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교리] (31) 성품성사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백성 돌보는 ‘목자’로 축성
민이 : 신부님, 그런데 신부님은 어떻게 신부님이 되셨어요?
세라 : 형제님, 전에 교계제도 이야기할 때 신부님께서 말씀하셨잖아요. 7년 동안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사제품을 받았다고요.
주땡 : 하하, 세라 자매님 기억력 좋으시네요. 맞아요. 신학교 과정 등을 거쳐 ‘성품성사’를 받고 하느님 백성에 봉사하는 고유한 사명을 받게 됐죠.
민이, 세라 : 성품성사요?
주땡 : ‘성품’(聖品)은 성사를 집행할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 주신 권한을 말하는데요.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파견하시며 신자들에게 봉사할 권한을 주신 것에서 비롯됩니다. 교회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은총이 전해지도록 예수님께서 사제직을 세우셨어요. 마치 하느님 사랑이 흘러들게 하는 수로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요? 성품성사를 받은 사제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백성의 목자로 축성되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봉사를 수행하게 되는 거죠.
민이 : 그럼 신부님들은 은총을 전해주는 사람이군요.
주땡 : 형제님과 자매님은 세례성사 때 ‘보편 사제직’ 받은 것을 기억하나요? 모든 신자들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세상에서 활동하고 축복과 은총을 전하도록 세례성사 때 부르심을 받습니다. 사제들은 이와 더불어 하느님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더 특별한 ‘직무 사제직’을 받았어요.
민이 : 신부님들의 그 특별한 직무란 어떤 거죠?
주땡 : 우선 사람들을 신앙으로 부르고 회개시켜서 구원으로 이끌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일(예언직)이에요. 또, 성사를 집전하며 하느님 백성을 성화(聖化) 시키는 일(사제직)을 맡게 돼요. 즉 세례성사로 사람들을 하느님 백성으로 이끌어 들이고, 고해성사로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와의 단절됐던 관계를 회복시켜줍니다. 미사 때에는 성체축성으로 신자들에게 영적 양식을 분배해 주님과 신자들이 성체를 통해 완전히 결합되도록 하죠. 마지막으로, 하느님 백성의 목자이며 지도자로서 그들에게 봉사하는 일(왕직)이 주어지죠.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기 위해 가르치고, 성사를 집행하며, 참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신자들을 조직하고 이끌어요.
세라 : 신부님들은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 게다가 결혼도 못하시니….
민이 : 자매님, 신부님 속상하시게 왜 그런 말씀을….
주땡 : 잠깐 눈물 좀 닦고 얘기할게요(웃음). 사제 독신제는 예수님과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근거한 거룩한 전통이에요. 가정의 포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더 잘 따르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죠. 자유롭게 목자적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촉진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가톨릭신문, 2015년 8월 2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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