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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학 산책34: 그리스도인의 세례 - 죽음에서 삶으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1-08 조회수2,341 추천수0

신학 산책 (34) 그리스도인의 세례 : 죽음에서 삶으로

 

 

세례(洗禮: 씻을 세, 예도 례)는 말 그대로 보면 ‘씻는 예식’을 뜻한다. 이는 그리스어 βαπτ?ζω(밥티조)를 번역한 것으로 ‘물에 넣다’ 또는 ‘물에 담그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물에 넣거나 물에 담근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


예수님 시대에 세례자 요한은 회개를 선포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세례를 주었고, 예수님께서도 요르단 강으로 가시어 세례를 받으셨다.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 세례 장면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그리고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6-17).

① 예수님(성자)께서 요르단 강물에 몸을 온전히 잠기고 올라오심으로써 세례를 받으실 때, ② 성령께서는 비둘기처럼 예수님 위로 내려오셨고, ③ 성부께서는 소리를 통해 예수님께서 사랑받는 아들이며 마음에 드는 아들임을 알려주셨다. 즉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실 때,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의 메시아요 하느님의 아들”(가톨릭교회교리서, 535항)이심을 모든 이에게 선포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비 신자가 그리스도교에서 세례를 받을 때, 이 세례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세례에 참여하는 것이며, 동시에 삼위일체이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세례를 받는 이는 “예수님과 함께 물에 잠겼다가 그분과 함께 다시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 성자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하는 자녀가 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가톨릭교회교리서, 537항). 물에 ‘잠김’은 그리스도의 죽음 속에 ‘묻힘’을 상징하며, 물에서 ‘올라오는 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여 “새사람”(2코린 5,17; 갈라 6,15)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간략히 말해 세례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넘어가는 사건인 것이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우리는 그분[예수님]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로마 6,4).

이렇듯 물에 잠기는 예식은 세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 왜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물에 잠기는 예식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왜 이 ‘잠기는 예식’을 ‘세례(씻는 예식)’로 번역한 것일까?

[2015년 11월 8일 연중 제32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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