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 (58) 교회: 보편된(가톨릭: Catholic) 교회 한 부부가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궁금한 것이 있다며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신부님, 저희들이 이번에 해외여행을 가는데요, 일정을 보니 주일에 체코 프라하에 가더라구요. 그날 그곳 성당에서 미사 드리고 영성체해도 되는 거죠?” 여행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텐데 주일미사를 궐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좋게 느껴져,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죠. 물론 말은 하나도 못 알아듣겠지만, 당연히 미사 참례하실 수 있구요. 영성체 하시면 됩니다.” 한국에서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되었는데, 체코뿐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성당(가톨릭 교회)에 가서 미사에 참례 하고 영성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세상에 흩어진 각각의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하나의 교회를 이루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그리스도의 이 교회는 신자들의 모든 합법적 지역 집회에 존재하며, …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로 신자들이 모이고 … 주님 만찬의 신비가 거행된다. … 이 공동체들이 가끔 작고 가난하거나 흩어져 살더라도 그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며, 그분의 힘으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가 이루어진다”(교회헌장, 26항). 비록 교회(개별 교회)*가 세상 곳곳에 퍼져 있고 나라(지역)마다 흩어져 있어서 자칫 수많은 교회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교회는 보편된 하나의 교회(보편 교회)를 이룬다(교회헌장, 23항 참조). 즉 각 개별 교회는 따로 분리된 각각의 믿음의 공동체로서 독자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며 ‘전 인류에게 파견하신 그리스도의 소명과 사명’을 수행하고 있기에 그 본성상 보편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보편되다’라는 이 가르침은 단순히 교회의 특성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지니고 있는 보편적 선교 사명에 대한 가르침이다. 즉 교회는 ‘구원의 보편 성사’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마태오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이 무엇인지 뚜렷이 알려 준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 “개별 교회는 주로 교구(또는 동방 교회의 주교구)이며, 사도적 계승으로 서품된 그의 주교들과, 믿음과 성사 안에서 친교를 이루는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를 가리킨다”(가톨릭교회교리서, 833항). [2016년 6월 19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남북통일 기원 미사)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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