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 (53) 교회 ① : 하느님이 불러 모은 백성 금강산! 산세가 수려하고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금강산은 그 모습처럼 이름 또한 다양하다. 봄에는 태양이 떠오를 때 빛나는 아침이슬이 마치 금강석처럼 보인다고 하여 금강산(金剛山), 여름에는 계곡과 봉우리들이 모두 녹음으로 뒤덮이기에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단풍 든 산의 모습이 불타는 듯 보여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산의 바위들을 다 보여 준다고 하여 개골산(皆骨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처럼 금강산이 계절의 변화와 그 모습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듯, 교회 역시 다양한 특성과 의미를 나타내는 몇 개의 개념(이름)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헌장』을 통하여 교회의 본질과 보편 사명을 명백하게 선언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회’를 인간적 이성의 측면에서 설명하기보다는 신앙의 측면에서 ‘교회의 신비’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있는데, 그래서 『교회 헌장』 1장의 주제는 ‘교회에 대하여’가 아니라 ‘교회의 신비에 대하여: De Ecclesiae Mysterio) ’인 것이다. 이러한 교회의 신비는 “먼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의 계획 안에서 그 기원을 묵상하고, 역사 안에서 그 점진적인 실현을 묵상”(가톨릭교회교리서, 758항)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특히 『교회헌장』에서 교회의 신비는 성부, 성자, 성령과의 관계 안에서 고백되는데, ‘성부의 보편적인 구원 계획’(2항), ‘성자의 파견과 활동’(3항),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4항)이 그것이다. 이러한 세 측면(성부, 성자, 성령과의 관계)에서 이해되는 교회는 앞으로 살펴보게 될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신비체’, ‘성령의 성전’이라는 말에 그 특성과 의미가 뚜렷이 드러난다. 먼저,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다. 교회는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1베드 2,9)이며, “하느님께서 온 세상에서 모으시는 백성”(가톨릭교회교리서, 752항)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으로 이해하는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하느님의 소유가 된 사람들의 모임(백성)’이 교회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세상을 창조하셨으며, 이 참여는 그리스도 안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음’으로써 실현되는데, 이 ‘불러 모음’이 바로 교회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760항). 하느님의 백성은 역사를 통해 나타난 종교적, 민족적, 정치적, 문화적 여러 집단들과 분명히 구별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뚜렷한 특징은 혈통을 통해 그 백성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세례로써 그 일원”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한 국가의 일원이 되면 그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갖는 것처럼, 하느님의 백성은 “하느님 자녀의 품위와 자유”라는 권리를 가지게 되며, “온 인류를 위하여 일치와 희망과 구원의 가장 튼튼한 싹”으로서 “세상의 빛과 땅의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게 된다(교회헌장, 9항 참조). 아울러 각 나라의 국민들이 법을 가지고 있듯이, 하느님의 백성 역시 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여야 한다는 사랑의 새 계명”(교회헌장, 9항)이다. [2016년 5월 15일 성령 강림 대축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