총을 비는 것을 ‘축복’이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준성사’입니다.
세라 : 은총을 받기 위한 성사들이 참 많네요.
주땡 : 성사 그 자체로도 은총을 받겠지만, 내가 얼마나 준비를 해서 성사를 보느냐에 따라 은총이 달라질 수 있겠죠. 일곱 가지 성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해요.
[가톨릭신문, 2015년 6월 14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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