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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학 산책19: 참된 신앙의 동의 - 그리스도인의 신앙 감각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7-05 조회수2,388 추천수0

신학 산책 (19) 참된 신앙의 동의 : 그리스도인의 신앙 감각

 

 

지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황과 일치를 이루는 주교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교도권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인도한다. 특히, 이 교도권을 통한 가르침은 “하느님의 백성이 빗나가거나 쇠약해 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며, 올바른 신앙을 오류 없이 고백할 수 있는 객관적 가능성을 보장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가톨릭교회교리서, 890항) 무류성(無謬性: 오류가 없음)을 갖는다. 그렇다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교도권의 가르침에 맹목적으로 순종하고, 아무런 성찰이나 생각 없이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놀랍게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무류성’을 단지 교도권에 한정하지 않는다. 교부들은 무류성이 교도권뿐만 아니라 하느님 백성 전체에게 있다고 가르친다. “성령께 도유를 받은 신자 전체는 믿음에서 오류를 범할 수 없다”(교회 헌장, 12항). 신자 전체가 믿음에 있어 무류성을 갖는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 그리고 이것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

신자 전체가 갖는 무류성은 성령의 이끄심에서 나온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고 가르쳐 주시는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았고”(가톨릭교회교리서, 91항), 성령께서는 이 기름부음을 통해 신자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1요한 2,27 참조). 즉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통해 성령으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았기에,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그리스도 안에 머무른다면 그리스도의 무류성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류성은 각각의 개별 그리스도인이 갖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신자) 전체가 갖는다는 사실이다. 하느님 백성 전체 즉, “주교부터 마지막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신앙과 도덕 문제에 관하여 보편적인 동의를 보일 때에, 온 백성의 초자연적 신앙 감각(supernaturali sensu fidei)의 중개로”(교회 헌장, 12항) 하느님의 백성은 무류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해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음으로써, 초자연적 신앙 감각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러한 감각을 통해 “믿음을 온전히 지키며, 올바른 판단으로 그 믿음을 더욱 깊이 깨닫고, 그 믿음을 실생활에 더욱 충만히 적용하게”(교회 헌장, 12항)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교도권의 가르침에 단순히 순종하는 것을 넘어, 자신과 교회 공동체가 갖고 있는 초자연적 신앙 감각으로 보편적인 동의를 보여주어야 한다.

실제로, 2,000년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① 참된 신앙으로 이끄는 교도권의 인도를 받아, ② 진리의 성령께서 일깨워 주시고 지탱하여 주시는 초자연적 신앙 감각을 통해, 계시된 진리의 이해와 전달에 참여해 왔고, 현재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참여할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91항 참조).

[2015년 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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