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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펀펀 사회교리: 새해 첫날은 세계 평화의 날, 평화의 참뜻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1 조회수3,308 추천수0

[펀펀(FunFun) 사회교리] (1) 새해 첫날은 ‘세계 평화의 날’… 평화의 참뜻은?


‘전쟁 없는 상태’보다 ‘정의 실현’을 의미

 

 

- 성 베드로광장에서의 일반알현 도중 신자가 건네준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CNS 자료사진.

 

 

2017년 새해부터 새 기획 ‘펀펀 사회교리’를 선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하듯 사회교리는 신앙생활의 핵심임에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이 기획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맞갖은 자세를 갖춰 나간다면 하느님 나라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교리 지도는 ‘띠노 신부님’ 역할을 맡은 민경일 신부(서울대교구)님이 수고해주시겠습니다.

 

 

덕이: 신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첫날이 ‘세계 평화의 날’이라고요? 

 

띠노: 맞아요.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은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특히 오늘은 제50차를 맞는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시몬: 벌써 반세기나 됐는데…, 잘 모르고 있었네요.

 

띠노: 1968년 바오로 6세 교황께서 최초로 ‘세계 평화의 날’을 제정하셨어요. 제1차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평화를 ‘발전(Development)’의 맥락에서 이해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올바른 발전을 이루기 위한 주요한 개념으로 나타나는 것이 ‘정의’와 ‘공평’(한 분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권에 대한 인식과 존중이 필수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덕이: 교회에서 말하는 평화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평화와 다른가요?

 

띠노: 세상에서 말하는 평화는 안보(Security) 차원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면 평화는 전쟁이 없음, 혹은 전쟁의 반대말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고 하신 말씀은 알고 계시겠죠.

 

시몬: 교회가 가르치는 평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띠노: 성 요한 23세 교황은 “평화가… 질서 위에 그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곧 자유를 갈망하지 않으며 사랑으로 활성화되거나 완성되지 않으며 정의와 반대의 길을 가면서 진리 위에 기초하지 않는다면, 그런 평화는 다만 공허한 언어에 불과할 것”(「지상의 평화」 167)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회 가르침을 잘 정리한 문헌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입니다. 교회는 평화의 본질에 대해 “평화는 전쟁 없는 상태만도 아니요, 적대 세력 간의 균형 유지만도 아니다. 평화는 정의의 실현인 것”(사목헌장 78)이라고 말합니다. 회칙 「민족들의 발전」에서는 “발전은 평화의 새로운 이름”임을 밝힙니다.(「민족들의 발전」 76 참조) 

 

덕이: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뭔가 행동이 따라야 할 것 같은데요.

 

띠노: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잠자코 있을 수만 없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올해 평화의 날 메시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를 위한 비폭력’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연대’를 향한 초대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것은 오히려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말이라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어야겠죠.

 

* 민경일 신부는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2002년 사제품을 받았다. 경희대학교 NGO대학원에서 시민사회학을 전공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보건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7년 1월 1일, 지도 민경일 신부(가톨릭대 교수), 정리 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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