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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아카데미: 들불처럼 번진 촛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7 조회수4,366 추천수1

[사회교리 아카데미] 들불처럼 번진 촛불


인간다운 사회 만드는 것이 교회의 임무

 

 

헌정파괴와 국정농단의 핵심인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각 교구와 남녀 수도회가 주관하는 시국미사와 기도회가 봉헌되고, 그리스도인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품는 교회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습니다”(묵시 21,3). 하느님은 인간 역사 안에서 당신을 계시하시고, 마침내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해 몸소 사람이 되셨습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 예수님의 구원은 인간의 영적인 구원을 넘어, 영혼과 육신의 갈림 없는 단일체인 인간 전체(全人)와 모든 인류(萬人)의 완전한 구원입니다(교회의 선교 사명, 11항 참조). 따라서 예수님의 구원은 “의인들이 죽은 다음 얻는 새 생명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경제와 노동,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사회와 정치, 국제공동체, 문화와 민족 간의 관계와 같은 실재들을 통하여 이 세상에도 현존합니다.”(간추린 사회 교리, 1항)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세우시고 구원사업을 이어가게 하셨습니다. 따라서 “인류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나누는 교회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과 함께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게 되었고 계속해서 모든 사람 가운데서 현존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그들에게 선포합니다… 구원의 봉사자인 교회는 추상적 차원이나 단지 영적 차원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과 역사의 구체적인 상황 안에 있습니다.”(〃 60항) 그러므로 “교회는 스스로를 가두거나 자기 안으로 움츠러들지 않고 인간에게 열려 있고, 인간에게 다가가며 인간을 지향해야 합니다.”(〃 86항). 그러므로 “그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종교가 사적인 영역에 국한되어야 하고 오로지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만 종교가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복음의 기쁨, 182항)

 

 

교회와 정치 공동체의 관계

 

“정치 공동체와 교회는 그 고유 영역에서 서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입니다. 그러나 양자는 자격은 다르지만, 동일한 인간들의 개인적 사회적 소명에 봉사합니다.”(간추린 사회 교리, 81항) 교회는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인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수호하고 인간다운 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교회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록 교회는 직접적으로 정치활동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사회 전역에 갖가지 방식으로 난무하고 사회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불의와 폭력을 고발할 의무와 인정받지 못하고 침해받는 권리들, 특히 가난하고 보잘 것 없고 약한 이들의 권리를 판별하고 수호하여 사회 정의를 세울 사명이 있습니다.(〃 81항 참조)

 

교회가 선포하는 하느님나라의 복음은 내세적 희망의 근거일 뿐 아니라 현실에서 성취해야 할 지상 과제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정치권력 획득을 위한 직접적인 정치 투쟁과 정의로운 평화를 위한 투쟁을 구분해야 합니다. 교회는 전자를 정치 공동체의 몫, 후자를 교회의 몫으로 봅니다. “교회는 가장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고자 정치 투쟁을 할 수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교회는 국가를 대신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28항)

 

교회는 자신의 안위와 보전을 위해 국가 권력의 맹목적인 추종자가 되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예언자적 입장에서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 1999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의정부교구 파주 교하본당 주임 및 8지구장으로 사목하고 있다. 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6년 11월 27일,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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