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 (47) 부활 : 새 생명의 길을 열며 “여기가 어디지?”,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우리는 가끔 잘 알지 못하는 곳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거나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서성일 때가 있다. 그 때 우리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묻기도 하고, 그 길을 물어보기도 한다. 그러다 마침 그곳을 잘 알고 있는 친절한 사람을 만나거나, 혹 목적지까지 안내해 주는 고마운 이를 만나게 되 면, 걱정과 불안에 떨던 마음은 사라지고 안도감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죄와 어두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의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문득 길을 잃은 것 같은 심정으로 자 신에게 묻게 된다. 특히 다른 사람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며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죄와 잘못으로 인해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현재의 삶 이후 나는 어디로 가는 가?” 어느 누구도 죄와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이러한 질문은 자신의 전 생애와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질문인 것이다. 교회는 이 질문에 대해 분명하게 대답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를 죄에서 구해 주시고, 당신의 부활을 통해서 우리에게 새 생명의 길을 열어 주신다”(가톨릭교회교리서, 654항).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앞장서시어 새 생명의 길, 영원한 생명의 길로 걸어가셨고, 우리를 당신이 걸어가시는 바로 그 길로 부르신다. 그러므로 주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은 길을 잃고 방황하거나 길 위에서 서성이는 일 없이 예수님의 뒤를 따라 생명의 길을 걸어가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로마 6,4). 영원한 생명으로의 초대보다 더 큰 기쁜 소식이 어디에 있는가!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 신앙 진리의 정수”이며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중심 진리로 믿고 실천”했던 예수님의 부활이 기쁜 소식이 되는 이유는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① ‘죄에서 해방’ 되어 ②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638항, 654항 참조). 세례를 받고 새롭게 다시 태어난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미 앞장서 가신 새 생명의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비록 삶을 살아가며 힘들어 지치고 어려운 순간, 잠시 숨을 고르며 멈칫할 수는 있어도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계속 그 길을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오늘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삶에 지친 우리를 부르신다. 다시 일어나 함께 가자고... [2016년 3월 20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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